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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만화/ㄱ,ㄴ,ㄷ 16

도가니 - 진실을 결코 개들에게 던져줄 수는 없다

도가니 - 공지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그것은 마지막 선고공판이 있던 날의 법정 풍경을 그린 젊은 인턴기자의 스케치기사였다. 그 마지막 구절은 아마도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였던 것 같다. 그 순간 나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들의 비명소리를 들은 듯했고 가시에 찔린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동안 준비해오던 다른 소설을 더 써나갈 수가 없었다. 그 한 줄의 글이 내 생의 1년, 혹은 그 이상을 그때 이미 점령했던 것이다. - [도가니] 작가의 말 중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 중에서는 성범죄에 유독 관용적인 한국의 모습을 대변하는 기가막힌 명대사가 송강호의 입을 통해 나온다. '..

눈의 여왕 - 동심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할 지침서

눈의 여왕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양미 옮김, 규하 그림/인디고 자신이 마지막으로 동화(童話)를 읽어본게 언제인지 기억나는가. '옛날 옛날 먼옛날~' 로 시작되는 꿈과 낭만의 이야기들은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에게 아스라한 추억을 남긴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러던 어느새인가 동화외에도 세상에는 다양한 책들이 존재함을 자각하고 취향과 환경에 따라 어느덧 동화속 이야기들은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영화와 게임, 그 밖의 최첨단 영상매체들의 범람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책읽는 시간을 빼앗겨 버렸다. 얼마전 출간된 안데르센 동화집 '눈의 여왕'은 동화를 잊고 살아가는 요즘 세상에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할 지침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일러스트레이터 규하..

도로시 밴드 -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오즈의 마법사

누구나 한번쯤 특별한 일을 경험해. 때론 너무나 꿈같아서 꿈이라고 믿어버리지. 잊지마. 아주 특별한 경험은 일상 어딘가에 떨어져서 발견되길 기다리는 동전같은 거야. 눈을 부릅떠야 횡재할 수 있는 거라고. - 도로시 밴드 중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아는가? L. 프랭크 봄이 발표한 이 소설은 이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매체로도 소개되어 국내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도로시라는 한 소녀가 수수께끼의 회오리 바람에 휘말려 오즈의 나라로 가게 된 후 강아지 토토, 겁쟁이 사자,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심장을 얻고 싶은 양철나무꾼과 함께 신비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의 이 동화적 판타지는 수많은 세월동안 무수한 작품들에게 직,간접적인 모티브를 제공해 주었다. 주제가..

공포의 외인구단 - 1980년대의 정서를 대변한 걸작 만화

- 혜성아.. 넌 내가 원하는 일이면 뭐든한다고 그랬지.. 꼭 한번만 져주길 바래 - 군사정권의 압제가 온 나라를 무겁게 짓눌러 소리없는 규제와 탄압속에서 신음하고 있던 시절, 만화라는 미디어는 아이들의 전유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이들을 타겟으로한 만화마저도 반공의식 고취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 했으니 당시의 만화가들이 겪었을 고충은 당사자가 아닌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아동만화의 언저리에서 머물던 만화계에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란 만화였다. 신군부의 우민화정책인 3S의 일환으로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한지 1년 후부터 연재된 이 만화는 그간의 만화적 규범에 반기를 던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주정꾼 아버지를 둔 오혜성이..

검은사기 - 눈에는 눈, 사기꾼에게는 사기!

인터넷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으신가? 그 금액이 얼마가 되었던 간에 잃어 버린 금액에 대한 아까움은 물론이거니와 상대방을 믿었던 신뢰를 배신당했을 때 느끼는 더러운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안타깝게도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발달로 인해 인터넷 사기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그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 사이트 더 치트 (http://www.thecheat.co.kr) 사기는 피해자의 금전뿐만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다는 측면에서 볼때 다른 범죄보다 월등히 악질 범죄다. 아마 사기를 당해본 사람이라면 사기꾼들에게 느끼는 분노게이지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사기는 나쁜 범죄지만 그 처벌은 너무나도 미미해서 소액사기의 경우 피해자가 겪은 정..

도박묵시록 카이지 - 인생 막장에 몰린 도박사의 처절한 심리극

영화로도 알려진 허영만의 만화 [타짜]는 화투판에서 벌어지는 사기꾼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해 화제를 모았다. 이제 소개할 [도박묵시록 카이지]도 같은 도박을 소재로 한 만화이지만 처절할 정도의 상황에 내몰리는 주인공의 진땀나는 승부를 소재로 한 수작 심리극이다. 화투판에서 벌어지는 사기 도박사들의 암투를 그린 허영만의 [타짜]. 하는 일없이 큰거 한방에 인생 역전할 허영심만 꿈꾸던 백수 카이지가 우연히 잘못 선 빚보증에 발목을 잡혀서 그로인해 짊어지게 되는 도박의 늪은 신체적 고통이나 유혈극 보다도 훨씬 더 무시무시한 심리적 압박으로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칠수록 더욱 더 깊이 빠져들어만 가는 도박의 유혹과 인간 양심의 근본을 뒤흔드는 신뢰의 문제 등 "돈" 앞에서 변해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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