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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3]는 어떻게 표류했나 -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과 진짜 에이리언 3 이야기 (4부)

팬들 사이에서는 어느 순간인가부터 원래 [에이리언 3]로 만들어질 뻔 한 ‘진짜’ [에이리언 3]의 각본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수년 동안 존재했지만 한 프레임도 영상화 되지 않았고 버려진 시나리오 초안으로만 존재하는 [에이리언 3]. 바로 사이버펑크 문학의 거장 윌리엄 깁슨이 1987년에 쓴 [에이리언 3]의 초기 각본이었지요. 일반적으로 프로덕션 과정에서 폐기된 각본들은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각본은 팬들 사이에서 유출본이 암암리에 돌아다니게 되었고 이내 컬트적 지지를 받게 됩니다. 그러다가 닐 브롬캄프의 [에이리언]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어정쩡한 반응을 얻은 이후 다크호스 코믹스는 윌리엄 깁슨의 제작되지 않은 각본을 원작으로 한 5부작 그..

2025.12.04 1

[에이리언 3]는 어떻게 표류했나 -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과 진짜 에이리언 3 이야기 (3부)

결국 남겨진 각본을 가다듬기 위해 월터 힐과 데이빗 길러가 직접 초안을 다시 작성했지만, 창의력 고갈로 인해 [하이랜더], [비벌리힐스 캅 2], [붉은 10월] 등의 굵직한 작품을 썼던 래리 퍼거슨을 새로운 각본가로 영입해야 했습니다. 베테랑 각본가의 투입으로 이번에야 말로 그럴듯한 각본이 완성될 기대감에 제작진은 한숨을 돌렸을 겁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퍼거슨의 각본에 시고니 위버가 거부감을 표시했다는게 문제였습니다. 위버는 퍼거슨이 리플리를 "짜증 난 체육 선생님"처럼 묘사했다고 느꼈고, 최종 각본을 월터 힐과 데이빗 길러가 직접 집필하지 않으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게 됩니다. 위버의 생각엔 제임스 카메론을 제외하고 리플리라는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작가는 힐과 길러뿐이라고..

2025.12.01 0

[에이리언 3]는 어떻게 표류했나 -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과 진짜 에이리언 3 이야기 (2부)

한편 깁슨의 각본이 진행될 당시 감독으로 섭외 중이던 리들리 스콧은 [블랙 레인], [델마와 루이스] 등으로 도저히 시간을 내지 못해 결국 합류하지 못하는데, 그를 대신할 사람으로서 [나이트 메어 4]로 헐리우드의 주목을 받고 있던 레니 할린 감독이 합류하게 됩니다. 그는 영화의 방향성을 크게 두 가지로 잡고 싶어했는데 하나는 에이리언의 모성으로 향하는 시나리오, 또 하나는 에이리언이 지구로 침공하는 시나리오를 원했지요. △ 레니 할린이 구상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는 에이리언이 살았던 행성이 어떤 곳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시 할린은 에이리언이 사악한 피조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외계 행성을 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 것이라는 판단 ..

2025.11.28 3

[에이리언 3]는 어떻게 표류했나 -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과 진짜 에이리언 3 이야기 (1부)

헐리우드에는 “외계생명체”를 소재로 한 상징적 장수 프렌차이즈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내놓은 [에이리언]으로 시작된 에이리언 시리즈와 1987년 존 맥티어넌 감독의 [프레데터]에서 이어지는 프레데터 시리즈입니다. 둘 다 인간의 능력을 한 없이 뛰어 넘은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공포와 이에 맞서는 인간의 사투를 담고 있죠. 비록 정규 넘버링을 부여받은 시리즈는 [에이리언]이 4편, [프레데터]가 2편으로 끝이 났지만 이후 [에이리언]은 다시 [프로메테우스]로 부활해 그 기원을 찾아가는 프리퀄 시리즈로 연결되는가 하더니, 1편과 2편 사이의 내용을 다룬 [에이리언: 로물로스]와 TV시리즈인 [에이리언: 어스]까지 이어지는 등 제노모프 만큼이나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해 왔습니다..

2025.11.25 0

영화 [블랙 레인]의 촬영지, 오사카를 가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내 평생 한 번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가 있다. 리들리 스콧의 1989년작 [블랙 레인]은 아마도 내가 '저 곳에 가고싶다'는 느낌을 준 최초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평범한 헐리우드 버디물 정도로 보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조금 남다른 영화다. 이 작품이 개봉된 1989년 당시의 한국은 이제 갓 88올림픽을 치룬, 후진국의 때를 간신히 벗어낸 느낌의 나라였다. 반면 버블 호황기의 정점을 찍으었던 일본의 경제력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수준이었는데, 그런 일본의 모습을 담은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접할 길이 없었다. 일본문화수입에 빗장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1990.04.06. 경향신문의 1면 기사. 고작 [블랙레인]과 홍콩·..

잡다한 리뷰 2025.08.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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