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겨울특집] 겨울을 배경을 한 5편의 영화산책

페니웨이™ 2008. 12. 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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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가 싶더니 어느덧 눈내리는 겨울이 왔다. 추운 날씨가 몸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가뜩이나 옆구리가 시린 솔로들의 가슴에 찬바람을 더하는 계절이지만 겨울은 겨울대로의 낭만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야식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 재미. 겨울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별미다. 이번 시간에는 겨울의 정취를 물씬 맛볼 수 있는 다섯편의 영화를 선정해 보았다.


러브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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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이와이 슌지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특히 극중의 유명한 대사 '오겡끼데스까?'는 영화를 본 팬들에 의해 한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동명이인으로 인해 잘못 전달된 한 장의 편지로 한 남자에 대한 추억 여행에 빠져들게 된다는 이 작품은 잔잔한 음악과 뛰어난 영상미가 결합해 겨울철 멜로물의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

물론 굴곡이 없고 평이하게 흐르는 영화의 분위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으나, 한국에 수입된 일본영화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작품인 만큼 아직도 그 여운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다.


심플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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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든 스릴러 [심플 플랜]은 왠지 모르게 코헨 형제의 [파고]와 자주 비교되긴 하지만 영화의 테마와 캐릭터의 구성, 타이트한 플롯에 있어서 오히려 한 수 위라고 생각되는 작품이다. 시골 마을에서 지극히 평범히 살아가던 세 사람이 추락한 비행기에서 440만 달러의 거금을 우연히 발견하면서부터 벌어지는 이 영화는 돈 때문에 파멸되기 시작하는 인간의 탐욕을 감독의 천재적인 솜씨로 그려냈다.

사건의 추악한 진실이 눈속에 파묻히듯, 영화는 내내 눈내리는 한겨울의 풍경을 조명하고 있어서 겨울에 보면 더욱 현장감이 살아나는 영화다. 황금만능주의에 찌든 현대인들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수작.


닥터 지바고


러시아의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작. 195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명감독 데이빗 린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아카데미 5개부문을 석권하는 쾌거를 거뒀다. 러시아 혁명과 내전을 전후로한 20여 년의 역사와 시대 상황을 다룬 대 서사극으로 명배우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 로드 스타이거 등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한다.

아카데미 작곡상을 수상한 모리스 자르의 '라라의 테마'가 흐르는 가운데, 캐나다 로키산맥의 '콜럼비아 아이스필드'에서 촬영한 설원의 장엄한 광경은 70mm로 제작된 이 영화의 백미다.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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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스터 스텔론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준 이 작품은 폭력물과 마초적 남성미로 대변되는 스텔론의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걸작이다. 필라델피아의 슬럼가에 사는 한 퇴물 복서가 헤비급 세계 챔피언의 이벤트 시합 도전자로 선발되면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추운 겨울을 보내는 가난한 서민들의 일상을 조명함과 동시에 그들이 가진 꿈과 희망에 대한 소박한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겨울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수많은 명장면이 등장하는데, 아무도 없는 스케이트장에서 데이트를 하는 록키와 애드리안의 모습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 봐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한겨울의 새벽녘에 일어나 트레이닝을 하는 장면이나 후반부 시합 장면의 현장감 역시 기존 영화속 복싱의 '흉내만 내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한 사실감을 주며, 시합이 끝난 후 애드리안과 포옹하며 정지화면으로 마무리되는 엔딩의 라스트씬은 가슴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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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시걸의 베스트셀러를 영상화한 1970년대 유행했던 최루성 멜로물의 대표작. 부모님 세대라면 이 영화를 안보신 분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다. 명문가의 부잣집 아들과 이민자 가정 출신의 가난한 여인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주위의 반대속에서도 결혼을 하지만 결국 여자가 불치병에 걸려 남자 홀로 남게 된다는 (지금 기준에서는 지극히 통속적인) 스토리를 담았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레이의 주제곡이 깔리면서 주인공인 두 남녀가 눈밭에 나란히 쓰러지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서 흰 눈으로 덮힌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 홀로 앉아 있는 라이언 오닐의 마지막 모습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많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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