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웨이™의 궁시렁

2008 청룡영화상 시상식 - 영화인이 아닌 스타를 위한 그들만의 잔치

페니웨이™ 2008. 11. 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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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바로 어제, 2008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어제 성대히 치뤄졌다. 국내에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로 알려진 축제이니만큼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행사임에도 매년 청룡영화제와 관련된 쓴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보기에도 눈쌀이 찌뿌려지는 여배우들의 노출의상으로 인터넷을 들끓에 했고, 필자도 그 점에 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해당 포스트 바로가기)

작년의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올해는 참석한 여배우들의 의상이 예년에 비해서는 비교적 얌전해졌음을 알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번 청룡영화상은 꽤나 원성이 자자할 듯 하다. 그 이유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있다. 영화제의 진행 자체가 아마추어리즘의 극치였다는 점이다.

이 정도 규모의 큰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매년 비슷한 규모의 행사에 참여하는 필자 자신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행사를 무사히 마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예행 연습과 사전조율이 필요한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알 만한 사람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제의 청룡영화제는 대형 영화제로서의 권위와 품격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어색한 행사였다. 첫 불안함은 사회를 맡은 정준호와 김혜수의 엇박자를 이루는 멘트에서 시작되었다. 정준호는 애드립이었는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오프닝 공연을 한 동방신기에게 '축하한다'는 생뚱맞은 인사를 건냈고, 그 직후 본인도 이상했는지 "뭘 축하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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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All rights reserved.


이후로도 진행자는 행사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기 멘트를 말한다던지, 자기가 말할 타이밍을 놓쳐 잠시 썰렁한 정적이 흐른다든지 하는 초보적인 실수의 연발이었다. 신인남우상이 소지섭, 강지환의 공동수상이었음에도 소지섭이 호명됨과 동시에 바로 축하멘트를 하는 바람에 나중에 호명된 강지환의 이름이 묻혀 버린 작태는 수상자 개인에게 모욕적인 일이 아닌가.
게다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시상을 위해 무대에 선 특정 여배우의 노출연기에 대한 낯뜨거운 암시로 화제를 돌리는 진행자의 매너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이게 다가 아니다. 첫 시상순서인 신인남우상 수상을 위해 등장한 엄태웅과 김하늘이 각자 인사말을 할 때 김하늘의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청룡영화제 진행 내내 음향부분은 위태로운 사고의 연속이었다. 틱틱거리는 잡음서부터 중간중간 끊어지는 기술적인 문제들은 과연 이 행사가 사전 점검이나 제대로 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실수와 미숙함의 연발로 보는 시청자가 불안한 나머지 TV볼륨을 줄였다는 글까지 보이는걸 보면 이번 청룡영화제의 수준이 어떠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지 않나.

ⓒ KBS. All rights reserved.


또한 매년 지적되는 점이지만 외국 영화제에는 없는 신인상의 선정기준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용의주도 미스 신]으로 첫 영화를 찍은 한예슬이야 그렇다 치지만 이미 두 번째 영화를 찍은 소지섭과 강지환의 경우는 도대체 뭘 근거로 그들을 신인으로 봐줘야 하는 것인가?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상을 주기위함이란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작년에 논의했던 '베스트 드레서 상'은 이제 논외로 치자 ㅡㅡ;;)

끝으로 스탭부분 시상식에 있어서 후보작 선정도 없이 바로 호명과 동시에 시상을 하는건 아무리 봐도 영화 스탭 부문은 그냥 대충 때우고 들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같은 영화인으로서 스탭들이 수고했네 어쩌네 온갖 립서비스를 해봤자 이런 부분에서 공정한 대접을 해주지 못한다면 청룡영화제는 '영화인'이 아니라 그저 '스타'들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버릴것이다.

이번 영화제의 유일한 위안이라곤 이제 다시는 그 얼굴을 볼 수 없는 고(故) 최진실의 생전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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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트는 2008년 11월 23일자 미디어몹의 메인에 선정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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