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알뜰 낭만 커플들을 위한 한국영상자료원 기행

페니웨이™ 2008. 10. 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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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연인들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갑자기 선선해진 날씨가 실제 온도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이유는 불황을 맞이하여 주머니속이 가벼워진 탓일까, 아니면 옆구리가 허전한 암울 솔로이기 때문일까. 뭐 아무래도 좋다. 그렇다고 방구석에 처박혀 폐인처럼 지낼순 없지 아니한가. 그렇다고 여친과 영화를 보러가자니 한편에 8000원씩하는 영화, 둘이면 16000원 게다가 영화만 보나? 밥먹고 팝콘에 음료수까지.. 대략 3,4만원의 예산은 우습게 날아간다.

여기에 영화까지 형편없다면 본전생각에 그날 하루가 그냥... 아오! 이에 필자, 이를 어여삐 여겨 이제 돈 별로 안들이고도 하루를 멋진 데이트로 보낼 수 있는 영화관 코스를 소개해주겠다. 단, 지방에 계신분들께는 심심한 위로를 미리 전하며...지못미.

한국영상자료원(KOFA)이라고 들어는 봤는가? 1974년 재단법인 한국필름보관소로 출발해 영상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비영리 법인단체였지만 세계 최후진국 수준의 자료보관 개념을 자랑하던 한국인들의 특성상 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2000년대 들어 뒤늦게 영화자료의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재 한국영화자료의 수집,보존,복원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 Korean Film Archive. All rights reserved.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전경


막상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영상자료원 하면 막연히 박물관 같은 딱딱한 느낌을 주고 또 필름 아카이브의 특성상 관계자 외의 사람들이 가봤자 무슨 볼거리가 있겠나 싶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제 한국영상자료원을 즐기기 위한 투어를 페니웨이™와 함께 하도록 하자.

먼저 영상자료원은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역에서 찾아가면 쉽다. 3번출구에서 나오면 위로 올라가는 길다란 에스컬레이터가 이어져있고 위에 올라서면 전방에 월드컵 경기장과 함께 넓은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오전부터 출발해 시간이 넉넉한 분들이라면 근처의 하늘공원을 들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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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nnyway.net All rights reserved.


일단 3번출구를 나와서 풋살 경기장을 지나 차도가 나올때까지 직진을 하자. 여기서 버스를 탈 것인지 아니면, 걸어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한푼이라도 아낄려면 역시 걸어야 제맛이지. 차도를 따라 왼쪽으로 걷기 시작하자. 아마 이정표에는 상암 DMC 방향이라고 나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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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걷는 습관을 갖지 않는 분들은 중간에 좀 필자를 원망할지도 모르겠으나 결코 먼거리는 아니다. 도보로 10~20분 정도? DMC 홍보관을 지나면 누리꿈스퀘어라고 아무 멋지구리한 건물이 전방에 보인다. 필자에게 제작비만 주어진다면 여기서 영화촬영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얼마전에는 대한민국 콘텐츠페어도 이곳에서 열렸는데 [기동전사 건담]으로 유명한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도 들렀다 간 곳이다. 필자는 하루 늦게 가는 바람에 못뵈었다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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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꿈스퀘어의 모습. 4개의 건물이 서로 연결된 특이한 구조의 멋진 건물이다.


이제 누리꿈스퀘어 옆의 KGIT센터 건물을 발견하셨다면 이제 이 건물의 뒤로 돌아가야 한다. KGIT센터의 바로 뒷 건물이 문화컨텐츠센터로서 영상자료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본관 현관에 간판이 있으니 쉽게 찾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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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컨텐츠센터 건물과 입구의 한국영상자료원 간판.


영상자료원 내에는 '한국영화박물관'이 있다. 물론 입장은 무료. 한국영화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정리해 각 시대의 특징과 주요 작품, 그리고 트랜드와 배우의 역사를 한눈에 알기 쉽도록 정리해 놓았으니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필견의 관람코스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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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실 모습. 한국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진귀한 자료가 가득하다.


그리고 박물관 내에는 별도로 애니메이션룸이 마련되어 있고 소극장도 위치하고 있으니 꼼꼼히 체크하고 관람하시길 바란다. 사진촬영은 자유지만 플래쉬를 터트리는 개념가출의 행동은 하지 말도록 하자.

이걸로 끝이냐하면 아니다. 영상자료원의 2층에는 각 영화 및 게임,서적 등 미디어 컨텐츠의 보고가 마련되어 있는 자료실이 있다. 자료실 열람 후 원하는 자료를 신청해 직접 시청할 수도 있다. 특히 시중에는 출시되어 있지 않은 '호피와 차돌바위'같은 기념비적인 고전작들이 디지털 트랜스퍼된 DVD로 담겨 있으니 시간되시면 꼭 시청하고 가시길 권한다. 회원증이 있다면 몇몇 자료를 빼고는 대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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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의 2층. 이날따라 콘텐츠홀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되어서 기자들로 복잡했다.


이제 영상자료원의 하이라이트, 시네마테크가 남아있다. 이 건물 지하에 마련된 시네마테크는 3개의 상영관으로 이루어진 멀티플렉스 극장이다. 물론 일반 개봉관과는 달리 영상자료원에서 기획한 그달의 테마에 따라 특별상영을 주로하고 있는데 이게 또 백미다. DVD로나 비디오로 거의 접하기 힘든 고전 영화들과 희귀작들을 스크린을 감상할 수 있는데다 대부분의 경우는 입장료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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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디아나 존스], [백 투 더 퓨쳐]와 같은 추억의 블록버스터를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종종 주어진다. 어줍잖은 정보로 개봉관을 찾았다가 낭패보느니 검증이 확실히 된 고전작 한편을 즐기는 것이 훨씬 만족도가 높은 법. 그달의 상영예정은 홈페이지에 매달 갱신되니 일정을 꼼꼼히 챙겨두었다가 찾아가도록 하실것.

모든 관람이 끝나면 아까 지나쳐 온 누리꿈스퀘어 앞으로 다시 가자. 이곳은 카페들이 즐비한 휴식공간이다. 근처 사무실의 직원들이 한가로이 나와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라 시간이 허락한다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 따뜻한 햇살과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것도 꽤 낭만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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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만하면 돈도 안들이면서 하루를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코스가 아닌가? 사람도 많이 없어 조용한 것이 장점인데다 시설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수준급이라 소문내기에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의 공간이다. 필자가 자신있게 소개하는 올 가을의 데이트 코스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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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찾아가는 길 (출처: 영상자료원 홈페이지)



* 참고 자료: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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