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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되는 건 늦을수록 좋은 거야 -


[러블리 로즈]는 [그린 파파야 향기]이후 오랜만에 소개되는 베트남 영화다. 2007 로스앤젤레스 영화제 관객상을 비롯 각종 마이너 국제 영화제에서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만큼 제 3세계 영화지만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 10세 소녀의 눈을 통해 바라본 베트남의 현실과 어른이 되어갈수록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의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 하는 [러블리 로즈]는 마치 실제 일상생활을 기록한 듯한 5일간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 기법으로 전개해 나간다.

[러블리 로즈]의 주요 등장 인물은 3명. 먼저 스튜디어스라는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에 자타가 공인하는 미모의 소유자(필자가 보기엔 그닥 이쁘지는 않더라만..ㅡㅡ;;) 란이 있다. 그녀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커리어 우먼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자신은 늘 외로움에 우울해 한다. 유부남인 항공사 기장과의 위험한 만남을 이어가긴 해도 결국 그 남자가 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란은 그와의 만남뒤에 항상 눈물을 흘린다.

ⓒ Annan Pictures/Annam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어린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돈만 밝히는 삼촌의 공장에서 있는 구박 없는 구박 다 받아가며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투이. 그녀는 어느날 삼촌의 핀잔에 못이겨 짐을 꾸려 가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모은돈은 차비로 다 날려 버리고 도시에 도착해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앵벌이나 다름없는 장미꽃 장사. 오갈 곳 없는 소녀는 어느날 따뜻한 정을 나눠줄 란을 만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물원의 사육사로 일하는 하이. 성실하고 착한 마음을 지닌 청년이지만 매사에 소심한게 흠이다. 약혼녀와 헤어져 시름시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그는 자신의 전 약혼녀에게 새로운 남친이 생겼는지 항상 궁금해 하지만 직접 사실을 확인할 용기조차 없는 청년이다. 게다가 유일한 말벗이 되어준 동물원의 코끼리가 재정 악화로 다른 동물원에 팔려가게 될 상황에 처하자, 하이의 외로움은 더욱 깊어져 간다. 그러던 어느날 하이는 장미꽃을 파는 소녀 투이를 만나게 된다.

ⓒ Annan Pictures/Annam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이렇게 맺어진 세 사람의 인연은 투이라는 소녀를 중심에 두고 차분히 전개된다. 순수한 마음을 가졌지만 누군가에게 다가서는데 무척이나 서툰 두 사람을 맺어주기 위해 어린 소녀 투이의 중매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찌보면 유치하기도 하고 다분히 작위적인 설정이기도 하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인해 영화는 빛이 난다.

한편으로 한국의 60년대 상황을 보는 듯한 베트남의 낙후된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마저 들지만, 학교에서 막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려 밤거리를 방황하며 꽃을 팔아야 하는 현실의 아픔은 그저 감상어린 눈으로 바라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하다. 영화를 만든 스테판 거져 감독은 후반부에 해맑게 웃는 베트남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어 그들이 잘사는 나라의 소년, 소녀들과 별반 차이없는 보통의 아이들임을 넌지시 암시하면서 이 영화를 만든 의도를 어렴풋이 드러내고 있다.

ⓒ Annan Pictures/Annam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드라마라는 장르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핸드헬드 기법이 사용된 [러블리 로즈]는 영화 초반 관객들의 울렁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가미하려한 감독의 의도대로 현실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생소한 배우들인 만큼 연기의 패턴 또한 낯설게 느껴질 수는 있겠으나 딱히 눈에 거슬리는 점은 없으며 특히 투이 역의 탐 티 한은 어린 아이임에도 세상사를 통달한 듯한 당돌함을 지닌 캐릭터를 생동감있게 표현하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어떤 면으로 [러블리 로즈]는 촌스러운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코 천박하지는 않다. 깔끔한 전개방식과 더불어 내용이 분명하며 짧은 러닝타임속에 비교적 많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감동과 사실성을 동시에 부여한 [러블리 로즈]는 실험적 성격의 영상과 어우러져 작은 영화가 지닌 거대한 가능성을 입증해 낸 작품이라 하겠다.

본 리뷰는 2008년 11월 4일자 미디어몹의 메인기사에 선정되었습니다.



* [러블리 로즈]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Annan Pictures/Annam Productions.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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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러브네슬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인상은 저 역시 촌스럽다 였지만.. ㅋ
    스크롤을 내리면 그만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역시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아야겠죠? ;ㅋ
    11월 6일 개봉예정이군요. ㅋ마침 예매권도 있고 가서 봐야겠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

    2008.11.04 10:33
  2. 무비조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영화보고 리뷰를 적어야되었는데... 리뷰 적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영화가 정말 따뜻했는데(물론 촌스러운 부분도 존재하구요^^)......

    인간이 살아가는 따뜻한 모습이 느껴지는 영화 같습니다. 특히 아역 맡은 Han Thi Pham 연기는 정말 감정이 살아 있어서 너무 좋더군요.. 마치 내 주위에 있는 아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가요

    전체적인 영화에 대한 감상은 페니웨이님이 보신 것하고 저하고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2008.11.04 11:20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11.04 11:25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괜찮은 영화인 것 같은데...
    시간은 별로 없으면서 이것마저 볼 영화에 추가하면 세 편이 되는군요.
    이러다 결국 셋 다 못 보고 지나갈 것 같은 불안함. 크

    2008.11.04 23:4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영화는 대체로 매니아적인 취향이 있는 관객에게 어울립니다. 평소에 영화감상을 게을리(?)한 Terminee님께는 안맞을지도 모르겠군요. ^^

      2008.11.05 12: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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