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특집] 다찌마와 리의 주인공, 임원희와의 단독 인터뷰!

페니웨이™ 2008. 8. 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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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31.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온라인 마케팅 부서에서 내일 임원희씨와 블로거와의 인터뷰가 있을 예정이니, 가능하겠냐는 연락이었다. 다행히 오후 근무가 없는 날이라 별다른 생각없이 승락했다. 알고보니 필자 말고도 여러명의 영화 블로거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모두 일정이 안맞아 필자만 남게 된것..  나와 임원희씨 단 둘이 뭔 얘기를 하겠냐며 여배우로 바꿔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했지만 가볍게 거절당한 페니웨이™ ㅠㅠ


2008.8.1. 인터뷰 날이다. 뻘줌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고자 많은 질문을 준비한 페니웨이. 약속한 장소인 신사동의 모 스튜디오로 향했다. 근데 있어야 할 장소에 이놈의 스튜디오가 안보이는거다. 찜통 더위속에서 한참을 해맨 끝에 바로 앞에 있는걸 놔두고 주변을 뱅뱅 돌았다는 걸 뒤늦게 알아챘을땐 이미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능.. 암튼 사람이 없는 한적한 스튜디오 옆 카페에는 제작사 외유내강의 마케팅 담당자와 임원희씨의 메니저, 그리고 [다찌마와 리]의 주인공 임원희씨가 먼저 도착해있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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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니웨이™ All rights reserved.

인터뷰가 진행된 강남의 모 스튜디오 건물


이제 임원희씨와의 1:1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다. (메모와 기억력에 의존한 탓이라 실제 표현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수 있다) 편의를 위해 임원희=임, 페니웨이™=페, [다찌마와 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속)다찌마와 리]로 표기하였다.


홍보담당자: 페니웨이™님은 임원희씨의 팬이신가보죠?

(갑작스레 기습 질문을 받은 페니웨이™. 5초정도 머뭇거리며...)

페:아... 그.. 그렇죠 뭐..

일동: ㅡㅡ;;;

메니저: 5초간의 침묵은 뭐지..

임:(홍보담당자를 쳐다보며) 강요하지 마시라능!

페:(진땀 ;;;)  엄밀히 말하자면 [다찌마와 리]의 팬입니다. 배우의 팬이라기 보단...

메니저: 그럼 류승완 감독의 팬이라는 얘기가 아니냐능.. ㅡㅡ;;

임: (아.. 오늘 이상한 넘한테 잘못 걸린거 같다능.. 느낌이 구리다능.. ㅠㅠ)

홍보담당자:예고편 보셨어요?

페:물론이죠. 기대치 급상승이라능.

일동: (급방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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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진행된 스튜디오 안의 한 카페




1.그동안의 경력이나 취향으로 볼때 시리즈 물은 안찍을 것 같아 보였는데, 처음 속편을 찍게된 기분이랄까.. 소감은?


임:사실 [다찌마와 리]라는 영화를 처음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을 때 부터 갖게 된 일종의 숙제같은 것이었다. 전편의 경우는 엄밀히 말해 상업용 영화는 아니지 않았나. 이번에는 극장에 정식으로 걸리는 상업영화이므로 영화를 "완성시킨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페:얼핏 보기엔 전편에서 따온 캐릭터의 컨셉만 살렸을뿐 같은 작품의 속편은 아닌것 같다. [공공의 적] 1편과 2편이 다르듯이 말이다.

임:그렇다. 다찌마와 리가 등장하지만 전편과의 연계성을 가진건 아니다.  다만 캐릭터가 갖고있는 특징은 같다.

다찌마와 리 ⓒ수다(주),류승완/(속)다찌마와 리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으로 공개된 전편과 캐릭터의 특징은 유사하지만 엄밀히 말해 [(속)다찌마와 리]는 전편의 연장선은 아니다. [다찌마와 리]를 완성한다는 의미로 제작된 것이 이번 극장판의 목적이다.




2.배우 류승범씨와는 많은 영화에 함께 출연한 것으로 안다. 영화상에서 대면하는 건 아니라도, 같은 타이틀의 영화내에 출연한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류승범이란 배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임:좋아하는 배우다. 같이 일한건 그리 많지 않은데.. 이번 작품에서도 거의 만나지는 않고.. 아니구나. 이번엔 만나는 장면이 좀 나온다. 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괴물같은 배우랄까. 연기를 정말 잘한다. 어떤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영화배우로 성장한건 아닌데도 워낙 연기력이 출중해 인정받은 케이스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노력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페:음.. 뉘앙스가 두 분이 별로 친한거 같이 느껴지진 않는다.

임:아니다. 친하다 ㅡㅡ;;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류승범씨는) 괴물같은 배우랄까. 연기를 정말 잘 합니다."


 
3.[다짜마와 리]의 컨셉은 흔히들 의도된 촌스러움이라고들 한다. 6,70년대 스타일을 따라한다는게 부담되거나 어렵지는 않았나?


임:음.. 우선 6,70년대의 영화를 엄청 많이 봤다.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은 특정 영화를 따라한다거나 어떤 배우를 콕 찝어 흉내내는 것이 아니다.  이번 [(속)다찌마와 리]에서 '다찌마와 리'라는 캐릭터가 추구하는건 포괄적인 인물상이었다. 과거 신성일이나 장동휘 같은 배우들의 특징들을 모두 포함시켜 한 캐릭터로 나타내는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으므로 부담이라기 보다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달까.



4.전편도 그렇고 [(속)다찌마와 리]는 액션의 비중이 상당히 큰 영화라고 생각된다. 임원희씨는 사실 액션배우는 아닌데, 액션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임:배우는 영화를 고를때 액션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시나리오가 좋으면 거기에 끌리게 된다. 어떤 배우라도 시나리오가 좋은데 이 영화에 액션이 있다고 거절할 배우는 없을거다. 부담이라기 보다 액션연기는 상당히 힘들다. 나도 마찬가지다. 액션씬을 위해 액션스쿨도 다녔고, 정말 힘들게 찍었다.  반면 그 힘든만큼 보람도 크다.

특히 이번 [(속)다찌마와 리]는 화려한 액션과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액션씬이 등장한다. 예를들어 설원에서의 썰매씬 같은건데 외투를 이용한 이런 씨퀀스는 아마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드문 씬일거다. 이런 장면을 힘들게 찍고나서 결과물이 좋다면 당연히 보람을 느낀다.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외투를 이용한 썰매씬은 아마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드문 씬일 겁니다. 이런 장면을 힘들게 찍고나서 결과물이 좋다면 당연히 보람을 느끼죠."



5.얼핏 보기엔 [(속)다찌마와 리]는 과거 한국영화의 장르물 중 하나인 만주 대륙물을 표방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개봉해서 화제를 모은 [놈놈놈]의 경우도 비슷한 컨셉의 만주 서부극을 오마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속)다찌마와 리]와 [놈놈놈]의 차이점이나 [(속)다찌마와 리] 만의 장점 같은게 있다면?


임:음.. 뭔가 잘못 알고 계신거 같다. [(속)다찌마와 리]는 만주 대륙물이 아니다. 예고편에서 그걸 강조한 것 처럼 비춰져서 그렇게들 알고 계신거 같은데 사실 [(속)다찌마와 리]는 만주를 주무대로 삼는건 아니다. 전체를 10 이라고 볼때 만주 부분은 2 밖에 안된달까. 영화는 전세계를 누비며 상하이나 그 밖에 다른 나라들에서 골고루 벌어지는 사건을 담고있다. 따라서 오로지 만주를 배경으로 한 [놈놈놈]과는 비교선상에 놓일 수가 없다.


또한 관객들은 [놈놈놈]에게서 블록버스터 규모의 비주얼을 기대했지만, [(속)다찌마와 리]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이 작품은 화면보다는 장르물의 특색을 극대화 한 작품이기에 ([놈놈놈]과는) 결코 같은 관점으로 비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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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다찌마와 리]는 만주 대륙물이 아닙니다... 전체를 10 이라고 놓고 볼때 만주부분은 2 밖에 안되거든요.  이 작품은 장르의 특색을 극대화 한 첩보액션물에 가깝습니다"


페:개인적으로는 솔직히 [놈놈놈]이 기대에 비해 다소 루즈한 감이 있었다.

임:다른 영화를 내가 평가한다는건 좀 그렇고.. 너무 바빠서 [놈놈놈]을 아직 보지 못했지만, 공개된 비주얼을 보면서 한국영화에서도 이정도의 화면이 나올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에 정말 감탄스러웠다. 사실 한국과 헐리우드의 여건이 천지차이 아닌가. 헐리우드에서 [놈놈놈]에 들어간 제작비를 주고 똑같이 만들어봐라 하면 아마 못만들거다. 그건 저비용으로도 고퀄리티의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한국영화만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의미다.

페:맞는 말이다. 사실 [태극기 휘날리며]때도 그 정도 제작비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급의 전투씬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만으로 큰 성과라고 생각했었으니까. 다만 [놈놈놈]의 경우는 뭐랄까... 그 화려한 비주얼만 가지고 2시간 30분에 육박하는 러닝타임을 지탱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고편만 가지고 보면 [(속)다찌마와 리]도 제법 스케일이 큰거 같던데... [(속)다찌마와 리]는 러닝타임이 몇분인가?

임:99분이다.

페:오~ 딱 좋다. 영화에 집중하기 딱 좋은 분량인것 같다.

임&메니저: 카하핫~

 

6.지금 [놈놈놈]은 450만을 돌파했다는데, 한때 ([실미도]의) 천만 관객 돌파의 기쁨을 경험한 입장으로서 이번 [(속)다찌마와 리]에 거는 기대랄까.. 예상치는 어떤가?


임:그게 나도 정말 궁금하다. 사실 후시더빙을 했기 때문에 후에 영화의 기본적인 편집본은 봤지만 CG등이 추가된 완성본은 아껴두느라 보질 못했다.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정말 궁금하다. 문제는 한국영화계가 매우 어렵다는 점인데, 과연 관객들이 [(속)다찌마와 리]를 어떻게 봐 줄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런 장르영화는 한국에서 나오기가 정말 쉽지 않으니까... 반응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만약 이번 작품이 반응이 좋지 않다면 제 2의 다찌마와 리는 앞으로 없을거라고 본다. 성공을 바랄 수 밖에..

페:그럼 전작이 인터넷에 공개될때는 어떤 느낌이었나?

임:영화가 확실히 특이하기 때문에 '이 영화 골때리는구나' 하면서 열광하는 매니아층은 반드시 생길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공개되고 나서의 반응은 우리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7.[놈놈놈]의 경우 이만희 감독의 [쇠사슬을 끊어라]에 모티브를 두고 있다고 해서 일부러 감상까지 했다. 내용은 달라도 기본적인 틀은 비슷한 점도 있어서 서로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더라. [(속)다찌마와 리]도 영화 제목이 고전작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오마주 했는데, 혹시 두 작품에 어떤 연관성이라도?


임:이 작품이 [악인이여...]의 제목을 패러디하긴 했지만 별도로 그것만 염두에 둔것은 아니다. 사실 나는 다찌마와 리를 연기하기 위해 한국 고전영화를 열댓편 정도 감상했는데, 그 모든 것이 영화속에 모두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저기서 골고루 차용한 것이지. 특별히 [악인이여...]에서 가져온 것이라면 주제가 같달까.. 권선징악적인 주제 말이다. 딱히 줄거리가 비슷한건 아니다.

페:그럼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따로 감상할 필요는 없다는 얘긴가?

임:만약 감상한다면 다른 십수편의 한국영화를 모두 다 봐야겠지...


ⓒ 동아수출공사 All Rights Reserved.

"[(속)다찌마와 리]가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의 제목을 패러디하긴 했지만.... 딱히 줄거리가 비슷하거나 한건 아닙니다."



8.임원희씨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것으로 안다. [쓰리, 몬스터]에서 싸이코 캐릭터를 연기했는가 하면, [식객]에서는 밉살맞은 악역으로도 나왔고, [이것이 법이다]에서는 진지한 형사 역을 맡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관객들은 임원희 하면 코믹연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자신있는 연기는 어떤거라고 생각하나?


임:음.. 특별히 자신있는건 없다. 내가 '이런 연기가 자신있다' 라고 말하는건 사실 좀 건방진 말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쟁쟁한 선배들이 많이 있는데, 여기서 내가 '코믹연기가 자신있어요' 라고 말한다는건 솔직히 건방진거다. 그리고 사실 코믹연기처럼 어려운 연기도 없다. 설사 내가 코믹연기만 한다고해도 그건 평생을 걸쳐서 완성해야 할 과제다.

페:그럼 앞으로 꼭 맡아보고 싶은 배역이나 캐릭터가 있는가?

임:나로서는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다. 사실 이번 [(속)다찌마와 리]의 흥행여부가 나로서도 변수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나 스스로도 '다찌마와 리'라는 캐릭터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될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게 또 내 맘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막말로 내가 아무리 멜로하고 싶다고 해서 누군가가 나에게 멜로영화의 주인공을 덥썩 맡기는건 아니지 않는가? 관객들이 나에게 '다찌마와 리'라는 캐릭터, 또는 그와 유사한 코믹연기를 기대한다면 나 역시 그걸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9.출연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무엇인가?


임:[쓰리, 몬스터]의 '컷'이라는 작품이다. 비록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들어온 독특한 캐릭터였고, 보다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가장 많이 남았던 작품이다.


ⓒ 영화사봄/어플로즈픽처스 All Rights Reserved.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쓰리, 몬스터]의 컷이에요."


 

10.[다찌마와 리]를 찍으면서 가장 애착에 남는 씬이랄까... 관객들이 꼭 눈여겨 봐줬으면 하는 장면이 있는가?


임:[다찌마와 리]는 특정장면 보다는 영화 자체에 몰입하도록 만든 영화다. 사실 이같은 영화는 초반 10~20분내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영화를 찍었다. 즉, 그 짧은 시간내에 관객들에게 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알려줌으로서 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6,70년대 스타일을 패러디한 '그들의 연기'라거나 대사의 맛, 이런 것이랄까?

이를테면 이런거다. 과거에는 일본어 대사를 영화상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했으무니다"와 같이 짝퉁 일본어를 썼던거지. [(속)다찌마와 리]에서도 옛날영화처럼 모두 그런식의 짝퉁 외국어를 사용한다. 재밌는건 그 엉터리 외국어를 번역한 자막도 동시에 나간다는 거다. 자막이 없이도 그 대사를 이해하는 건 무리가 없지만 그런 부조화적인 재미를 통해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거. 이런 요소들을 즐길 줄 안다면 [(속)다찌마와 리]을 매우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씨퀀스에 치중한 것이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신경을 썼다. 나름 반전도 있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건 '[다찌마와 리]는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페:기대 와방이다.

임:그렇게 말해주면 고맙지...


 

11.주제를 좀 바꿔서... 혹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가?


임:안한다.

페:그 흔한 싸이월드도?

임:아.. 싸이홈피가 있긴한데, 홍보용이 아닌 개인적인 용도로 쓰는것이라 공개되어 있진 않다.

페:음..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은 와봤는가?

임:분명히 보긴 본거 같은데...(명함을 보며) 제목이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이라고 되어있는 블로그인가? 서핑하면서 가본거 같다. 이번에 확실히 들어가 보겠다.

페:답글도 달아달라능~ ㅡㅡ;;


 

12,개인적으로 [간첩 리철진]의 4인조 택시강도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간첩 리철진] 이후 한참 지나서 CF에도 네분이 함께 출연하신걸로 안다. 그때 배우들 (정규수, 이문식, 정재영, 임원희)이 지금은 다 유명배우가 되셨지만, 만약에 이 네분이 다시 함께 모여 그 캐릭터를 살려서 영화를 찍자고 한다면 의향이 있는가?


ⓒ ㈜씨네월드 All rights reserved.



임:배우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 아닐까? 한국에도 [오션스 11]같은 작품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제작비나 여타 여건이 헐리우드와는 많이 부족한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페:사실 그 4인방 캐릭터가 [간첩 리철진]에서 1회성으로 소모되기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임:골때리는 캐릭터였지... (웃음)


 

13.음.. 지인(Blue'nLive님)이 꼭 물어봐 달라고 한 질문을 하겠다. 이건 실례가 될런지 모르겠는데.. 보통 영화를 큰 작품(대작)을 찍으시는 것도 아니고, 거의 1년에 1편? 많으면 2편정도 찍으시는데 솔직히 생활비는 어떻게 충당하시나?


임:(움찔) 그 질문자 누구냐? 혹시 내가 아는 사람아니냐?

페:절대 아니다. ㅡㅡ;;

임:사실 영화배우하면 엄청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살것 같은데 그렇진 않다. 말 그대로 근근히 살아간다. 돈 다 떨어지면 그 다음 작품이 들어오는 정도?

페:CF도 잘 안찍지 않나?

임:뭐가 들어와야 CF를 찍지. 그렇다고 밤무대를 뛸수도 없는 일이고.. ㅠㅠ

페:어렵게 사시는 것 같다.

임:어렵다. ㅠㅠ


 

14.이번 [(속)다찌마와 리]가 아마도 첫번째로 원톱을 맡은 작품이 아닐까 하는데?


임:그렇다. 투톱, 쓰리톱은 해봤어도 내가 타이틀 롤을 맡은건 이번이 첨이다.

페:느낌이 어떤가?

임:이런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기쁘다기 보다는 진짜 부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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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니웨이™ All rights reserved.

"원톱으로 주연을 맡는다는 것...솔직히 말해 진짜 부담스럽습니다"

 

15.연기자로서 추구하는 지향점이랄까? 그런것이 있는가?


임:남들처럼 감독이 된다거나 하는 그런 욕심은 없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딱 봤을때 "아, 임원희. 연기잘하는 배우"라고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페:말 그대로 연기파 배우?

임:그런셈이지.


 

16.연기자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가?


임: 물론이다. 사실 나는 내가 배우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아니, 예전부터 연기가 되게 하고 싶긴 했지. 그래서 그런걸까. 아직도 나는 누가 나를 배우로 봐주면 쑥스럽다. 게다가 다른 배우들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그런면에서는 배우도 일반인과 똑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



17.앞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나 감독이 있다면?


임: 특정 감독이나 배우를 지칭하지는 않겠다. 가급적 다양한 분들과 작업하고 싶으니까. 나는 이미 최민식, 설경구씨와도 같이 공연을 해봤다. [M]에서 출연하게 된 건 순전히 이명세 감독을 내가 무척 좋아해서다. 그런식으로 좋은 감독들과 또는 배우와 함께 일해보고 싶을 따름이다.


 

18.헐리우드도 그렇지만 한국영화계도 소재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놈놈놈]이나 [(속)다찌마와 리]도 어찌보면 과거로의 회귀를 컨셉으로 옛날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내는 것인데, 과거의 한국영화들을 보니까 정말 헐리우드에서 만든 장르는 죄다 손댔더라. 그 중에서 특히 요즘 다시 부활되었으면 하는 장르라도 있나?


임:첩보물이 어떨까 싶다. 사실 [(속)다찌마와 리]도 첩보물을 지향하고 있으니까. 한국적인 정서상 첩보물은 상당히 어색하기도 하지만 또 굳이 못만들것도 없다. 예전에는 한국산 짝퉁 007식 영화도 많이 나왔다. 그리고 전쟁영화도 참 좋아한다. 굳이 전투씬이 요란한거 아니더라도, 전쟁 드라마라면 얼마든지 (저예산으로)만들 수 있지 않겠나. 한국 옛날 영화들에는 [빨간 마후라]같은 전쟁물이 많았는데, 그런게 다시 부활했음 좋겠다.

페:음.. 최근의 [님은 먼곳에]도 그런 장르라고 보이는데.. 전쟁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면.

임:그러고보니 그렇군.

페:전쟁영화하니까 생각나는데... 혹시 [인천]이라는 영화 보신적 있나?

임:[오! 인천] 말인가? 본거 같은데...

페:음...그게... (차마 괴작이라고는 말 못했음) 암튼 유명 배우 많이 나오는 전쟁영화다. ㅡㅡ;;

임:맞다. 그거 본 기억난다.

폐:헐리우드 유명배우도 많이 나오고 한국배우도 같이 나오는게 보기 좋잖은가? 어서 한국영화가 잘되서 그런 다국적 프로젝트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냥 얼버무림 ㅡㅡ;;)

임:동감이다.


 

19.'다찌마와 리' 하면 '강철중'과 더불어 한국영화 사상 가장 성공적인 캐릭터 브랜드가 아닌가 싶다. 실제 임원희씨와 다찌마와 리 사이에 어떤 실제적인 공통점이 있나? 가령 사람들이 '설경구=강철중'을 떠올리듯이 '임원희=다찌마와 리'를 떠올릴 정도로 캐릭터의 싱크로가 매우 높아서 하는 얘기다.


임:글쎄.. 다찌마와 리는 좀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차라리 강철중이 더 현실적이지. 그래서 그걸 나와 닮았다고 하기에는...

페:뭐랄까 다찌마와 리의 의협심이랄까? 그런 점은...

임:뭐 아주 다르진 않다고 본다.

페:그럼 오버스런 것도?

임:그건 아니지! ㅡㅡ;; 아까도 말했지만 다찌마와 리는 비현실적인 인물이다.  재미있는 슈퍼 히어로랄까..


 

20.혹시 [(속)다찌마와 리]가 대박난다면 속편도 찍을 생각인가?


임: 장담은 못한다. 무슨 얘기냐면 속편이 1,2년후에 나올지 또는 이번처럼 8년만에 나올지는 순전히 류승완 감독에게 달렸다. 나중에 '우리 다음편 찍읍시다' 하면 그 때 찍는거지.

페:속편을 미리 염두해 두진 않았다는 얘긴데..

임:그렇다. 속편을 염두해 둔건 아니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진짜 많다. 가령 '다찌마와 리: 월남전에 가다'라는 설정도 가능하고,  '김두환 시대의 다찌마와 리'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갖다붙일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페:그게 바로 '캐릭터 브랜드'의 파워라는 것 같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선 그정도 캐릭터 파워가 있는 작품이 거의 없다는게 문제지만...

임:(끄떡끄덕) 중요한건 일단 [(속)다찌마와 리]의 반응이 좋아야 한다는거다. 아까도 말했지만 말로는 '저거 재밌을거 같애' 해놓고 막상 극장에 가서 보지 않는다면, 이후로 다시는 다찌마와 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지.

 

21.끝으로 팬들을 위해 한말씀 부탁한다.


임:(멋적은 웃음) 언젠가 류승완 감독님이 블로그를 통해 말한거 정말 진심이 담긴 말이다.(참조 포스트 바로가기) 꼭 성공했으면 좋겠고, 반드시 극장에서 봐주셨으면 한다. 내가 예고편에서 "이건 극장용이야!"라고 말한것도 그냥 한 말이 아니다 ㅠㅠ 꼭 극장서 봐줘야 한다. 이런 장르물이 탄생하는것은 흔한일이 아니지 않은가. 많이 사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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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니웨이™ All rights reserved.


페:바쁘신 일정에 이렇게 무명의 일개 블로거에게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꼭 영화 성공하시길 바란다.


 

인터뷰 후기


사실 페니웨이가 무슨 전문 기자도 아니고, 또 이런 인터뷰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다행히 1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무사히 마칠수 있었다. 임원희씨를 보면서 느낀건, '아... 이분 정말 배우같다'는것. 뭐랄까... 인기만을 위해 겉치레로 자신을 포장하기 보단 진심으로 자기 맘을 표현한다는게 느껴진달까.

말그대로 '호방한 쾌남형' 배우다. 그래서 다찌마와 리가 그에게 더욱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사측에 돈먹은거 절대 아니다.  커피 한잔 얻어마셨을 뿐이다 ㅡㅡ) 하지만 정말 영화가 잘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랄까... 자신이 뜨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영화가 다시 재도약할 수 있기 위해 자신의 작품이 발판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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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한컷. 필자의 얼굴을 '웃는 남자'로 가린건 순전히 임원희씨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다. 무슨말이냐고? 내 얼굴이 좀 더 잘생겼고, 얼굴 크기도 작거든.. 후훗.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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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와중에도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 주신 임원희씨와 메니저님, 그리고 제작사 외유내강의 홍보담당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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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트는 2008.8.6일자 다음 블로거뉴스 영화섹션의 메인에 실렸습니다. [다크 나이트]의 개봉으로 모든 관심이 배트맨과 조커에 쏠려 있어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


* 참고 스틸: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다찌마와 리(ⓒ수다(주),류승완 All Rights Reserved.), 쓰리 몬스터(ⓒ 영화사봄/어플로즈픽처스 All Rights Reserved.),간첩 리철진(ⓒ ㈜씨네월드 All rights reserved.),악인이여 지옥행 열차를 타라(ⓒ 동아수출공사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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