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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2월 28일 대통령이 저격당한다'는 홍보 문구 때문에 대통령 당선인의 염통을 쫄깃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포스터를 경찰에게 압수당하는 전대미문의 해프닝이 발생했으니, 그 주인공이 바로 [밴티지 포인트]다. 그것도 모자라 수입사인 소니픽처스릴리징코리아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이 사건에 대한 경위서까지 제출하기까지 했는데, 지금와서 보면 영화가 예정대로 개봉된 것이 기적처럼 보일 정도다.

실제로 [밴티지 포인트]는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한 사건을 두고 그 사건 현상의 중심에 있던 여러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가진 영화다. [자칼의 날]이나 [사선에서]와 같은 영화 이래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암살극이라는 점에서 [밴티지 포인트]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1.스토리  


스페인에서 열리는 '대 테러 강경대책'을 위한 정상들 간의 협약. 미국 대통령이 소개되면서 단상에 오르는 순간 두 발을 총성과 함께 대통령이 쓰러진다. 아비규환의 행사장은 이어 발생한 폭발물 테러로 더욱 긴장이 고조되고, 어수선한 가운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이어 단상에 설치된 두 번째 폭발물이 터지는 순간 행사장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진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주도면밀하게 계획한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사건 현장에 있던 주요 인물들의 행적이 비춰진다.


 

    2.시선분할의 허와 실  


사실 처음 영화의 플롯을 접했을 때 필자는 이 작품이 [라쇼몽]식의 접근법, 이를테면 한 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진술을 하는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작품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밴티지 포인트]는 조금 다르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대통령, 대통령의 경호원, 암살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그 용의자와 눈을 마주쳤던 한 남자, 그리고 사건현장을 캠코더에 녹화하고 있던 시민 등 이다. 대충 이정도로 압축하긴 했지만 이밖에도 더 있다.

ⓒ Columbia Pictures/Sony Pictures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밴티지 포인트]는 이들의 각자의 동선을 일정 시간대로 돌아가 되짚어보는 방법을 취한다. 오후 12시부터 암살직후까지의 시간을 설정해 각자가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의 각자 시점에서 영화는 10분정도씩을 할애하면서 진행되며, 후반부에 들면서 모든 사건들이 하나로 모아지게 된다. 조각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시도 자체는 신선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캐릭터의 시선을 보여주려다 보니 슬슬 짜증이 밀려온다. 흥미를 돋구기는 하나, 같은 장면의 지나친 반복에서 오는 맹점인 것이다.



 

    3.플롯의 단순함  


무엇보다 [밴티지 포인트]는 너무나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내용만 간추린다면 암살의 발생과 범인의 검거가 전부다. 뻔한 내용에 흥미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가 앞서 말한 시선분할의 테크닉이며, 이는 양날의 검처럼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나 90분으로 압축된 영화자체는 매우 짜임새있게 전개된다. 배경 자체도 사건 발생 지점의 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관계로 집중도를 크게 높였다. 다소 무의미한 반복처럼 느껴졌던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서 하나 둘씩 증가되는 변수들이 생기면서 뻔한 영화가 좀 더 복잡해지고 영화는 탄력을 받는다.



    4.화려한 캐스팅  


[밴티지 포인트]는 어디에선가 한번쯤 보았을 법한 배우들이 대거 동원된 작품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포레스트 휘테커를 비롯, [에이리언]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 [투모로우]의 데니스 퀘이드, [스피드 레이서]의 매튜 폭스, [브로드캐스트 뉴스]의 윌리엄 허트 등 유명 영화들의 조,주연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캐스팅이다.

ⓒ Columbia Pictures/Sony Pictures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가장 비중이 높은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가 후반부에서 빛을 발하며, 그외에도 비중있는 조연으로서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다만 짧은 러닝타임으로 인해 각 캐릭터의 성격묘사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점, 그래서 배우들의 유명세만큼이나 대단한 연기를 볼 수는 없었다는 것이 다소 아쉬웠달까.



    5.후반부의 재미  


이 작품은 말하자면 후반부에 강한 영화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동선이 파악되는 순간, 미스테리하게 흐르던 영화는 갑자기 액션-스릴러로 변신한다. 특히 후반부 카체이싱의 스릴은 근래 봐온 어떤 작품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때로는 [본 얼티메이텀]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만큼의 미끈한 완성도까지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비교자체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밴티지 포인트]의 서스펜스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6.총평  


[밴티지 포인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잘빠진 오락영화'다. 다른 암살극과는 달리 범인과 주인공의 두뇌싸움은 거의 없으며 스릴과 액션을 부각시켜 테러 현장에서의 현장감을 전달하는데 주력한다.  감독인 피트 트레비스는 이번이 첫 극장용 영화의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괜찮은 연출력을 보여주는데, 이보다는 편집을 맡은 스튜어트 베어드의 역할이 더 크지 않나 싶다. (사실 베어드는 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감독이자 편집 디렉터인데, [도망자 2]나 [화이널 디씨전]에서 보여준 출중한 연출력과 더불어 [리쎌웨폰 2], [슈퍼맨 2 : 도너컷]의 편집 등 다방면의 재능을 갖춘 영화인이다)

ⓒ Columbia Pictures/Sony Pictures Entertainment. All rights reserved.


90분간의 부담없는 러닝타임동안 대통령의 암살과정과 범인을 쫒는 한 경호원의 진검승부를 보고 싶은 분께는 주저없이 권할 만한 작품이다. 다만 극을 이끌어가기 위해 다소 작위적인 설정을 사용한다는 것과 사건의 심각성과 거창한 전개방식에 비해 해결이 빈약하게 끝난다는 것도 조금은 불만일 수 있겠다.


* [밴티지 포인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Columbia Pictures/Sony Pictures Entertainment.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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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오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셔요^^~~

    2008.04.25 11:34
  2.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리 아프지 않은 오락 영화라니 괜찮을 것 같군요.
    대통령이 총 맞는다고 하면 JFK만 생각나는데
    어렸을 때라 그랬나 영 어렵기만 하고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던 기억만 있어서... ^^;;

    2008.04.25 21:1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JFK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의 하나이지만, 밴티지 포인트는 전혀 성격이 다른 영화입니다. 오락영화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죠^^

      2008.04.25 21:18 신고
  3. 블랙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영화 보고 웃었습니다.(그리고 몇몇 다른 관객분들도...) 하도 같은 이야기 반복하니까 (그러다 보니 체감 러닝타임은 30분정도....) , 그리고 어이없는 결말에 기가 막혀서 웃었습니다.

    ps- 시고니 위버는 뭐하러 나왔는지?

    2008.04.26 07:40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다수의 관객들이 동일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같은 이야기의 반복에 짜증, 장황한 설명에 비해 실없는 결말. 그나마 후반부 추격전에서는 사람들이 숨을 죽이면서 보더군요. 사실 이와 같은 반응은 [밴티지 포인트]라는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정도 진행방식을 알고 갔다면 별 문제 없었으리라 봅니다.

      덧, 시고니 위버는 정말 아쉽더군요. 거의 활약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 완벽한 캐릭터 구축의 실패입니다.

      2008.04.26 09: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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