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드디어 셀 애니메이션을 넘보다
1995년,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은 당시 셀 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루던 만화영화계를 발칵 뒤집는 사건을 만들어낸다. 월트디즈니가 배급하고, 스튜디오 픽사에서 제작한 [토이 스토리]는 순수 3D CG작업으로 이루어진 100% CG 애니메이션으로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며 기존의 애니메이션 시장을 잔뜩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 GONZO K.K. & 노바/DVD애니 All Rights Reserved.
이후 디즈니사는 [뮬란]이나 [타잔]등을 통해 셀화와 CG가 공존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여러 가지 시도를 거듭하였는데, 이에 자극을 받은 애니메이션 대국 일본에서도 CG 애니메이션 시장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기 위해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무명 제작사인 스튜디오 곤조에서 내놓은 작품이 바로 [청의 6호]이다.
<청의 6호>는 당시 일본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FULL 3D CG 를 과감하게 도입, 2D 그래픽과의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디즈니의 [뮬란], [타잔]등에서 작품의 특정 씨퀀스에서만 CG가 도입되었던 것과는 달리 전반적인 배경과 사물에 CG를 사용해서 인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작품의 대부분이 CG로 처리된 독특한 작품이었다.
더욱이 이 작품은 [청의 6호]란 잠수함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침묵의 함대] 이후, 뜸했던 잠수함 애니메이션에 도전하였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CG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획기적인 비주얼을 보여주었던 터라 곤조는 이후로 CG를 도입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주력하는 회사로 크게 성장하게 된다.
스토리 라인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이 거주할 공간이 없게 된 지구.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바다로 눈을 돌린 인류는 국가간의 이권문제나 환경보호 등의 해상문제를 총괄하는 범세계적인 기구, '청(Blue)'을 설립한다. 해양의 치안관리를 위해 각국에서는 잠수함을 파견하게 되고 그 중 일본에서 파견한 잠수함의 이름이 바로 '청의 6호'. 그러나 청에 소속된 과학자 존다이크는 이에 반발하여 해양테러를 감행한다. 남극기지를 점령한 존다이크는 생체병기 '무스카'를 개발, 청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키고 해양생명체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새인류의 번성을 꿈꾼다. .
존다이크와 청의 대결에 전 세계는 황폐되고 ,존다이크에 맞서는 청의 6호의 승무원 키노는 과거 6호의 대원이었던 하야미를 복귀시키기 위해 그를 찾아온다. 하야미가 제안을 거절하는 순간, 바다에서 거미를 닮은 괴생명체가 공격을 시작하고, 하야미는 위험에 처한 키노를 구해낸다. 그리고 괴 생명체와 함께 나타났던 유전자 합성인간 뮤타오와 알 수 없는 느낌을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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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스카'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청의 6호는 갑작스럽게 유령선에 의해 공격을 받게되고, 위험한 상황에서 자위함 '나루시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다. 그러나 존다이크가 양성한 유전자 합성인간 '베르그'는 청의 동경기지를 공격, 초토화시킨다. 이제 마지막 남은 청의 본부인 '블루돔'으로 향하는 6호.
블루돔에서 하야미는 존 다이크의 기지에서 유일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옛 동료 카르마를 만나게 되지만 점점 수인화 되어가는 끔찍한 그의 모습에 경악한다. 한편 블루돔에서는 최종적인 수단으로서 존 다이크의 전초기지인 '스트림 베이스'를 공격하기로 결의한다. 이제 스트림 베이스 공격을 목표로 진격하는 청의 6호를 비롯한 연합함대는 베르크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다. 연합함대의 이례적인 진격에 베르크와 무스카는 상당한 난전양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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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야미는 동료인 카르마의 도움으로 스트림 베이스 내부에 도착, 존다이크를 만나지만 그는 광기로 얼룩진 미친 과학자라기 보단 나약한 인간으로서 인간성의 회귀를 바라는 한 사람에 불과했다. 존다이크는 자신이 만든 유전자 합성인간들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데.... 증오로 얼룩진 파멸을 막을 방법은 있는 것인가?
훌륭한 기술력, 그러나 아쉬운....
[청의 6호]는 분명 화려한 비주얼과 획기적인 CG기술의 도입으로 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의 화두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그러나 총 4화 완결의 이 시리즈물은 기술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엄청나게 부실한 스토리 때문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 이유는 스토리의 원안이 되었던 작품이 1960년대에 발표된 오자와 사토루의 원작만화이다 보니, 시대착오적인 부면이 없지 않아 발생했던 것이다. 물론 연출진들의 재량에 달린 문제이긴하나, 60년대의 원작을 최신 CG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다는건 좀 구색이 맞지 않은 선택은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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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의 6호]는 이렇게 실패작으로 끝나진 않았다. 그 놀라운 기술력과 시도는 향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2D와 3D를 결합한 무수한 작품들의 스타일에 영향을 주었으며, 특히 무명의 제작사였던 스튜디오 곤조는 중견급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로 거듭나게 되는 계기를 가져왔던 것이다. [라스트 엑자일], [전투요정 유키카제], [간츠] 등의 히트작을 내놓은 곤조는 현재까지 가장 활동이 많은 제작사 중의 하나로서 이후에도 일본 에니매이션계를 이끌 주목받은 회사로 성장중이다.
잠수함을 소재로 했으나, [침묵의 함대]가 그러했던 것처럼 잠수함이라는 공간이 갖는 여러 특징을 활용한 작품이 아닌, 유토피아적인 이상향을 그린 SF의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서 기존 잠수함 시리즈에 매료된 관객들에게 어필하기엔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짜임새있고 박진감 넘치는 스릴을 원하는 순수 잠수함 팬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
* [청의 6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GONZO K.K. & 노바/DVD애니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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