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 지나가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에 이어, 2007년에 본 영화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 10개를 뽑아 선정하였다. 필자가 못 본 영화도 많이 있기에 감상한 작품 위주로 선정하였고, 주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것임을 밝힌다. 아울러 작품성과는 무관하게 말 그대로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선정한 것이다. 덧붙여 순위는 무작위이다.
1.헤어스프레이 |
존 트라볼타가 뚱땡이 아줌마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것에 더해, 왕년의 '디스코 제왕'이었던 그가 [펄프픽션]에 이어, 다시금 자신의 젊은 날을 패러디하는 이 댄스장면은 2007년 작품중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임에 틀림없다.
2.라따뚜이 |
집 천장에 모여사는 쥐떼들이 할머니의 총기 난사로 천장이 무너지면서 발각되는 이 시퀀스는 '쥐'에 대한 선입견을 고스란히 전달함과 동시에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듯한 사실감만으로도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되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장면. ^^;;
3.밀양 |
'용서'에 대한 기독교의 교리에 염증을 느낀 주인공 전도연이 목사가 설교하는 장소에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틀어놓고 돌아서는 씨퀀스. 이 장면은 일부 기독교의 위선적인 모습에 대한 후련한 항변임과 동시에 주인공이 느끼는 벅찬 애증의 감정을 한번에 표현하는 명장면이다.
4.스파이더맨 3 |
심비오트에 감염되어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한 스파이더맨이 블랙슈트를 입고 교회의 첨탑에 올라가 고독하게 앉아 있는 이 장면은 샘 레이미 감독 자신의 작품인 [다크맨]에 대한 오마쥬이자 예상외로 싱거웠던 이 작품에서 가장 폼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5.원스 |
2007년 영화블로거들 사이에서 거의 만장일치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남자가 여자에게 고향에 있는 그녀의 남편을 "여전히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Miluju tebe"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그녀의 대답에 대한 해석을 굳이 밝히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 점에 있어 더 여운이 남았던 씨퀀스. (Miluju tebe의 뜻은 스포일러임으로 굳이 밝히지는 않겠음)
6.본 얼티메이텀 |
워낙 짜임새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인지라, 명장면을 뽑기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많은 관객들이 탄복한 장면은 탠지어 추격씬의 하이라이트인 '창문깨기'씬이 아닌가 싶다. 니키(줄리아 스타일즈 분)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건너편 창문으로 고공점프해 뛰어드는 이 장면은 순수 스턴트와 CG(창문이 깨지면서 흩어지는 유리조각은 CG를 사용했다)가 절묘하게 조합된 올해 최고의 액션씬이라고 볼 수 있겠다.
7.시간을 달리는 소녀 |
2007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승자라고 할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서, 그녀의 진실한 사랑을 발견하지만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통해 성장해 가는 마지막 장면은 비록 만화영화지만 진한 감동을 남기고 있다.
8.트랜스포머 |
이건 굳이 말로 표현 안해도 영화 전체가 명장면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지만, 굳이 꼽는다면 역시 고속도로 추격씬에서 본 크러셔와 옵티머스의 한판대결이 시작되려는 바로 그 순간이라 볼 수 있겠다. 거대한 로봇이 자동차들 사이에서 충돌하는 그 장면의 경이적인 특수효과는 지금껏 나온 영화들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박진감을 선사한다.
9.화려한 휴가 |
생각만큼의 이슈화가 되지는 못했지만 2007년 한해 국내 영화 관객동원 2위를 기록한 저력을 과시했다. 쟁쟁한 출연진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건 뜻밖에도 이요원이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기 위해 방아쇠를 당겼지만 죽어가는 군인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간호사의 모습으로 돌아가 흐느끼는 씨퀀스는 단연 압권이었다.
10.만남의 광장 |
영화 자체는 대단한 것이 아닐지라도 류승범의 캐릭터만큼은 여전히 빛을 발했다. 임창정, 박진희, 임현식 등 유명 배우들이 득실거리는 이 작품에서 류승범은 유일하게 독백과 원맨쇼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맡았다. 응가하다가 (진짜)지뢰를 밟고 몇날 며칠을 초췌하게 앉아있는 그의 모습에서 박장대소하지 않을 관객들이 어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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