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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마이클 베이의 첫 실패작

페니웨이™ 2007. 8. 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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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트랜스포머] 개봉 이전에 쓰여진 리뷰이므로 [트랜스포머]에 대한 언급은 없음을 알립니다



1990년대에 들어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감독을 손꼽으라면 필자는 주저없이 마이클 베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쁜 녀석들]이라는 영화로 처음 헐리우드 영화에 도전하게 되는데 당시로선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만을 기용, 오로지 현란한 화면과 빠른 템포의 편집으로 2시간을 가득 채워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30초의 미학'이라고 불리는 CF감독의 경력을 가진 마이클 베이는 바로 자신의 재능을 영화와 접목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 영리한 감독이다. 물론 CF감독출신의 영화감독은 많다. 리들리 스콧과 토니 스콧 형제, 데이빗 핀처 등도 모두 CF감독을 거쳐 성공적으로 헐리우드 주류 영화계에 안착한 케이스다. 이들도 자신의 작품들에서 이같이 CF적인 감각을 십분활용하긴 했어도 마이클 베이처럼 순도 100%의 철저한 오락영화로 승부를 걸지는 않았다.

ⓒ 2007 Sony Pictures Digital Inc. All Rights Reserved.

마이클 베이의 처녀작 [나쁜 녀석들]


[나쁜 녀석들]의 깜짝 대히트로 마이클 베이는 차기작 [더 록]을 찍게 되는데, 이 작품이야말로 액션영화의 바이블이라고 불릴 만한 대성공작이었다. 이후 [아마게돈],[진주만],[나쁜 녀석들 2]등으로 흥행불패의 경력을 유지한다. 다만 평론만큼은 그의 작품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은 반응들을 보였었는데, 그가 감독한 일련의 작품들은 포장은 요란하지만 내용물은 없는 것으로 취급받았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아마게돈]과 [진주만]등을 통해 드라마적 구성에 있어서 어느정도 신경을 쓰는 듯 했으나, 평단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 작품성은 어쨌거나 오락성 하나만큼은 보장하는 그가 다시 손을 댄 작품이 [나쁜 녀석들 2]였지만, 성공적인 흥행성적과는 별개로 오락영화로서의 가치마저도 의심받는 혹평일색의 반응만 쏟아졌을 뿐이다. (실제로 시체마저도 유머의 소도구로 이용하려는 그의 불쾌한 유머감각에 필자도 실망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심각한 소재와 상업적 영화의 만남, [아일랜드]


이런 좋지 않은 평단을 반응을 딛고 다시 도전한 것이 바로 [아일랜드]라는 영화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작업하지 않은 첫 작품임과 동시에 사회성있고 보다 심각한 소재를 택한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블록버스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완 맥그리거 ([스타워즈]의 프리퀄은 예외로 치자)나 스칼렛 요한슨 같은 다소 파격적인 캐스팅을 시도했으며, 그의 첫 SF영화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변신을 도모한 이번 작품은 그러나 흥행면에 있어서 예상을 깨고 첫 주말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나았다. 흥행불패의 신화가 드디어 깨진 것이다. 물론 이는 참패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어정쩡한 수준이기는 하나, 적어도 마이클 베이의 경력을 비추어 보건데 썩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으리라 본다. 해외 수입으로 적자를 만회할 것은 확실하지만 안방인 미국내의 흥행이 저조했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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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일랜드]는 무엇이 달라졌고, 또 무엇이 변하지 않았던 것일까? 의외로 [아일랜드]는 영화초반부터 풍부한 디테일을 제공해 준다. 미래사회의 생활상을 링컨 6-에코 (이완 맥그리거 분)의 일거수 일투족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객과 동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정체성과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유토피아에 대한 의문점을 끊임없이 증폭시키는 가운데 영화는 서서히 미스테리적인 성향을 띈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역시..많은 것을 기대했어도 영화에서 건질만한건 박력만점의 추적씬뿐이다


중반부에 이르러 의혹이 증폭될 즈음 드디어 영화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쫓고 쫓기는 맹렬한 추격전, 현란한 편집과 카 체이싱, 폭발 등 정신없이 터지고 지나가는 화면이 영락없는 '마이클 베이'식 인증 액션영화인 것이다. 특히 영화의 백미라고 불릴 만한 고속도로 추적씬은 굉장한 박력을 선사하는데, 이는 실제로도 자동자 매니아인 마이클 베이의 열정이 묻어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치빠른 관객들은 알아챌 것이다. 의외로 [아일랜드]엔 액션씬의 비중이 낮다는 것을...

그러나 복제인간들의 정체성 회복과 인권의 획득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마이클 베이식의 화려함에 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다. 결국은 오락영화로서의 기능밖에 갖지 못한 이 작품에 대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 왠지모르게 필립 K. 딕의 냄새가 나는 걸 느낀 관객이라면 마이클 베이의 [블레이드 러너]를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런 블록버스터급의 상업성 작품에 모처럼 신선한 시도를 했던건 좋았으나 아직까지 마이클 베이는 기존의 작품적인 성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을 뿐이다. 그가 [아일랜드]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건 [더 록]이후 간만에 조금은 호의적이 된 평론가들의 반쪽짜리 호평과 처음으로 맛본 흥행실패라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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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의 향후 작품세계에 또다른 기대를 건다


이번 [아일랜드]의 실패는 마이클 베이의 차기작 결정에 많은 영향을 줄것으로 추측된다. [진주만] 이후 그가 [나쁜 녀석들 2]로 돌아간 것을 생각하면 그가 다시 [나쁜 녀석들] 류의오락영화로 돌아갈 가능성도 시사한다. 어쩌면 관객들은 그걸 바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실패하는것보단 검증된 방향으로 계속 나가는 것이 유리할테니 말이다. 그러나 필자 개인으로서는 또다시 마이클 베이가 [나쁜 녀석들 2]에서의 불쾌함을 반복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오히려 다시 돌아갈 거라면 [더 록]으로 가길 바란다. 적어도 그 작품만은 상업영화의 마스터피스로 남아있으니 말이다.


* [아일랜드]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관련 스틸: 나쁜녀석들2 (ⓒ 2007 Sony Pictures Digital Inc.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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