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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 - 정조 암살설의 진실

페니웨이™ 2007. 8. 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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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지막 왕조 조선은 18C 영-정조대에 이르러, 신권 중심의 사상을 지닌 노론과 왕권 중심의 사상을 지닌 남인들로 대립하게 되었다. 영조는 집권 세력인 노론에 의해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정책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는 이 약점을 타개하고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왕권을 강화시키려 했다. 그러나 집권 세력인 노론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사도세자를 광인으로 몰아 영조로 하여금 뒤주에 갇혀 죽게 된다.

한편 영조의 뒤를 이어 왕좌에 오르게 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는 끊임없는 노론의 반대 속에서도,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재야 남인 세력과 함께 강력한 왕권 강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한때 서점가에 베스트 셀러로 떠오른 특별한 책이 하나 있었다. '조선 왕 독살사건'. 독살이라는 제목이 좀 자극적이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인종, 선조, 소현세자, 효종, 정조, 고종에 이르기까지 독살에 의한 암살이라는 의문이 제기된 조선 왕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왕들이 갑자기 죽게되었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조명함으로 독살설에 대한 설득력을 제시하는 구성이 돋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조선 왕 독살사건 1 - 10점
이덕일 지음/다산초당(다산북스)


역사속 미스테리를 음미할 수 있는 책. '조선 왕 독살사건'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조선시대 마지막 개혁군주로 알려진 정조의 경우는 그가 보여준 중립적 내각의 구성과 과감한 개혁정책이 빛을 채 발하기도 전에 정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끝나지만 않았더라면 기득권층의 수구정치로 인해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버린 조선의 역사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다소 무리한 추리도 가능케 한다.

ⓒ 대림영상 All Rights Reserved.

영원한 미스테리 속으로 사라진 정조의 죽음


1993년 발표된 이인화의 소설 [영원한 제국]은 바로 이러한 정조의 죽음을 조명한 독특한 역사 미스테리 소설이다. 마치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중세의 사회적 배경을 한 수도원의 살인사건으로 함축시켜 냈듯이, [영원한 제국]역시 노론과 남인세력의 정치적 암투를 왕의 죽음이라는 소재와 버무려 잘 소화해 냈다. 영화적 소재로 쓰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인지라 이 작품은 2년뒤 박종화 감독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영원한 제국 (개정판) - 10점
이인화 지음/세계사


이인화 원작소설 '영원한 제국'. 꼭 한번 읽어보시길...


정치적 이념대립이 치열하던 1800년 새벽, 정조의 명을 받아 서고를 정리하던 장종오가 시체로 발견된다. 장종오의 죽음을 처음 접한 이인몽(조재현 분)은 형조참의 정약용(김명곤 분)을 찾아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한편, 이 사건이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이 기록된 '금등지사'라는 책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된 순간, 노론의 총수인 심환지 (최종원 분)와 그의 추종세력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결국 '금등지사'에 도달하게 된 이인몽의 앞에 자객이 나타나게 되는데...

ⓒ 대림영상 All Rights Reserved.

하루밤 사이에 벌어진 살인사건. 정조와 남인, 노론의 발빠른 움직임


[영원한 제국]은 단 하루만에 일어나는 왕궁의 암투를 매우 긴박하게 전달해야 함에도 연출력의 한계를 여실이 드러내고 만 아쉬운 작품이다. 소설의 절반만이라도 따라 주었다면 그야말로 대작이 될 수 있을법한 작품이었는데도 말이다.

반면 [영원한 제국]에는 꽤 지명도 높은 스탭과 배우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주인공 이인몽 역의 조재현과 탐정역의 정약용을 연기한 김명곤, 그리고 [타짜]로 인기정상을 달리는 김혜수가 이인몽의 전처로 나오며 심환지 역의 최종원이나 정조역의 안성기 등 그야말로 막강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감독이 각본을 담당했으며 한국영화계의 거목 유현목이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 대림영상 All Rights Reserved.

지금봐도 캐스팅하나는 지존급이다


비록 흥행에서는 실패했으나 [영원한 제국]은 1995년 대종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한 8개부분을 석권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위상이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대종상의 위치를 생각하면 대략 안쓰럽지만 당시에 평단이 보여준 호의적인 반응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의외다.

얼마전 동성애 코드를 가미한 사극 [왕의 남자]나 남녀상열지사를 소재로 한 [음란서생]등 사극의 소재가 점차 다양화되어 가고 있으나 살인사건, 그것도 왕의 의문스런 죽음을 둘러싼 왕살의 암투를 그린 소재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원한 제국]은 영화내적인 가치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언젠가.. 그것이 가능할련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제대로 된 작품으로서 다시한번 리메이크 되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다.


* [영원한 제국]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대림영상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조: 영원한 제국(ⓒ 세계사 All Rights Reserved.), 조선왕 독살사건(ⓒ 다산초당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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