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인간이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힘을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까? 코미디 전문 감독 톰 셰디악이 오랜 콤비인 짐 캐리와 작업한 [브루스 올마이티]는 바로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영화다. 인간이란 존재가 신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임을 유쾌한 시각으로 파해친 이 작품은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배우 짐 캐리의 건재함을 알림과 동시에 톰 셰디악의 연출력을 한층 빛내준 영화가 되었다.
ⓒ 2002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그런데 [브루스 올마이티]를 보면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물론 필자뿐일 수도 있지만) 짐 캐리가 등장하는 부분이 아니었다! (물론 등장은 한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배꼽잡고 웃은 장면은 다름아닌 뉴스엥커 에반(스티브 카렐 분)이 진행하는 뉴스씬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포복절도할 코믹씬 덕분인지 스티브 카렐은 얼마 안있어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로 단독 주연을 맡았으며, 짐 캐리를 밀어내고 [브루스 올마이티]의 속편 [에반 올마이티]의 타이틀롤로 올라섰다.
ⓒ 2007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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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올마이티]는 '전능해진 인간'이라는 전작의 테마를 약간 수정했다. 신(모건 프리먼 분)께서 지시한 '노아의 방주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고전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주 골자지만 여기에 가족애와 인내, 믿음이란 주제를 가미하고, 더불어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일은 작은 배려의 실천이라는 아주 원론적인 교훈을 제시한다. 이렇게 다소 식상한 헐리우드 가족영화의 전형적인 내용을 이것저것 버무린 점은 이미 기발한 소재로 다가선 [브루스 올마이티]에 비해 확실히 약해보인다.
따라서 [에반 올마이티]는 이러한 약점을 보안하고자 코미디 영화사상 최고의 물량을 투여해서 이를 극복하고자 했는데,각종 동물들이 짝을 지어 몰려드는 장면이나 실제로 홍수가 발생해 방주가 떠내려가는 5분가량의 하이라이트는 극장의 대화면으로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블록버스터가 아닌 코미디 영화라는 측면에서 볼때 웃음의 강도가 전편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기대했던 스티브 카렐의 개인기도 기대 이하라고 생각한 건 필자뿐이었을까.
ⓒ 2007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타이틀 [에반 올마이티]와는 달리 주인공 에반 벡스터는 전혀 '전능한 힘'을 갖지 못한 인물이며, 단지 그가 인간의 한계내에서 착실히 이뤄낸 성과를 통해 신의 목적에 일부분을 달성한다는 지극히 모범적인 스토리 구조는 이 영화가 가진 플롯이 얼마나 밋밋한 것인가를 드러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서에서 가장 드라마틱 한 사건 중 하나인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나 특히 어린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은 가족모두와 함께 관람할 만한 기회를 갖는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본다. 적어도 그 어떤 코미디에서도 보지 못한 '스펙타클'을 경험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일테니 말이다.
* [에반 올마이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Universal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관련 스틸: 브루스 올마이티(ⓒ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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