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ㄷ

뎀 - 예고편의 강렬한 낚시질에 속다

페니웨이™ 2007. 8. 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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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문에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2002년 10월 7일. 루마니아의 스나고브 지역에서 모녀로 추정되는 여자 사체 2구와 심하게 파손되어 있는 차량 한 대가 발견되었다. 중년의 여인은 날카로운 흉기로 살해당한 것으로 딸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사건 당일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범인의 지문이나 발자국은 모두 씻겨 내려가 어떤 흔적도 발견된 것이 없었다.

2002년 10월 12일. 두 모녀의 사체가 발견 된 숲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마을 지하 수로에서 젊은 두 남녀의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그들은 인근 숲 속 저택에서 살고 있는 젊은 연인들로 밝혀졌다. 경찰은 비슷한 장소에서 일어난 두 사건을 동일범의 소행으로 판단, 이후 집요한 수사 끝에 범인을 잡았다.

그리고... '그들'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2002년 전 유럽은 혼란에 빠졌고, 그 해 10월은 루마니아에서 잊을 수 없고, 잊혀지지도 않는 가장 충격적인 달로 기록되었다.. -


그러니까.. 작년 여름 (2006) 필자에게 있어서 최대 기대작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뎀]이라는 영화였다. 숨막히는 전개로 관객을 사로잡는 예고편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실화라는 특징과 루마니아라는 다소 생소한 공간배경, 또한 76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 이 모든 것이 [뎀]이란 작품에 대해 미스테리한 기대치를 키웠다. 2006년도 영화들 중 가장 스포일러를 경계해야할 작품으로 분류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Studio Canal. All rights reserved.


[뎀]과 관련된 일체의 기사나 리뷰, 심지어는 극장용 선전물도 일체 보지 않았다. 이 작품만큼은 온전히 충격전인 반전의 묘미에 푹 빠지고 싶은 욕구가 솟아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반전 스릴러 영화 매니아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채 [뎀]이 조용히 개봉을 했다. 그러나! 필자는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왜?

"모든 것은 '놀이'에서 시작됐다"는 국내 홍보사의 문구가 바로 스포일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런 영화의 반전은 범인의 의외성이 되어야 할 터. 따라서 영화는 그만큼 관객을 충격에 몰아넣기 위해 범인으로 보이게 만드는 다양한 인물설정을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일 것이다. 그러나 [뎀]은 달랐다. 러닝타임 76분이 암시하듯이, 이 영화는 다양한 인물을 설정할만큼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렇다면 [뎀]이 단순한 슬레셔 무비가 아닌 다음에야 분명 영화에 등장한 누군가를 지목할 수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뎀]에는 주인공 남녀외엔 별다른 등장인물도 없다. 그야말로 빈곤한 캐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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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답은 이미 나와있는 셈이다. 특히 영화의 제목인 [뎀 (그들)]에서 유추해 낼 수 있듯이 다수가 범인인 그들은 더더욱 "그들"일 수밖에 없다고 관객은 추리하게 된다. 바로 영화 초반에 "그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감독이 관객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는 웬만한 일반 관객들에게는 먹혔을런지 몰라도 이같은 반전 스릴러를 즐기는 매니아들 사이에선 벌써 영화 초반에 간파 당하지 않았을까? 설마..가 사실로 밝혀지는 순간 충격인 경우도 있겠으나 [뎀]의 경우는 '이게 뭐야. 진짜 그들이 범인이었어?' 정도가 고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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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 말로 최고의 낚시장면이었다! 포스터의 이 장면에 속은 필자.. 허탈했다.


결국 필자에게 2006년 최대의 기대작 이었던 [뎀]은 예고편에 낚인 최고의 낚시가 되고 말았다. 짧은 76분마저도 지루하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물론 이 영화가 모두 실화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충격이라면 충격이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일뿐 영화의 소재로 쓰이기엔 많이 부족하다. [쏘우]나 [유주얼 서스팩트]급의 초강력 반전을 경험한 관객을 상대로 이정도의 결말은 너무 약하다. 오히려 이 작품은 추적 60분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일회성 다큐멘터리로 다룰때 더 빛을 볼 만한 스토리다.

그러나 [뎀]에게서 장점을 찾으라 한다면 여주인공 올리비아 보나미의 미모, 그리고 꽤나 소름끼치는 음량효과를 들 수 있다. "끼이이이익"하면서 무엇인가 감아들어가는 '그 물건(?)'의 소음은 영화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이는 아주 훌륭한 장치다. 이같은 참신한 영화적 소품이 많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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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무시무시했던건 바로 이 장면이 아닐까


어찌되었건 사건 자체의 충격보다 영화로서의 작품성을 논할 때 [뎀]은 무척 지루해져 버린 공포 스릴러다. 무시무시한 반전이나, 끔찍한 고어 장면 등을 기대했던 분들이라면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0으로 낮추고 보시길..

* [뎀]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Studio Canal.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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