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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비 - G1 시대로의 바람직한 회귀

페니웨이™ 2018. 12.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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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블비]는 관객들의 멘탈을 저 멀리 사이버트론으로 날려버린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이후 1년만에 재등판하는 트랜스포머 무비입니다. 그동안 시리즈를 책임진 이라 쓰고 망친이라 읽는다 마이클 베이가 (드디어!) 연출에서 빠지고 트래비스 나이트를 감독으로 앉힌 첫 번째 영화이지요.

영화는 프리퀄 내지는 [트랜스포머]의 스핀오프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부 시사회를 거치며 작품이 생각보다 잘 빠진 것인지, 이를 기점으로 [트랜스포머]를 리부트한다는 뜬금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죠. 사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제작진은 이미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범블비]를 기존 [트랜스포머]와는 그냥 ‘다른 작품’으로 치부하거나, 혹은 잘 되었을 경우 ‘리부트’하는 방향으로 가거나, 아니면 [트랜스포머] 1편의 느슨한 프리퀄 쯤으로 연결시켜 버리는 거죠.

어찌되었건 트래비스 나이트의 [범블비]는 생각보다 잘 빠진 작품입니다. 우선 이 작품의 배경은 1980년대에요. 이 것이 시사하는 바는 처음 [트랜스포머]가 북미지역에서 활개를 치던 바로 그 시절이라는 것. 다시 말해 통칭 ‘G1’으로 통하는 [트랜스포머] 본래의 모습에 근접하게 만들어졌다는 얘깁니다. 이야기도, 로봇의 디자인도, 등장인물도 모두 80년대식 스타일에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서사는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1편을 경량화시킨 느낌입니다. 재탕이긴 해도, 이게 맞는 거죠. 그간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는 너무 나갔어요. (아서왕과 트랜스포머라니요!) 영화는 좀 더 단순하게,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그 세대의 유년기에 맞추어 간결하게 다이어트를 시켰습니다. 당연히 논리적인 허점도 있고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보는 주 관람층의 관점에서 보면 꽤 근사합니다.

ⓒ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사실, 딱히 플롯이 허술하지도 않아요. 감독이 애니메이션 전문인 덕분인지 사건의 전개나 떡밥의 회수도 적절한 편입니다. 범블비가 선발대로 오게 된 경위나 섹터 7의 시작 등등 프리퀄에 걸맞는 요소들이 잘 선정되어 있죠. 너무 많은 등장인물을 넣지 않아 산만하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는데, 제목처럼 범블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등장하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수가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액션씬에서의 타격감은 [트랜스포머] 영화 중에서도 단연 최고입니다. 피아 식별도 제대로 되지 않는 쇳덩어리들이 엉켜있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는 달리, [범블비]는 확실한 타격감과 액션 안무를 선보입니다. 로봇물로서는 굉장한 매력인 셈이죠.

인간 캐릭터도 괜찮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찰리 역의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역시나 재능이 많은 배우로서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존 시나는 딱 직관적인 군인 역할입니다. 그가 담당하는 유머도 꽤 존 시나 스럽구요.

리부트라면 리부트대로, 프리퀄이라면 프리퀄대로 성공적입니다. 이미 피로감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리즈물에 다시 시동을 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이만하면 순탄한 출발 같군요. 애니메이션 감독을 선임한 건 뛰어난 판단이었습니다.

P.S:

1. 최근 헐리우드의 PC 경향 때문인지, 소년에서 소녀로 주인공이 바뀐 점이 눈에 띕니다. 게다가 디셉티콘의 메인 빌런 중 하나는 분명히 여성이고요. (안젤라 비셋이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오히려 남자 캐릭터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칩니다. 로맨스에 목말라 하면서 치고 나가지도 못하는 수동적인 캐릭터죠. 범블비 역시 소년보다는 소녀적인 취향에 가깝습니다. 귀욤 귀욤~

2. 그러나 역시 남자라면 옵티머스! 피터 쿨렌의 목소리는 여전하시고, 잠깐이지만 옵티머스의 존재감은 역시나 대단합니다.

3. 솔직히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마이클 베이의 쓸데없는 성인 유머 덕분에 기존 [트랜스포머]는 아이들과 관람하기가 껄끄러웠지만 이 영화만큼은 그런거 없이 매우 순수(?)합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국내에선 더빙판 상영이 없다는 거. 아들이랑 봤으면 진짜 끝장일텐데요..

4.확실히 중국 묻었던 걸 털어버리니 영화의 때깔이 한 층 살아나는 건 느낌일 뿐이겠죠?

5. 뇌내망상이긴 하지만 우리 [철인 캉타우]로 이런 거 하나 만들어 봤음 소원이 없겠습니다. 말많고 진척도 없는 태권브이 실사판 말고 아예 깔끔하게 캉타우 실사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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