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가 개봉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흥미로웠던건 추억의 게임 속 캐릭터인 ‘바람돌이 소닉’이나 ‘팩맨’, ‘스트리트 파이터’의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었는데요, 친숙한 게임 속 주인공들의 출연 덕분에 [주먹왕 랄프]는 [라푼젤]을 제치고 역대 디즈니 오프닝 스코어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도 꽤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 시간에는 게임을 영화화한 몇몇 작품들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게임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닌텐도사의 베스트셀러인 ‘슈퍼 마리오’를 영화화한 [슈퍼 마리오]로서 1993년 영화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작 중 하나로 손꼽히던 작품이었습니다. 헐리우드 일류급 스탭과 네임드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영화가 개봉되었을땐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죠. 원작 게임과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에 무성의한 배우들의 연기, 어설픈 특수효과 등 뭐하나 건질것이 없는 망작으로 기억되게 됩니다.
다음으로 게임원작 영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이지요. 1990년대 초 대전게임이라는 장르의 부흥을 선도한 슈퍼 히트작인만큼 이 게임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한두편이 아니었는데요, 대표적인 작품으로 장 클로드 반담이 주연한 헐리우드 작품 [스트리트 파이터]를 비롯해, 홍콩의 유명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스트리트 파이팅], 몇 년전 헐리우드에서 다시 한번 도전한 [스트리트 파이터: 춘 리의 전설]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건 이 게임을 소재로 만든 최초의 영화는 바로 한국산이었다는 것. [스트리트 파이터: 가두쟁패전]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초저예산으로 만든 비디오용 영화로 극악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희대의 괴작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게임만을 전문으로 영화화하는 감독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바로 우웨 볼이라는 독일출신의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세가사의 인기 건슈팅게임을 영화화한 [하우스 오브 데드]로 원작팬들의 분노를 한방에 샀던 그는 [어둠속에 나홀로], [블러드레인], [포스탈], [던전시즈: 왕의 이름으로], [파 크라이] 등 정말 주옥 같은 괴작들을 연달아 내놓으며 제작비를 시원하게 말아먹는 유명인사가 되었지요. 우웨 볼의 영화 중 한편만 봐도 게임의 영화화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구나를 단번에 느끼게 됩니다.
한편 이런 실패작들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 레이더] 시리즈는 동명의 인기 어드벤처 게임의 주인공 라라 크로포트들 주인공으로 한 액션물로서 비록 영화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으나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이유로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안젤리나 졸리는 여전사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며 헐리우의 몇 안되는 액션 여배우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지요.
또한 크리스토퍼 강스 감독의 [사일런트 힐]은 코나미사의 호러 어드벤처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것으로 평소 게임의 열렬한 팬이었던 감독답게 원작 게임의 스산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매우 잘 녹여낸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얼마전에는 감독은 바뀌었지만 이 영화의 속편이 미국에서 개봉되기도 했었죠,
현재 5편까지 만들어진 [레지던트 이블]은 게임원작 영화 중에서도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일 겁니다. 캡콤사의 인기 시리즈물 ‘바이오 하자드’를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사람을 좀비화시키는 치명적 바이러스를 개발한 엄브렐라사와 이에 맞서는 S.T.A.R.S 요원들의 생존기를 그린 원작과는 달리 앨리스라는 여전사 캐릭터를 메인으로 등장시켰는데요, 밀라 요요비치의 액션연기가 제법 쓸만하고 킬링타임용 영화로 보기에는 무난하다는 입소문을 얻으며 10년이 넘게 장수 프렌차이즈화가 이뤄졌습니다.
그 외에도 [맥스페인], [페르시아의 왕자], [둠], [히트맨] 등 수많은 게임들이 영화로 만들어져 나왔습니다만 게임은 게임으로 끝내는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되는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앞으로도 [메탈기어 솔리드]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작품들이 제작될 것이라고 하니 그 영화들은 좀 더 나은 완성도룰 보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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