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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세계의 첩보기관

페니웨이™ 2012. 10. 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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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제이슨 본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본 레거시]가 개봉했었죠. 트레드 스톤이란 이름의 첩보부서는 CIA 산하의 비밀 조직으로 국내외 암살공작에 관련된 기관으로 묘사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설정일 뿐이지만 CIA나 그 밖의 첩보기관들은 현실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요. 이번 시간에는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세계의 첩보기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CIA

CIA는 1947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설립된 이래 동베를린에서의 지하 도청공작, 흐루시초프 연설문 사전 입수, 파나마 정권 전복 등 갖가지 세계 사건들에 깊숙히 개입해 미국 외교력의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CIA의 치부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요.

일례로 시드니 폴락 감독의 [코드네임 콘돌]을 보면 미국문학상협회로 위장한 CIA의 하부조직이 등장합니다. 이곳의 직원들은 단순히 정보수집을 위해 대중매체를 읽고 분석해 컴퓨터에 입력하는 사무직이지만 정보 은폐를 목적으로 파견된 CIA의 암살자에 의해 조직원들이 모두 제거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조셉 터너(로버트 레드포드 분)가 정부조직의 냉혹함을 폭로하게 되지요. 이 작품은 미국의 대외 첩보기관인 CIA의 실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바디 오브 라이즈], [리크루트], [굿 셰퍼드], [시리아나] 등 수많은 작품들에 CIA가 등장하고 있는데, 아마도 영화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첩보기관이 아닐까 싶네요.

영국 MI6와 MI5

먼저 영국 MI6의 정식명칭은 SIS(Security Intelligence Service)로서 영국의 대외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이지요. 냉전시대에는 미국 CIA, 소련 KGB와 함께 세계 3대 비밀정보기관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MI6 하면 이언 플레밍의 007 제임스 본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M국장의 명령을 받고 공식적으로 암살 허가를 받은 코드인 00넘버를 수여받은 첩보원들이 득실거릴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해외첩보활동 뿐만 아니라 경제정보나 마약 범죄, 조직 범죄 등의 색출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존 르 카레의 원작을 영화화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는 007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MI6를 다루고 있는데 조직내에 숨겨진 KGB 이중첩자를 색출해내는 건조한 느낌의 스릴러로 냉전시대 첩보극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한편 MI5라고 불리는 SS(Security Service)는 일명 ‘스코틀랜드 야드’라고도 불리는데 방첩 및 국가보안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영국내의 첩보활동을 담담하는 기관입니다.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제3의 사나이]나 로이드 은행 강도 사건을 영화화한 [뱅크잡] 등에서 MI5가 등장합니다.

소련 KGB

지금은 소련의 붕괴로 FIS로 조직이 개편되었습니다만 냉전시절에는 공포의 상징이자 서방세계에선 악의 축으로 묘사될만큼 막강한 국가기관이었지요. 1917년 러시아 혁명정부를 수립하고 반대세력의 처단과 진압을 목정으로 설립된 CHEKA가 그 전신으로서 후에 국가정치보안부 GPU, 통합국가보안부 OPGU 등으로 발전하다가 1954년 KGB와 GRU(소련군 참모본부 정보총국)로 양립됩니다. 특히 KGB는 국가 및 군사기밀을 보호하는 보안업무와 소련주재 서방국가 대사관에 대한 방첩 및 첩보수집 활동을 주 업무로 하여 당과 정부요인인 경호, 반대 세력의 색출 등을 병행했지요.

월터 힐 감독의 [레드 히트]에서는 자본주의의 극약인 마약 밀매업자를 체포하기 위해 미국으로 파견된 이반 당코 역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출연했는데, 이때 당코 형사는 KGB 소속의 요원으로서 냉전시기의 영화 치고는 KGB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이 조금 특이했던 작품이었지만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는 본드의 숙적으로 그려졌으며 얼마전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서도 나치에 이어 인디 박사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등 영원한 서방세계의 적으로 묘사될 것 같네요.

이스라엘 모사드

이스라엘 정보부에는 수상 직속으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모사드와 국내 방첩기관인 샤바크, 그리고 국방 정보부인 아만이 존재합니다. 이중에서 해외에서의 첩보 활동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모사드로서 1972년 뮌헨 올림픽의 선수단 납치 살해의 보복을 위해 검은 9월단의 테러조직원들을 차례로 암살했던 것으로도 유명하죠.

바로 이 사건을 그린 작품이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이며, [어싸인먼트]에서는 전설적인 테러리스트 자칼을 잡기 위한 CIA와 모사드의 공동작전을 다뤘고, 얼마전 개봉한 [언피니시드]는 나치 전범을 추적하는 최정예 모사드 요원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습니다.

프랑스 DST와 DGSE

프랑스는 국내 보안 정보업무를 관장하는 내무성 산하의 DST와 국외 정보 및 방첩업무를 담당하는 국무성 산하의 DGSE가 있습니다. DGSE는 1942년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할 무렵 프랑스 정부가 조국해방을 위한 레지스탕스와 지하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렀고, DST는 독일에서 해방된 이후에 재건된 기구입니다.

DST가 등장하는 영화로는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가 참고한 것으로 유명한 [마이 뉴 파트너]인데요,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이 바로 DST의 형사로 설정되어 있지요. 한편 DGSE의 활약을 다룬 영화는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 부부가 주연을 맡은 [스파이 바운드]가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그러면 한국에는 어떤 첩보기관이 있을가요? 과거 중앙정보원이나 안기부, 그리고 현재는 국가정보원이라는 기관이 그 대표적인데 과거 군부시절의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인지 아니면 첩보영화라는 장르의 희소성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관을 그리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극장가에서 국가정보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이 개봉되고 있는데요, 강제규 감독의 [쉬리]를 시작으로 장훈 감독의 [의형제]에서는 남북 대치상황의 최전선에 놓인 국정원 요원들을 묘사했고, 신태라 감독의 [7급 공무원]에서는 국가정보원 요원들의 이야기를 보다 코믹하게 그렸었죠. 앞으로 개봉을 앞둔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과 일본영화 [외사경찰]에서도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첩보물이 나와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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