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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스파이더맨 이야기

페니웨이™ 2012. 6. 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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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다크 나이드 라이즈]와 더불어 2012년 ‘슈퍼히어로 빅3’를 겨루게 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미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을 통해 국내팬들에게도 익숙해진 캐릭터이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설정과 주연배우들을 모두 갈아 엎어버린 일종의 리부트로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요. 이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개봉 즈음에 맞춰 ‘스파이더맨’의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파이더맨’이 정식으로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1962년 입니다. 물론 영화가 아닌 만화를 통해서였죠. 히어로물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는 스탠 리는 학교에서 지지리도 인기없는 한 소년이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다는 틴에이저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킵니다.

 

'스파이더맨' 1화가 연재된 어메이징 판타지 15호.ⓒ Marvel Comics. All Rights Reserved.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스파이더맨’은 드디어 실사화를 눈앞에 두게 되는데요, 가장 먼저 실사화된 작품은 1977년의 TV시리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었습니다. 이번에 개봉하는 극장판의 제목과도 같지요? 콜럼비아 TV 네트워크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MBC를 통해 방영되었는데요, 미국 본토에서는 원작처럼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합니다.

ⓒ Charles Fries Productions/ CBS. All Rights Reserved.

그도 그럴것이 ‘스파이더맨’의 원작은 그 어떤 히어로물보다도 구현하기 힘든 장면들을 연출해야만 했는데 도심의 빌딩숲을 이리저리 날아다닌다거나 건물을 수직으로 기어오르는 것 같은 동작들을 표현한다는게 당시의 특수효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죠. 게다가 동시기 TV를 통해 방영된 또 한편의 슈퍼히어로물 [인크레더블 헐크 (국내명: 두 얼굴의 사나이)]가 워낙 큰 인기를 얻은 터여서 결국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실패작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첫 번째 실사화가 실패한지 1년 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실사판 ‘스파이더맨’은 놀랍게도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였습니다. 사실 잘 알려진 ‘스파이더맨’ 만화는 스탠 리의 작품이지만 일본에서는 이케가미 료이치가 그린 일본판 ‘스파이더맨’이 1970년부터 연재되고 있었거든요. 마블측과의 정식계약을 통해 출간된 이 번안본은 스탠 리의 원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어두운 작품이었습니다.

이케가미 료이치의 '스파이더맨' 코믹스. ⓒ MF Comics/ 池上遼一 All Rights Reserved.

1978년에 토에이 사를 통해 완성된 일본판 [스파이더맨]은 우주 고고학 연구소에 근무하는 야시마로 박사의 아들 타쿠야가 주인공으로서 연구자료를 노리는 외계인 악당 철십자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악에 맞서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주인공 타쿠야는 철십자단에 고향별을 빼앗긴 스파이더별의 왕자에게 거미능력이 함축된 백신을 투여받아 슈퍼히어로로 거듭나게 됩니다.

특수효과 기술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일본판 [스파이더맨]이 미국판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건 그간 다양한 특촬 전대물을 통해 기술적 노하우를 습득한 토에이 스탭들의 노력 덕분에 보다 자연스러운 특수촬영이 이루어 졌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이 작품에서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레오팔든’이라는 거대로봇이 등장해 미국판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 Marvel Comic Group/東映 All rights reserved.

한편 [스파이더맨]의 영화판을 시도하려는 노력은 헐리우드에서 끊임없이 시도되어 왔습니다. 1980년대에는 B급 영화계의 대부 로저 코만이나 중소 영화사인 캐논 픽쳐스의 메너헴 골란 등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지요. 언급한 제작자의 성향에서 알 수 있듯 극장판 [스파이더맨]은 그다지 높은 제작비가 책정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이런저런 싸구려틱한 느낌의 각본이 오고갔지만 여전히 [스파이더맨]의 실사화에는 제작비가 걸림돌이 되었고 그렇게 시간만 보낸 채 판권은 만료되어 캐롤코 픽쳐스로 넘어갔고 이때 감독으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 바로 제임스 카메론이었지요.

원래부터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으로 내정된 순간 [스파이더맨]은 순식간에 대형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미 [터미네이터 2]로 엄청난 성공을 맛본 캐롤코 픽쳐스는 제임스 카메론의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고, 카메론 역시 열정적으로 영화화를 위한 기본 설정집을 작성하는 등 당장이라도 이 꿈의 프로젝트가 실현될 듯 보였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임스 카메론의 원대한 꿈은 판권분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수년을 허비하게 되었고, 결국 지칠대로 지친 그는 [스파이더맨]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게 됩니다. 그리고 판권 정리의 끝자락에서 [스파이더맨]의 권리를 갖게 된 소니픽쳐스는 카메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팀 버튼, 론 하워드 등의 여러 감독들을 저울질 하던 끝에 [다크맨]으로 새로운 히어로물의 가능성을 보여준 샘 레이미에게 메가폰을 쥐어줍니다.

샘 레이미의 [다크맨]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당시 스타급의 배우는 아니었지만 피터 파커 역을 맡은 토비 맥과이어의 완벽한 연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력, 그리고 20여년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화려한 특수효과 등 [스파이더맨]은 기다림의 끝에선 원작의 잠재력을 모두 발산한 초특급 오락물이 되었습니다.

ⓒ Columbia Pictures Industries, Inc. MARVEL, and all Marvel characters including the Spider-Man, Sandman and Venom characters™ & ⓒ Marvel Characters, Inc. All Rights Reserved.

그렇게 샘 레이미에 의해 탄생한 [스파이더맨]은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면서 [엑스맨]과 더불어 21세기의 슈퍼히어로 전성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을 쐈고, 이어서 개봉된 2,3편의 감독까지 연임하면서 완벽한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를 완성시키게 되지요. 비록 3편에 이르러서는 1,2편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긴 했습니다만 샘 레이미 버전의 [스파이더맨]은 이 계열에서는 큰 업적을 남긴 셈입니다.

한때 [스파이더맨]이 리부트 된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반발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제 마크 웹 감독이 선보이게 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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