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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내가 지킨다! 세계의 슈퍼히어로들

페니웨이™ 2012. 5. 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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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하면 가장 먼저 누가 떠오르십니까?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등등… 이제는 국내에서도 DC코믹스나 마블사의 슈퍼히어로는 친숙한 대중문화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이언맨처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히어로마저 그토록 유명해진 걸 보면 헐리우드 영화의 문화적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지요.

한편으로는 이러한 미국식 슈퍼히어로는 서부영화가 쏟아져나오던 미국 패권주의 시대의 총잡이들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얼핏보면 선과 악의 대결에서 절대선의 입장에 위치한 주인공들이지만 분명 이들은 미국국적을 가진 미국인이거든요. 그럼 이쯤에서 작은 고민이 생깁니다. 과연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드는 건 경찰국가를 자청하는 미국인들만의 특권인가? 하는 의문말입니다. 이제 이번 시간에는 미국 이외의 지역과 나라에서 활동하는 히어로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유럽으로 가봅시다. 정열적인 나라 스페인에도 슈퍼히어로가 있는데요, 1979년작 [슈퍼소닉맨]이 그 주인공인데요, 제목에서처럼 슈퍼맨을 베낀 이 작품의 주인공은 지구의 악당을 소탕하기위해 우주에서 보내 온 우주인으로 평상시엔 지구인 폴로 살아가다가 유사시엔 ‘슈퍼소닉맨’으로 변신해 지구정복을 꿈꾸는 닥터 걸릭의 음모를 분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워낙 저렴하게 만들어진 영화라서 보는 내내 웃음이 빵빵터지는데, 나름 헐리우드의 배테랑 배우 카메론 미첼이 악당 역을 맡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평상시엔 콧수염을 기른 신사에서 변신하면 콧수염이 사라지는 기이한 모습도 인상적이에요.

ⓒ Almena Films. All rights reserved.

유럽의 이탈리아는 그 어느 나라보다 B급 슈퍼히어로 영화를 많이 생산한 곳이기도 합니다. [퓨마맨] 역시 그런 히어로 영화중의 하나인데요, 아즈텍 전설에 의해 전승되어 오는 고대 황금마스크의 수호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황금마스크의 비밀을 밝혀내 세계를 정복하려는 대악당 코브리스(왜 악당은 세계정복따윌 꿈꾸는 걸까요?)와 엉겁결에 아즈텍 고위 성직자로부터 퓨마맨 전용 벨트를 선물받아 퓨마맨이 된 청년의 한판 승부가 아주 싸구려틱하게 표현되고 있지요. 이 히어로의 특기로는 하늘을 난다든가 (실은 공중에서 허우적대는…) 순간이동, 야간투시능력 등이 있습니다.

ⓒ ADM Films Department-DEANTIR. All rights reserved.

그럼 이제 아시아로 넘어가 보죠. 먼저 필리핀입니다. 필리핀 역시 의외로 많은 슈퍼히어로를 배출한 나라입니다. 물론 과반수가 미국산 히어로의 짝퉁입니다만 국민적으로는 이러한 히어로물을 꽤나 좋아하는 분위기인듯 합니다. 2006년작 [슈퍼노이피]는 돌연변이 히어로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과 유사한 작품인데요, 엄연히 원작만화가 있는 영화로서 과거에서 온 여전사가 미래를 구할 젊은 히어로들을 각성시켜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입니다.

[슈퍼노이피]는 총 6명의 히어로가 한 팀이 되어 활약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에 2ne1의 인기 멤버 산다라 박이 출연한다는 점이지요. 아직 국내에 데뷔하기 전 필리핀에서 연예인 활동을 할 시기에 촬영한 영화이지만 이런 제3세계의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국내배우를 볼 수 있다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일겁니다.

ⓒ Regal Entertainment Inc. All Rights Reserved.

필리핀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슈퍼히어로는 바로 ‘다르나’입니다. 사실상 DC코믹스의 ‘원더우먼’을 벤치마킹한 여성 캐릭터입니다만 1950년에 연재를 시작한 유서깊은 슈퍼히어로로서 필리핀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지요. 1951년에 최초로 [다르나] 영화가 만들어졌고, 이후 TV드라마와 극장판 영화가 20여편에 이를 만큼 많은 시리즈물을 배출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필리핀 뿐만이 아니라 동남아 일대에서도 꽤 인지도가 높은 히어로여서 그런지 이웃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다르나’를 자국식으로 변형시킨 [다르나 아자이브]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이토록 인기있는 슈퍼히어로가 있다는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 GMA. All rights reserved.

헐리웃에 필적할만한 세계 최대의 영화생산국 인도의 경우는 [인도 슈퍼맨]과 같은 짝퉁 영화들이 많지만 요 몇 년사이 급격한 인도영화의 성장으로 인해 독자적인 슈퍼히어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크리쉬]라는 영화는 발리우드 영화 특유의 경쾌함이 들어간 작품인데요, 주인공인 크리쉬가 악당인 아리야 박사에게 붙잡힌 아버지를 구한다는 심플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춤과 노래, 맛살라 군무장면까지 소화해내는 슈퍼히어로라는 점에서 독특한 캐릭터라 할 수 있지요. 인도내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해 현재 3부작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 Film Kraft.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으로 일본으로 가볼까요? 컨텐츠 강국답게 일본에서는 꽤 많은 슈퍼히어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가이 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여성 히어로물 [큐티하니], 역시나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캐산], 1950년대 TV 시리즈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월광가면], 그리고 일본 특촬물의 대표작이자 장수 프렌차이즈로 손꼽히는 [울트라맨], [가면 라이더] 등 일반 영화를 포함해 특촬, 전대물로 대표되는 이들 히어로들은 정말 무한하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슈퍼히어로를 소개하자면 바로 ‘황금박쥐’입니다. 황금박쥐는 사실상 일본 최초의 슈퍼히어로인 셈인데,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애니메이션판 이전의 원류를 따라가보면 1930년대 나가마츠 타케오의 그림연극 [검은박쥐]의 마지막편에 황금빛 히어로 황금박쥐가 등장하면서 부터입니다.

이 작품은 1947년대 후반 만화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대중미디어에 깊숙히 자리잡게 되는데, 마침내 1966년에는 사토 하지메 감독에 의해 극장판 영화로 선을 보이게 됩니다. 아틀란티스 대륙의 숨겨진 신전에서 발견된 괴이한 히어로 황금박쥐와 지구정복을 꾀하는 악의 화신 나조 일당의 대결을 그린 이 영화는 유치한 스토리와 조악한 분장 등 그리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진 못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히어로들의 외모와는 달리 해골모양의 얼굴과 ‘음훼헤헤’하는 기괴한 웃음을 선보이는 황금박쥐의 캐릭터는 무척 인상적인 것이었지요.

ⓒ Toei Company. All Right Reserved.

한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마블의 간판 히어로 ‘스파이더맨’의 일본 버전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1978년에 시작해 1년간 방영된 TV시리즈를 극장판으로까지 옮긴 이 작품은 악의 무리인 철십자단에게 아버지를 잃은 분노의 오토바이 레이서, 야마시로 타쿠야라는 청년이 거미의 능력이 함축된 백신을 맞고 스파이더맨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마블사와 일본의 토에이사가 정식 라이선스를 체결해 탄생한 작품으로 ‘레오팔든’이라는 거대로봇이 등장하는 등 마블 코믹스의 원작과는 또다른 일본식 스파이더맨만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 Marvel Comic Group/東映 All rights reserved.

어이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아직 소개할만한 슈퍼히어로가 많이 있습니다만 일단은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네요.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의 슈퍼히어로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지구를 지키는 영웅들이 많이 있다는 것. 그리고 오늘은 소개하지 못했지만 우리 나라에도 고유의 슈퍼히어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슈퍼히어로에 대해서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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