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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올 한해 극장가에서 접한 야구영화만 이것으로 네편째입니다.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  김상진 감독의 [투혼],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 [머니볼] 그리고 지금부터 소개할 [퍼펙트 게임]까지 의외로 많은 야구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국내에서 야구영화가 성공했던건 1986년작 [이장호의 외인구단]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 경우도 영화의 원작인 이현세 화백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후광을 입어서였지 영화적인 완성도가 그리 뛰어난 작품은 아니었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작품은 [슈퍼스타 감사용]이었는데, 평단의 평가도 그렇고 제작사에서 엄청나게 공을 들였지만 흥행에서는 참패하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이만하면 한국극장가에서 야구영화 징크스가 있다고 할만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퍼펙트 게임]의 개봉은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슈퍼스타 감사용]와 비슷하게 실존 프로팀의 선수들을 소재로 삼았고, 다루는 시대배경 또한 1980년대 군사정권의 그 시절이니까요. 다만 [슈퍼스타 감사용]이 루저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퍼펙트 게임]은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최동원과 선동열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나온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퍼펙트 게임]의 중심 이야기는 평생에 걸쳐 세 차례 마운드에서 만났던 최동원, 선동열의 숙명적인 라이벌전입니다. 그들은 국가대표시절 선후배 관계로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영화상에서는 꽤나 친근했던 사이로 묘사됩니다. 다만 최동원이 전설적인 에이스로서의 시대를 마감할 즈음에 떠오르는 에이스가 된 선동열의 위치 때문인지 야구선수로서의 두 사람은 다소 껄끄럽다고 할 수 있겠죠. 최동원은 예전같지 않은 몸상태로 인한 자괴감으로, 선동열은 자신이 롤모델로 삼았던 대선배에 대한 콤플렉스로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 밀리언 스토리 /다세포클럽/ 동아수출공사 /롯데엔터테인먼트. All rights reserved.


사실 이 두 사람의 개인적인 고뇌만을 깊게 다뤄도 영화는 충분히 할 이야기가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퍼펙트 게임]은 여기서 조금 더 오버하기 시작합니다. 가령 1980년대의 시대상을 다루기 위해 부산과 광주의 구태연한 지역감정을 끌어들이는 것이나, 정말 쓰잘데기 없는 여기자 캐릭터를 갖다 넣는다든지, 최동원의 스승 혹은 가상의 선수들을 만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곁다리로 집어넣는 등 말이죠.

그래서인지 초반부의 전개는 많이 산만합니다. 조금은 지루하기까지 하죠. 특히 여기자가 나오는 씬은 통째로 들어내도 이야기에 지장이 없을 만큼 불필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보다는 최동원과 선동열에게 좀 더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야기가 얼추 정리되면 영화는 흥미진진해집니다. 시합장면은 박진감이 넘치고 저 같이 경기결과를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던 관객이라면 두 사람의 시합이 어떤 결말로 가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집중하게 되지요.

하지만 결말의 선택은 그리 세련되지 못한 느낌이 있습니다. 너무 교훈적이고, 너무 신파적이에요. 그리고 너무 착하죠. 세상에 이렇게 착한 스포츠 영화의 결말은 난생 처음 봅니다. 그런면에서 저는 [록키]나 [슈퍼스타 감사용] 같은 결말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편입니다만 어쨌거나 결말은 역사적 사실이니 이미 나와있는 것이라 치더라도 그걸 화면에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오그라든다 이말이죠.

실존인물을 연기한 두 배우의 연기는 괜찮습니다. 양동근은 적당히 양동근스런 모습에 선동열을 덧입혔고, 조승우는 역시나 배역에 충실한 성실함을 보여줍니다. 감초 역할로 나온 조연배우들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롯데팀 감독으로 출연한 이도경은 간만에 빵터지는 연기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듭니다. 물론 너무나 상투적이라 맘에 안드는 배역들도 있습니다만.

이제 정리하겠습니다. [퍼펙트 게임]은 웰메이드급 스포츠 영화는 아닙니다. 여전히 스포츠 장르영화로서는 조금 허술한 면이 있고 이야기의 진행에 적지 않은 약점이 보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의 풍경을 꽤 디테일하게 구성했으며, 한국 프로야구의 도약기를 기억하는 올드팬들에게는 추억 마케팅면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결국 선택은 관객의 몫이겠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릴것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대개 이런 경우는 흥행에서 큰 성적으로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P.S:

1.이도경씨와 양동근은 같은 소속사인가요? 은근히 같이 출연하는 영화가 많군요.

2.거의 자학적인 수준으로 볼을 던지는 두 선수의 모습을 보는 내내 한국 프로야구, 아니 한국에서 스포츠를 하는 모든 운동선수들에 대한 선수 보호시스템의 부재를 연상시켜서 마음 한편이 씁쓸하더군요,

3.역시 저에게 있어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는 선동열도 최동원도 아닌 박철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 그러니까 선동열이 마운드를 장악할 시기에는 어찌된 일인지 야구에 대한 관심이 식어서 지금까지도 그리 큰 관심을 갖고 보지는 않았네요.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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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다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씀하신것처럼 왠지 모르게 씁쓸한 내용일것 같아요^^;
    그래두 롯데광팬으로써 기대되는 영화^^

    2011.12.21 09:28 신고
  2. 그린게이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국내 모구단에서 쫓겨난(?) 프로야구 선수가 '머니볼'을 보면서 선수들을 가격대비 효율성 높은 부속품으로만 취급하는 모습에 씁쓸했었다고 코멘트한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미국은 가능성과 기회를 봐주기라도 하지만 한국은 말씀주신 2번 처럼 내일은 없다 단지 오늘의 승패만 있을 뿐이라는 방식으로 운동들을 시키죠... 게다가 때리고 맞는 건 당연한 일이구여... 경비를 빌미로 한 돈 문제도 마찬가지구여...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씀주신 3번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예전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가 응원하는 팀이 해태에게 지고 있는데 선동열 선수가 마무리로 나오면 바로 티비를 끄고 소주를 마시던 모습이 급 떠오르네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011.12.21 10:35
  3. 단호한결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경기를 관객들에게 어필하는게 정말 쉽지 않을거라 생각하는데
    이번 퍼펙트게임이 그런면에서 실패한건가보네요

    2011.12.21 10:46
  4.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놉시스만 봤을 때는 '이렇게나 안이한 컨셉이?' 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사회 다녀온 친구(저와 비슷한 정도의 야구광)의 이야기로는
    생각외로 우직하고 흡입력이 있는 영화라고 하더군요.
    단순히 야구인기에 편승해보자, 라는 얄팍한 기획은 아니었다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그 인기에 편승해 김현석에게 다시 한 번 야구영화를 맡기지, 라는 생각도...)

    흥행은... 최동원 감독이 올해 작고하셨으니 최소한 부산에서만 100만 가까이 해주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사도 서울보다는 부산과 광주쪽 스크린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ㅎ

    2011.12.21 11:01
  5. warwick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 본영화중에선 MI4다음으로 2번째로 좋네요. 틴틴,브레이킹던은 거의 졸았던,,....

    2011.12.21 13:53
  6. 배우들이 굉장히 좋은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이 박희곤이라 별로 기대가 안됨. 한국영화 대재앙중 하나인 아유레디 프로듀서에
    인사동 스캔들로 흥행실패한 감독.

    2011.12.21 14:31
  7. 진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야구라면 자다 일어나서 보는 사람인데... 이 영화는 왠지 안땡기네요... 일단, 삼성팬으로 낄만한 구석이 없습니다. 당시 삼성은 늘 2인자였기에... 솔직히 암울했던 시대거든요.. .게다가 최동원이나 선동렬선수는 삼성의 절대적인 악당역할만 해온지라...더더욱 그들이 영웅행세하는 걸 보고 싶지 않네요... .그래서 이 영화~ 왜만하면 패스입니다...

    2011.12.21 18:22
  8. 볼쇼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영화화 된 것 중에 제대로 본 건 '메이저리그 1, 2(코미디니까!)' 뿐이네요. 그 유명한 네추럴이라거나 꿈의 구장도 보지 않았고...... 저에게 스포츠는 드라마보단 현장감인 모양입니다.

    2011.12.21 23:56
  9. 프로스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야구영화로 성공한 게 말씀하신 외인구단 하나 뿐이죠..2는 쫄망했고...다른 야구영화들도 마찬가지

    그런데 스포츠영화로 성공한 걸 찾아보자면 겨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국가대표 정도?
    야구나 축구영화,농구영화는 별로 국내외를 떠나...거둔 게 없더군요

    2011.12.22 02:26
  10.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봉 첫주 5위인데 역시 흥행성공은 어려워 보이네요

    2011.12.22 22:12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션 임파서블 4] 예상외의 고전을 하는 걸 보면 겨울철 극장가가 얼어붙은 듯... 거기에 [마이웨이]랑 맞붙었는데, 이런상황에서라면 흥행은 물건너갔다고 봐야죠

      2011.12.23 09:34 신고
  11. 장미와 찔레 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보는 내내 너무 곁다리가 많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최동원선수와 선동렬 선수의 라이벌 전을 감동적으로 잘 그려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시대사람이 아니라서 그런지 ^^;; 결말이 궁금하더라구요. 무승부일 거라곤 꿈에도 상상못한...;;; 고 최동원 선수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됬고요. 좀 만 더 잘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011.12.26 17:10
  12. 공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때 야구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저는 전라도라 해태에 아주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그시대 야구는 지역들의 대리 대결이었죠. 아주 한구 한구에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렸고 우리팀이 이기는 날에는 다음날까지 기분이 좋았죠

    2011.12.27 07:23
  13. 이웃집오도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 마지막 영화로 친구들과 마이웨이를 볼지 퍼펙트 게임을 볼지 고민 중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4는 봤고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2011.12.27 17:10
  14. 눈누난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방금 막 보고 왔는데 너무 잘 보고 왔어요~ 아버지가 해태팬이셔서 선동렬선수 최고로만 알았는데... 최동원 선수 역할의 조승우씨 연기에 빠져서 왔네요^^ 3s정치를 건드린 것도, 당시 지역감정을 잡아낸 것도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다만 여기자...ㅠㅠ 계속 왜?!!!라는 질문을 하며 보았네요 ㅠㅠ

    2011.12.3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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