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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즈 - 인생이란 좋은 가족을 만드는 것

영화/ㅍ 2011.05.19 09:34 Posted by 페니웨이™








몇 달전에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왔었죠. 어떤 청년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대를 끊겠다'고 한 얘기 말이에요. 이 글은 순식간에 퍼져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사실 '대를 끊겠다'는 얘기의 의미는 '나는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는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를 끊는' 행위의 본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 순간 망각했던 불편한 사실이 새삼 떠오르게 된 겁니다. 실제로 아이를 가지지 않는 부부들이 많아지면서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저출산 국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건 심각한 문제에요. '가문'과 '핏줄'에 목숨을 걸었던 한국인들의 특성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지요.

우리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건 우리 부모님이 모두가 잘 살고, 부유하고, 넉넉했지 때문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부모님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부양한다는 책임을 당당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숨쉬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일을 이제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가난의 악순환, 혹은 결코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는 이 사회의 모습, 이런걸 내 아이에게 넘겨주려니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나 역시도 그게 두렵고 말이죠. 그러나 그게 후손을 위한 일인지, 아니면 단지 나 자신의 안도감을 위해 변명아닌 변명을 하고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 [플라워즈]는 참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1936년, 갓 스무살을 넘겼을 법한 어린 처녀의 이야기를 흑백톤의 화면으로 시작합니다. 린(아오이 유우 분)은 여학교까지 나온 재원이지만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시퍼런 서슬에 주눅이 든 채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할 입장입니다. 상대 남자와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상태죠. 급기야 린은 결혼식 당일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 뒤 집을 뛰쳐 나갑니다.

ⓒ ADK, KDDI Corporation, 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 (NTV). All rights reserved.


뒤이어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린이 낳은 아이들과 그 손자녀들의 삶을 교차편집으로 담아냅니다. 그들의 삶은 또 다른 고민과 행복을 낳고, 시간은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가는 것이죠. 이렇게 3대를 아우르는 [플라워즈]의 내러티브는 특출나진 않지만 꽤 울림이 강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눈가를 촉촉히 적시는 부끄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아마 여성관객들이라면 원없이 감정의 정화를 경험할 수 있을거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트용으로는 비추합니다)

서두에서 요즘 사람들의 출산기피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플라워즈]의 기본적인 전제가 바로 '결혼과 출산'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3대의 이야기이니 만큼 각 세대별로 조금씩 변화되는 결혼관과 여성의 위치를 엿볼 수 있는데, 사실 어느 시절이나 여성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동일한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를 낳는 면과 관련해서는 영화가 제시하는 관점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어요. 아이를 낳고 대를 잇는 것은 곧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이죠.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으려는 어머니의 모습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죽음을 직감하면서도 해맑게 웃는 나카마 유키에의 모습은 압권입니다)

ⓒ ADK, KDDI Corporation, 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 (NTV). All rights reserved.


딱히 주연이라 할 것 없이 여섯 명의 여성들이 대부분 고만고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정말 일본영화에서 보기 드문 환상적인 캐스팅입니다. 아오이 유우를 비롯해 히로스에 료코, 타케우치 유코, 나카마 유키에 등 스타급 여배우들이 정말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쿠센], [트릭]에서 확 깨는 코믹연기로 익숙했던 나카마 유키에의 정극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면 하나 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은 좋은 가족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꽤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미루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조금이나마 반성하는 시간이었네요. 참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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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즈라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서
    무척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 볼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블루레이로라도 꼭 봐야겠습니다.

    나카마 유키에는 목소리가 먹고 들어가는 데다가
    긴 연기경력 덕분인지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연기를 잘 하죠..

    개인적으로 드라마 <미스터 브레인>에서 잠깐 나왔을 때..
    나카마 유키에를 보며 완전히 극에 몰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고쿠센 말고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 해서 코믹 연기만
    알려졌지만, 정극 연기도 정말 잘 하는 배우라능...ㅠㅠ

    소개와 정보 감사드립니다.


    깜빡 잊고 있었던 영화거든요.

    2011.05.19 12:27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나카마 유키에는 전문성우로도 손색없는 맑고 깨끗한 목소리가 최고에요. 아아... 정말 좋습니다^^

      말씀하신 [미스터 브레인] 꼭 봐야겠네요. 그리고 [고쿠센]말고 [트릭]도 대히트작이죠. 물론 여전히 코믹연기지만요 ㅎㅎ

      2011.05.19 13:18 신고
  2. 호호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갠적으로 이런 부류 완전 좋아해요..ㅎㅎ
    나름 즐~하겠습니다.

    2011.05.19 13:04 신고
  3. 네오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내용을 보니 꼭 보고 싶군요.
    제가 좋아하는 생각하는 드라마 라는 느낌이라
    줄거리 부분은 살짝 스킵하면서 읽었습니다 ㅎ

    2011.05.19 23:21 신고
  4. 나이트세이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에 뜻이 없는 1인이지만 영화는 재미있을 것 같네요. 나카마 유키에, 정말 예쁘게 웃네요.

    2011.05.20 06:25 신고
  5. 별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다르겠지만, 문제는 30년 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봤을 때 애 키우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우리 어릴 때처럼 키우면 되지 뭐, 이게 안된다는 거죠. 맨날 삽만 푸는 주제에 저출산 어쩌고 하는 정부부처를 보면, 그래서 확 삽을 후장에 꽂고싶을 뿐입니다......

    2011.05.21 15:3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키우기가 어려워졌다는건 바꿔말해 인식의 변화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가족이라는 기본 단위의 해체가 의미하는 바는 큽니다. 결국 죽이되든 밥이되든 '나만' 생각하겠다는 뜻이니까요. 이걸 나쁘다고 하기엔 어렵지만...

      2011.05.21 16:32 신고
  6.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혼 안 할 생각인 저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 작품일지 궁금하네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어떤 계기로 생각이 바뀌어서 결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데, 이 영화 보고 그렇게 되는 건... 크크
    어쨌거나 보고 싶은데 극장을 찾아보니 서울에 둘 밖에 없는 것 같군요.
    광화문까지 나가기 귀찮은데... 크
    나중에 DVD 구입하거나 다운로드판으로 봐야할까 싶습니다. ^^

    2011.05.25 09:25 신고
  7. 진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에서도 좋은 영화란걸 직감합니다.

    2011.05.25 10:04 신고
  8. 엉뚱뽀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 시대의 걸쳐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으며 힘들게 살아와야 했던 딸, 아내,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잘 풀어놓은 영화였습니다. 대부분의 페미니즘 영화들에선 오히려 남성비하가 지나쳐 불쾌감이 들곤 했는데 이 영화에선 적어도 그런 부분이 적어서 좋았고요. 더욱이 쟁쟁한 초호화 캐스팅 덕분에 더욱 집중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아오이 유우)의 결심은 정말 값진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많은 인생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수 있었으니까요. ^^

    2011.08.10 22: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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