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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의 전기영화 [드래곤]의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그의 아내 린다 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궁금해 하지만, 나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실제로 32세의 한창때에 헐리우드 진출작 [용쟁호투]의 개봉을 불과 3주 앞두고 세상을 떠난 이소룡의 죽음은 어느덧 30여년의 시간이 훌쩍지난 지금까지도 미스테리가 되어 회자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궁금해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3년 남짓한 짧은 전성기의 정점에 요절한 탓인지, 이소룡의 삶에 대한 이야기나 영화들은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들이 많다. 특히나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그의 홍콩생활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범위내에서의 성장과정조차 도시전설처럼 뒤죽박죽되어있다. 앞서 언급한 [드래곤]은 전기영화라는 장르가 무색하리만큼 '저주설'에 근거한 픽션으로 점철되어있고, 더군다나 대부분의 내용은 미국에서의 생활과 영화인으로서의 삶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소룡 탄생 70주년 기념작으로 만든 [이소룡전]은 어찌보면 헐리우드의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그의 삶과 아이덴티티를 회복해보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소룡의 친동생과 그의 누나가 등장해 이 영화가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상기시킨다. 그간 헐리우드에서 이소룡의 삶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주로 그의 아내인 린다 캐드웰과 아들 브랜든을 끌어들였던 것에 비하면 이색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 J.A. Media, Masterpiece Films, Media Asia Films. All rights reserved.

그 때문일까. [이소룡전]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온전히 이소룡의 홍콩생활에만 할애한다. 그의 탄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무술과의 인연, 마침내 미국행을 결정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이 작품은 이소룡의 유년시절에 대한 사실들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사뭇 신선한 느낌을 준다. [Bruce Lee, My brother]라는 영어제목처럼 내레이터인 동생의 시각에서 풀어나간 일종의 가족사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경극배우의 삶을 살았던 아버지의 인맥을 통해 아역배우로 영화계에 입문했던 유년시절, 엽문과의 만남, 그리고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소룡전]은 한 남자의 풋풋한 청년기 드라마를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가 차차차 댄스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사실과 복싱 챔피언에 오르게 된 사실, 범죄조직이 연루된 싸움에 휘말려 결국 도미하게 된 점 까지 영화의 내러티브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팩트에 약간의 디테일과 픽션을 양념처럼 첨가한 수준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이소룡이라면 막연히 떠오르는 액션 히어로의 이미지나 호쾌한 무술 장면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영화의 다큐멘터리적인 스타일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한편의 짝퉁 이소룡 액션물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일찌감치 그 기대를 버리는게 낫다. 물론 이소룡의 살아생전 모습을 오마주하는 장면들과 액션이 나와주긴 하지만 액션의 카타르시스는 그리 높지 않다.

ⓒ J.A. Media, Masterpiece Films, Media Asia Films. All rights reserved.

반면 산발적으로 떠오르는 이소룡의 어린 시절에 대한 조각을 맞춰나가는 면에 있어서 [이소룡전]은 꽤나 충실한 편이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나이들의 의리 코드나 서양인을 혼내주는 중화사상의 발현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인이 아닌 중국인으로서의 이소룡을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은 중국영화치고는 과장이 자제되어 있는 편이다.

다소 논란이 되었던 이소룡 역의 이치정은 제법 그럴듯한 분위기로 이소룡의 청년기를 잘 그려내고 있고, 이젠 어느덧 중견배우가 되어버린 양가휘와 종려시의 연기가 안정감을 더한다.

 

P.S:

1.이소룡의 동생 로버트 리의 회고록에 바탕을 두고 있다.

2.흔히 알려진 아버지 이해천의 아편복용 사실에 대해서는 영화 나름대로의 해석이 들어가 있다.

3.이치정은 이소룡보다는 브랜든 리와 더 닮아 보인다.

4.엽문에 대한 신비주의적인 관행이 남아있는 탓인가.. 엽문 역의 배우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내심 견자단의 까메오를 기대했건만.. ㅜㅜ)

5.이소룡 일대기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DVD Prime에 송고했던 [용쟁호투] 리뷰 참조.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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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트세이버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엽문 마지막 장면에서 이소룡이 무술 배우겠다고 땡깡 부리는 걸 보며 실소했었는데 여기선 어떻게 묘사됐는지 궁금하네요. 진짜 저 배우는 이소룡보다 이국호와 더 비슷하군요.

    2011.07.21 09:1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엽문에게 사사를 받은 시기가 대략 13세 때로 알려진 만큼 [이소룡전]에서의 설정은 조금 늦은감이 있구요, 오히려 [엽문]에서의 설정은 조금 이른감이 있습니다. ^^

      2011.07.21 09:56 신고
  2. 에바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로 어중간한 볼거리로 무장하기 보다 내실을 다진 영화인 모양이군요.
    급 흥미가.....

    2011.07.21 10:11 신고
  3.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엽문 선생이 홍콩에 정착한 시기를 생각하면 엽문과 이소룡의 첫 만남은
    [엽문 2]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 무술의 사사는 이후에 이루어졌을 지언정...^^

    개인적으로는 이소룡보다 성룡이 보다 영화로 꾸미기 재밌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비록 아직 쌩쌩한 현역이라고는 해도 성룡 전기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희대의 망작 [시티헌터]에 대체 뭔 생각으로 출연한 건지 속사정도 다뤄주면 더 땡큐죠. ㅋㅋ)

    2011.07.21 10:44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룡의 다큐 좋은데요?ㅎㅎ

      2011.07.21 11:10 신고
    • Roomside  댓글주소  수정/삭제

      씨티헌터....ㅎㄷㄷㄷ
      밝혀지지 않는 쪽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

      2011.07.22 13:49 신고
    • 가루다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룡 다큐는 장완정 감독이 2003년에 제작한 "용의 흔적: 성룡과 그의 잊혀진 가족"이라는 작품이 이미 있습니다. 성룡의 복잡한 가정사가 밝혀지죠. 성룡자신도 적지않은 나이에 정체성의 혼란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011.07.25 02:44
  4. 감성호랑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었습니다~^^

    브루스리의 또 다른 해석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반 걱정반이 되는군요-ㅎ

    2011.07.21 17:03 신고
  5. 블랙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SBS에서 해줬던 '이소룡 전기' 보다는 나아보이네요.

    2011.07.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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