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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속의 영화 - 영화로 생각하기

페니웨이™ 2011. 6. 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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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속의 영화 - 8점
이윤영 엮음.옮김/문학과지성사



태생이 영화 블로거이다 보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영화업계 관계자세요?' 혹은 영화전공자나 기자,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기도 한다. 사실 너무나 말도 안되는 오해다. 통상적인 영화 리뷰라는 것은 비평이나 이론과는 동떨어진 문제니까. 그렇기에 영화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긴해도 영화이론과 비평론에 관한 책들은 잘 들여다보지 않는다. 너무나도 학문적인 입장으로 영화를 바라보게 되면 영화를 오락거리가 아니라 연구의 대상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

어쩌다 꺼내든 책인 [사유 속의 영화]라는 책 역시 영화에 대한 가벼운 썰을 풀어내는 입장에서 보기엔 참으로 부담스러운 저술물이 아닐 수 없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 재직중인 이윤영 교수가 엮어낸 이 책은 20세기 초, 서구 유럽에서 발전해 온 영화비평의 이론 및 예술적 해석 방법의 다양한 텍스트를 하나로 묶어낸 일종의 논문집이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루돌프 아른하임, 발터 벤야민 등 영화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했던 석학들의 이야기들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어 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책이기는 하나, 일반인들에게 있어서는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로 점절되어 쉽게 읽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책의 서문은 이러한 책의 성격을 잘 반영한다.

"영화에 대해, 영화를 통해, 영화와 함께했던 이들의 사유는 신변잡기나 객담이 아니었다. 이 글 하나하나는 각기 하나의 심연을 품고 있다. 그것은 빌렘 플루서의 표현을 빌리면 온갖 방향에서 ‘영화의 우주’를 개척한 글들이다."


한국에서 영화에 대한 순수비평이 도입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영화 이론서의 출간은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히 영화를 세속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라 예술학적, 인문학적, 기호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나가는 것, 영화를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것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이있는 글쓰기와 영화 감상이 가능해 질것도 같다. 다각적인 차원에서 영화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나가길 원하는 이들, 혹은 한편의 영화를 깊게 들여다 보는 법을 배우려는 이들에게는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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