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ㅁ

마마 -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그 이름

페니웨이™ 2011. 6. 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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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기대치않은 영화에서 재미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마마]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다소 촌스런 제목에 주연 배우들의 조합은 흥행성과거리감이 있어보이는 영화. 내가 [마마]에 대해 받은 첫 인상은 그랬다. 영화를 너무 많이 보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어지간한 자극이 아니면 좀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게 사실이니까. 대충 이 영화는 어떻겠다, 이 영화는 어떤 컨셉이겠다.. 뭐 이런 느낌으로 영화를 선별하다 보면 아깝게 놓치는 영화들이 종종 생긴다.

[마마]는 '엄마'라는 존재를 돌아보는 가족영화다.....라고 하기엔 뭔가 약간 핀트가 벗어난 듯 하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하자. [마마]에서 비추는 엄마와 자식의 관계는 세가지다. 아들을 자식이 아니라 부모처럼 느끼는 엄마와 아들(유해진&김해숙), 자신의 명예를 위해 딸의 관심사를 짓밟았던 엄마와 주눅이 든 딸(전수경&류현경), 그리고 불치의 병에 걸린 아들과 자신도 병을 얻은 모자(엄정화&이형석)의 관계다. 영화는 크게 세 가족의 이야기를 유기적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영화속에 풀어 놓는다.

옴니버스 영화의 특성상 자칫 구성이 산만해 질 수 있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마마]는 칭찬할 만한 영화다. 다분히 신파로 흐르기 쉬운 내러티브 속에서도 영화는 인상적인 유머와 제법 설득력있는 스토리의 조합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각 팀의 연기호흡도 좋은 편이어서 식상할 수 있는 캐릭터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유해진, 김해숙의 모자 연기는 연기자로서 궤도에 오른 두 사람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까메오 연기자들의 등장 역시 관객에게는 좋은 보너스다.

ⓒ 씨네주/(주)더 드림&픽쳐스. All rights reserved.

약점도 없진 않다. 신파를 담당한 엄정화, 이형석 팀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우울한 방향으로 흐르는 순간이 종종 있으며 전수경, 류현경 팀의 이야기는 조금 진부하고 비약적인 해법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준다. 또한 유해진의 극중 캐릭터 설정 상 피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고는 하나, 조폭들 간의 폭력장면과 비교적 잦은 욕설의 사용은 이 영화를 온전히 가족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망설임을 낳는다. (참고로 본 영화의 등급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조금은 거친듯한 편집과 순간 순간 불균형을 보이는 이야기의 설익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마마]는 제법 훌륭한 영화로 기억될 듯 하다. 평범한 소재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즐거움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 이 작품은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한 모성을 다시한번 생각하며 관객을 눈물짓게 한다.

 

P.S:

1.영화속에서 유해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기존의 조폭 이미지들과 겹쳐지면서도 연기의 색깔이 조금 달라졌다고 할까. 그는 여전히 웃기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2.뮤지컬 배우의 전력을 잘 살린 전수경의 재발견.

3.어느덧 엄마 전문배우가 되어가는 미혼배우 엄정화. 아... 야속한 세월이여.

4.작은 영화, 작은 배역에서도 확실한 자리매김을 해가는 류현경. 차근차근 가면 언젠간 대성할 듯.

5.훈훈함과 따뜻함이 그리워 지는 겨울시즌에 개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6.[여고괴담 4]의 안타와 [그녀는 예뻤다]의 파울. 검증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최익환 감독의 장기는 역시 캐릭터 창출의 힘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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