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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8점
굽시니스트 지음/시사IN북


한국 만화의 역사는 시사만화에서 출발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만화가로 알려진 이도영 화백의 '남의 숭내(남의 흉내)'는 말하자면 만평의 형식으로 한국 만화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후 '왈순 아지매', '고바우 영감', '나대로 선생', '장도리' 등 억겁의 세월을 거치며 사람들의 기억속에 각인된 수많은 시사만화가 신문 지상 한귀퉁이의 4컷을 자리했다.

이들 시사만화는 천시받는 만화계의 숱한 고초 속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며 정치적, 사회적 부조리와 화두를 날카로운 풍자성으로 해석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몫을 해냈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디어 매체의 주도권이 신문지상에서 웹으로 옮겨져 이제는 이러한 시사만화의 위상이 예전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 세상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 시사만화의 명맥은 끊기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최근 주간지 시사in에 시사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굽시니스트의 경우는 기존 시사만화의 패러다임을 바꿀만큼 독특한 작가적 성향을 가졌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굽시니스트는 DC인사이드에서 '굽본좌'라는 칭호와 함께 아마추어 웹툰 작가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가 연재했던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는 각종 애니메이션과 만화, 영화 등 문화 전반의 매니아적인 애정이 듬뿍 담긴 장르 파괴적인 역사만화였다. 바야흐로 B급 서브컬처의 메이저 진입을 알린 것이다.

굽시니스트가 2009년부터 시사in에 연재한 '본격 시사인 만화'는 굽본좌 특유의 해학과 덕후근성이 총 집결된 풍자만화의 정수다. 아슬아슬하게 민감한 화두를 건드리는 작가의 은유방식은 촌철살인의 웃음과 속 시원한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단순히 웃음만이 아니다. 본질을 정확히 꿰뚫는 작가의 식견에서는 범상치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이를테면 총리실의 불법 민간인 사찰 사건을 다룬 내용 중 일부는 이렇다.

 

ⓒ 시사인북스 All rights reserved.

이렇듯 [본격 시사인 만화]는 가히 배꼽을 잡지 않을 수 없는 언어유희와 패러디의 결정판이라 하겠다. 어쩔때는 이러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코렁탕이라도 마시고 나오는 게 아닌가 우려되지만 의외로 편견에 치우침 없이 중심을 잘 잡는다는 점 또한 이 만화의 장점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영화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다소 매니아성이 짙게 베어있어 그가 사용한 오마주의 흔적들을 100% 캐치하지 못한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랄까.

단행본으로 엮인 [본격 시사인 만화] 1권은 그간 선보인 연재본 중 58편을 실었으며, 단행본 특유의 묘미를 맛볼 수 있도록 작가가 직접 쓴 해설을 실었다. 또한 편집과정에서 비토된 미공개작 두 편도 함께 실려있어 나름의 소장가치를 높혔다. 이제 굽본좌 굽시니스트의 4차원적인 폭풍유머의 세계를 경험해 보시길.


본격 시사인 만화 사이트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9125

굽시니스트 블로그 : http://homa.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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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뗏목지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100% 캐치하지 못한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죠.
    해설판이 따로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2011.05.03 11:28
  2. Draco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분 만화를 보면서 위안 삼고 있죠.
    "후후...내가 절반도 이해하지 못 하는걸로 봐서, 난 덕후가 아니야."

    2011.05.03 12:36
  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1.05.03 12:42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에 뵙네요^^ 왼손은 두번째 수리이후 조심스럽게 쓰고 있어 아직까진 이상이 없습니다. 다만 평상시의 80%정도 라는 느낌이랄까요.. 여튼 예전같진 않네요. ㅜㅜ

      2011.05.03 12:47 신고
  4.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 책 보다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에 관심이 있는데...
    아직 사보진 못하고 있네요.
    페니웨이님의 글을 읽고 나니 이 책도 한 번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아... 역시 페니웨이님의 나의 지름신. 크크

    2011.05.06 09: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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