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속까지 파고 드는 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녹여주는 영화가 어디 없을까? 이번 주말엔 감동으로 훈훈하게 달아오를 수 있는 스포츠 영화를 보는게 어떨까. 개봉작을 포함한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내 최초의 청각장애인 야구부로 등록된 성심학교 야구부의 감동적인 인간 승리의 드라마.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들로 구성된 야구부에 왕년의 야구스타지만 지금은 퇴물이 되어 버린 투수가 코치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기존 스포츠 영화의 안전한 공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시간 20분의 긴 러닝타임이 다소 부담되긴 하지만 유머와 위트, 그리고 감동이 잘 조화되어 크게 지루하지는 않다. 정재영이 [아는 여자]에 이어 다시금 야구선수로 등장해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조금 과잉된 신파극에 손발이 오그라들긴해도 전체적으로는 대중적 취향을 잘 읽어낸 영화다.
2004 아테네 올림픽 10대 명승부전의 하나로 꼽혔던 여자 핸드볼 결승전의 주역들을 영화적 구성으로 조명한 팩션극.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삶과 애환을 여성감독 특유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묘사한 점에서 주목을 받아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했다. 문소리, 김지영을 비롯한 여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드라마적인 구성도 나쁘지 않다. 다만 박진감 넘치는 경기장면의 연출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만 한국 스포츠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미녀는 괴로워]로 한국식 오락영화의 모범을 제시했던 김용화 감독이 다시금 마이더스의 솜씨를 발휘한 흥행작. 국내에서는 비인기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를 소재로 다루었고, 여기에 실화를 모티브로 깔아놓아 동계올림픽의 상승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얼핏보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동계버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재치있는 대사와 살아숨쉬는 캐릭터의 오묘한 조화가 빛을 발했던 훌륭한 오락영화다.
축구를 매개로 이루어진 화합과 꿈으로 만들어가는 놀라운 기적의 힘에 초점을 맞춘 작품. 동티모르의 가난한 아이들과 축구화 할부제도라는 어처구니없는 방법으로 돈을 벌려했던 주인공 모두 축구를 통해 구원받는 과정을 진부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엮어간 휴먼 드라마다. 때묻지 않은 현지 아이들의 순박한 모습과 어딘지 불량스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박희순의 재지있는 앙상블 연기가 다소 촌스런 연출 속에서도 그럭저럭 균형을 잘 잡아 주었다.
* 주말영화 소개코너는 약 3~4편의 영화만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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