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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 Vol.1 - 극장판이라기 보단 TV 스페셜에 가깝다

페니웨이™ 2010. 9. 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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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만화가 드라마로 재탄생하며, 때론 실패하고 때론 원작만큼의 인기를 얻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도 [노다메 칸타빌레]는 가장 성공적인 만화의 드라마 버전으로 손꼽힐만 합니다. 이미지의 바운더리 안에 갇힌 수많은 클래식 명곡들이 톡톡 튀는 캐릭터들과 더불어 실체화 되었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한 것이었지요. 특히 노다메 역의 우에노 주리가 보여준 싱크로 100%의 과장된 연기는 진정 그녀가 노다메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높은 몰입도를 선사했습니다.

이러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열풍은 11화로 마무리 된 드라마에 이어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졌고 곧이어 4시간짜리 스페셜 드라마 [노다메 인 유럽] 2부작이 방영되면서 또다시 인기를 누렸는데요, 유럽 로케이션 촬영의 부담 때문이었을까요? 사실상 시즌 2로 가야할 유럽편의 내용이 맛보기에 그치면서 팬들은 아쉬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사실 [노다메 인 유럽]이 제작될 당시 원작이 연재중인 관계로 속도 조절면에서 박자가 안맞은 것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환상의 드림팀으로 구성된 [노다메 칸타빌레]를 여기까지밖에 볼 수 없었다는 건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극장판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은 이런 팬들의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가 명백한 작품입니다. 즉, TV판->스페셜 드라마->극장판이라는 인기 드라마의 정코스를 밟으면서 '궁극의 완결편은 극장판'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전략은 노골적이지만 아주 잘 먹히는 수법입니다. 반면 드라마의 팬이 아닌 관객에게 있어서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이하 노다메 극장판)은 반쪽짜리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라는 약점을 가집니다. 아니, 반쪽도 아니죠. 이번에 개봉되는 것이 Vol.1. 그러니까 1,2부로 나뉘어진 극장판의 전편에 해당한다 이말이죠. 그러니 독립적인 작품 하나로 놓고 보자면 드라마의 에피소드 하나만을 뚝 떼어놓고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얘깁니다.

ⓒ Cine Bazar/Toho Company/Kodansha/Fuji Television Network. All Right Reserved.


전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 작품이 한국의 개봉관에 걸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케이블 TV를 통해 드라마가 방영된 적은 있지만 공중파 방송을 탄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아마도 비공식적인 루트로 드라마를 접했을텐데 그런 마이너한 관객층을 대상으로 추석전 대목시즌에 극장개봉을 감행한다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일이 아닙니까.

실제로 [노다메 극장판]은 정말로 '드라마 팬들만을 위한' 맞춤형 작품입니다. 같은 TV판->스페셜 드라마->극장판으로 이어진 [히어로]나 [춤추는 대수사선]과는 또 다른 느낌인데요,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작의 내용 자체가 현재 진행형이고,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닌 원작의 뒷부분을 쫓아가다보니 어쩔 수 없이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최종악장'이라는 타이틀도 조금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할 얘기가 많이 남아있으니 말이죠.

TV 드라마처럼 베토벤 교향곡 7번으로 오프닝을 장식하는 [노다메 극장판]은 드라마의 키치적 느낌과 어설픈 CG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서 드라마의 특징을 고스란히 들여온 작품입니다. 이소룡의 [정무문]에 등장한 인형 던지기 신공을 21세기의 극장영화에서 보기란 드문 경험이죠. 적어도 극장판이라 하면 [갈릴레오]의 극장판인 [용의자 X의 헌신]처럼 뭔가 극장용 영화다운 품위나 격조가 느껴져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할 관객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만큼은 극장에서 일드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거에요. 아마도 제작진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인기가 바로 그러한 의도된 어설픔과 만화적 연출, 그리고 캐릭터의 힘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는 듯 합니다.

ⓒ Cine Bazar/Toho Company/Kodansha/Fuji Television Network. All Right Reserved.


뭐 제작진의 판단이 틀렸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네요. 왜냐하면 극장판이라기 보단 TV 스페셜에 가까운 이 작품이 용서가 되는건 그래도 [노다메 칸타빌레]이기 때문이거든요. 오히려 팬이라면 신이치와 노다메가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는 장면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 할 겁니다. 솔직히 우에노 주리는 평생 노다메 캐릭터만으로 먹고 살아도 되겠어요. 손 루이와 신이치의 재회씬에서 개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썩은 표정을 짓는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주체못할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그 귀여운 얼굴에 그런 엉뚱한 표정이라니...

[노다메 극장판 Vol.1]은 어느 정도 연인관계를 정립한 노다메와 신이치의 유럽 후일담으로 마르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신이치의 이야기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에 있는 라이징 스타의 멤버들은 거의 까메오 수준으로 등장하고 기인 슈트레제만의 활약도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데요, 아마도 이러한 극의 흐름은 Vol.2에서 이야기의 주도권이 노다메로 넘어오면서 급반전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노다메 칸타빌레]의 매력인 클래식 음악의 향연을 빵빵한 극장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건 본 작품을 감상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이번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의 연주장면인데요, 비록 러닝타임의 한계로 갈등의 완화와 연습과정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못했지만 오합지졸의 마르레 오케스트라가 불화를 딛고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그 장면은 제법 감동적입니다. 따라서 다른건 다 제쳐두고라도 귀가 즐거운 영화라는 점 만큼은 보증합니다. 뭐니뭐니해도 [노다메 칸타빌레]는 음악영화니까요.


P.S: 영화를 다 보고나서 당장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로 들어가 오는 9월 14일에 열리는 공연 하나를 예매했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Peace~


* 참고 리뷰: 노다메 칸타빌레 TV 드라마 - 성공적인 만화 캐릭터들의 실사화 



본 리뷰는 2010.9.13 시티신문에 일부 인용이 되었습니다. 근데 정작 본인에게는 해당 사실을 통보해 주지도 않고 무단으로 본문을 입맛대로 편집해 놓은데다 저는 엄연히 다음 블로거가 아닌데도 '다음 아이디 페니웨이'라고 버젓이 올려 놓았군요. 이것 참 매너가...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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