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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원작만화 '도박 묵시록 카이지'는 도박에 인생을 담보로 건 한 니트족 젊은이의 몰락과 기사회생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전개하는 작품이다. 엉성하면서도 뾰족한 코가 특징인 그림체에 울먹거리는 캐릭터들의 표정, 그리고 '술렁'이라는 의성어가 인상적으로 다가온 본 작품은 '데스 노트'나 '라이어 게임' 같이 심리묘사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결국 인기만화들의 수순대로 2007년에는 [역경무뢰 카이지]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컨버전 되었고, 뒤를 이어 실사판 [카이지]가 제작되기에 이른다. 그간 수없이 많은 원작만화의 영화화가 이루어 졌음에도 큰 각광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카이지]의 경우에는 그 우려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원작의 포인트인 심리묘사를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이다.

ⓒ 講談社/ NTV. All rights reserved.


모름지기 지면을 통해 감정이입을 시도하는 만화의 경우 심리묘사를 나타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독백을 통해서인데,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심리묘사가 가능한 건 문장이 길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만화라는 매체의 특징 덕분이다. 그렇다면 이미 답은 나와 있는 것 아닌가? [카이지]는 원작의 이같은 특장점을 고스란히 반영할 만한 방법이 없다. 주인공의 독백으로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전부를 채울순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애당초 '도박묵시록 카이지'의 극장판 실사화는 무리인 셈이다. 드라마나 연극이라면 또 모를까.

감독은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빌려오는 한편 약간의 설정변화와 더불어 이를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과 더불어 희망없이 살아가는 나약한 젊은이들(니트족)을 훈계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하려 한다. 원작의 재미를 살리지 못할바엔 주제의식이라도 살려보자는 속셈이다. 말은 공평한 경쟁이라 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가진자들의 노예와 다름없이 전락하는 약육강식의 승자독식구조의 도박 원리를 자본주의 시스템에 비유한 점은 일견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그러나 [카이지]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와 무소유의 아이러니함을 표현하기에 앞서 절망에 몰린 주인공 이토 카이지의 절박함조차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한다. 오히려 만화같은 설정과 이를 실사로 연출하는 것 사이의 괴리감으로 인해 영화의 무게감은 사라져 버렸다. 카이지 역의 후지와라 타츠야는 분명한 미스 캐스팅이다. [데스 노트]의 키라와 [카이지]의 카이지가 동일인물이라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여기에 [데스 노트]의 L이었던 마츠야마 켄이치가 죽음의 게임에 동참한 동료로 등장하니 어이구야...


아무리 그래도, [데스 노트]의 주인공과 [카이지]의 주인공이 동일배우라는 건 좀 너무 하지 않나?


원작에 등장한 도박들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어한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탓에 가장 흥미진진했던 가위 바위 보 게임조차 아무런 서스펜스를 제공하지 못함은 심히 유감이다. 차라리 도박의 종류를 한 두가지 정도로 과감히 줄이고 대신 원작의 아슬아슬한 묘미를 보다 잘 표현하는 쪽으로 갔더라면 훨씬 짜임새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일본에서는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해 속편을 기약하고 있다지만 원작의 팬으로서 일본 만화원작의 영화를 접하는 기분은 언제나 허전하기 짝이 없다.

* 관련리뷰: 도박묵시록 카이지 -인생막장에 몰린 도박사의 처절한 심리극

* 본 리뷰의 스틸 및 일러스트는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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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쿠마데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남자 주인공..
    예전에 배틀로얄2에 나왔던 그사람인가요??? 아닌가? ㅋㅋ

    2010.08.18 11:00
  2. 단호한결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이지를 만화를 재밌게 본 입장에서 실사화 한다고 하니 관심이 많아지는게 사실인데요.
    배우간의 싱크도 그렇고 원작과의 차이가 심해 보이네요. ^^

    2010.08.18 11:04
  3. 이사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본 적 없는 만화지만은...
    일본은 만화를 영화화하면서 안되는 경우가 더 많은 거 같아요.
    애니는 그렇게 잘 만들어내면서 거기에 만족을 못하는 건지...

    2010.08.18 11:21
  4. 뗏목지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발 일본 만화 원작자들은 영화 판권을 한국에 좀 넘겼으면 하는 바람이...
    정말 L과 카이지가 동일 인물이라나 퐉 깨는군효. ㅡ,.ㅡ;

    2010.08.18 11:49
  5.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틸컷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 뒤에서 류크가 사과를 먹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가 대체로 실망을 안겨주는 이유는 물론 기본적으로 각색의 문제일테지만,
    영화화하기 힘든 장편들만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긴 비교적 원작이 짧은 편이었던 <기생수>도 영화는 영 시망이었다고 하더만서도...-_-;

    굳이 도박 만화를 영화화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원아웃>이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살짝 듭니다.^^

    2010.08.18 12:4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그래도 [원아웃]작가의 또다른 수작 [라이어 게임]이 드라마판 완결작으로 극장판을 선보일 예정이죠. 그나마 [라이어 게임]은 드라마니까 조금 나았습니다만.. [카이지]같은 작품을 2시간내에 압축하기엔 택도 없죠.

      2010.08.18 12:48 신고
  6. Roomsid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외로 일본은 만화책 원작이 실사화되어 성공하는 케이스를 보기 어렵네요....
    안타깝습니다

    이런 류는 헐리우드도 아니고 본고장 일본도 아닌....
    차라리 한국에 건너오면 타짜 아류작은 나왔을텐데 말이죠
    - 한국이 오히려 일본 만화의 실사화 노하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아직도 올드보이는 볼 때마다 감동의 도가니에요.

    2010.08.18 14:22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이 워낙 각색을 잘하다보니, 일본에서는 원작만화의 판권을 한국에 넘기지 말자는 암묵적 룰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이래저래 아까운 원작만 낭비되는..

      2010.08.18 15:30 신고
  7. 최강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전형적인 사례네요, 일본의 만화 영화화의...

    2010.08.18 22:26
  8.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얘들은 구로자와 아키라나 미조구치 겐지,오즈 야스지로같은 세계적으로 이름 떵떵 큰소리칠 거장들이 많음에도(그러다 생각하니 그들은 오래전 사람들이구나)애니 만드는데 더 기술력 집중하나? 싶더군요.

    철인 28호.데빌맨,캐샨.20세기 소년.데스 노트 ,.....만화 원작 영화들 보면...

    2010.08.19 07:32
  9. 헬몬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리고 보니, 올드보이를 두고 헐리웃에서 리메이크 판권을 사갔을 때,

    만화책 판권사인 후타바 출판사가 헐리웃 업체에 더 판권 요구를 했다가 ㅡ ㅡ
    헐리웃 업체로부터

    "우린 만화책이 아니라 한국 영화 판권을 산 것이다." 비아냥적인 반응과 같이 기본적 판권비 지불
    이면 됐지..뭘 욕심내냐? 라는 반응을 얻은 적이 있습니다.

    영화 올드보이 판권사인 쇼이스트가 현재..거의 활동정지 된 건지 이 틈을 타서 계속 리메이크 영화에 대하여
    더 권릴 행사하려고 나서는데 헐리웃 업체에선 무시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네요

    2010.08.19 07:35
  10. bluenliv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만화가 좀 감정 표현이 과장되죠. 그걸 영화로 옮기려는 시도 자체가 어쩌면 무리수 아니었을까합니다.

    2010.08.19 13:17
  11.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작은 원래 몰랐고, 애니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꽤나 재미있게 봤었지요.
    만화 원작 일본 영화의 망조야 뭐 이젠 (페니웨이님이 저 위에 댓글 다셨듯이) 지겨울 정도고
    말하면 입만 아픈 상황인지라 기대도 안 되지만...
    특히나 저 캐스팅은 참... 데스노트를 안 봐서 같인 인물이란 게 얼마나 미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얼굴만 봐도 원작의 이미지와 너무 동떨어졌네요.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제작진은 눈이 안 달린 것도 아닐 것이고.
    딱 보면 이미지가 영 안 맞는다는 거 알았을텐데,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_-;;;

    2010.08.20 11:4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국도 크게 예외는 아닙니다만 일본의 경우는 연예인들의 소속사와 제작사간의 유대가 생각 이상으로 복잡합니다. 아마 [카이지]의 경우도 이런 부분이 상당수 얽혀있을거라 생각해 봅니다만...역시나 캐스팅은 OTL 입니다.

      2010.08.20 11:52 신고
  12. 지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세기 소년은 카이지에 비하면 성공적이였던 건가....그래도 카이진데, 설마.....

    2010.08.21 00:01
  13. Black Sw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키라가........키라님이.......어흑 ㅠㅠㅠㅠㅠ

    2010.08.21 08:13
  14. 이빨요정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작의 그 울먹울먹 거리는 표정과 전혀 매치가 않되요.

    또 하나의 괴작이...

    2010.08.21 12:46
  15. 블랙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모나 연기 같은 부분은 '마츠야마 켄이치'가 카이지로 더 어울리네요.

    '후지와라 타츠야'는 너무 대갈 장군인데....._-_-;

    2010.08.21 15:54
  16. 마장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카이지 재밌게 보던 만화긴 한데 .. 거참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저 괴리감이란 .. =_= 이런 영화들은 제작전에 우리 나라 전문 각색작가가 일본 가서 각색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

    2010.08.23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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