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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꿈 - 스포츠가 지닌 가치에 눈뜨다

페니웨이™ 2010. 7. 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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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역을 들끓게 한 월드컵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원정사상 첫 16강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달성했고 비록 8강의 문턱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축구를 보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 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내가 이기고 남을 떨어뜨려야 위로 올라갈 수 있는게 스포츠 경기라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스포츠의 참맛은 남을 이기는 데 있는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에 있다고 말이지요. 전 세계가 주목하고 하나되어 자웅을 겨루는 순간만큼은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순간을 즐기는 모두의 기쁨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쓸데없이 서론이 길었군요. 이제 소개할 [맨발의 꿈]은 스포츠가 지닌 진정한 힘을 잘 보여주는 영화라 하겠습니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축구라는 소재도 그렇고 월드컵 특수에 편승하는 듯한 별로 순수해 보이지는 않아 보이는 영화입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맨발의 꿈]은 제법 괜찮은 작품입니다.


가난한 동티모르의 한 마을. 가진 것 없는 코흘리게 아이들을 등쳐먹어서라도 돈을 벌려던 주인공이 개과천선해 아이들의 축구 지도자가 된다는 단순한 플롯의 이 영화는 놀랍게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괜찮다고 느껴지는 건 소위 몇몇 스포츠 팬들의 왜곡된 생각처럼 스포츠는 무조건 이겨야 제맛이다는 식의 주장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승리의 기쁨을 맛봅니다만 [맨발의 꿈]에서 관심을 두는 건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설사 이들이 끝까지 연전연패를 당했다 한들 영화가 주는 감동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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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B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All rights reserved.


영화는 축구를 매개로 이루어진 화합과 꿈으로 만들어가는 놀라운 기적의 힘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아이들과 축구화 할부제도라는 어처구니없는 방법으로 돈을 벌려했던 주인공 모두 축구를 통해 구원받는 과정은 진부하지만 감동적입니다. 때묻지 않은 현지 아이들의 순박한 모습과 어딘지 불량스러워 보이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박희순(사실 그를 처음 본 작품이 [가족]이란 영화에서인데 그땐 정말이지 악의 포스가 철철 넘쳐났더랬지요)의 재치있는 연기는 영화의 본래 의도를 잃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아 줍니다.


물론 아쉬움도 남습니다. 초반의 타이트한 템포는 후반에 들면서 다소 루즈해 지는데 이는 어떻게든 영화를 감동적인 드라마로 풀어가려는 나머지 작위적인 설정들을 과도하게 첨가하면서부터 두드러집니다. 또한 보는이에 따라서는 영화가 '너무 착한척 하는' 것처럼 비춰질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감독을 비롯한 스탭들이 [맨발의 꿈]이 지닌 원래의 정체성-그럭저럭 괜찮은 상업영화라는 사실-을 감추고 작품성 높은 드라마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하다보니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긴게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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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B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All rights reserved.


최근 한국영화를 보면 [우생순]이라든지 [국가대표]라든지 혹은 [킹콩을 들다]와 같은 유독 소외받는 종목들을 다룬 스포츠 영화가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이는 비인기 종목이라 하더라도 스포츠가 지닌 고유의 가치만큼은 모두 동일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말하려는게 아닐까요. 영화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제는 패자에게 박수를 쳐줄 줄 아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모두가 가져야 할 때입니다. 한순간이나마 모두가 하나되는 기쁨을 준 것에 만족하면서 말이죠.


※ 본 리뷰에 사용된 모든 스틸컷,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 캠프B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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