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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고정관념을 탈피한 19세기 영국의 슈퍼히어로

페니웨이™ 2010. 1. 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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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가장 많이 영화화 된 작품이 무엇이냐고 물어볼때 혹자는 이언 플레밍 원작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아니겠냐고 대답할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틀렸다. 정답은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다. 필자가 셜록 홈즈와 관련된 영화를 극장에서 마지막으로 본게 가만있자..  아마도 베리 레빈슨 감독의 [피라미드의 공포]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니까 그게 벌써 20년전의 일이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셜록 홈즈 관련 작품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식으로 국내 팬들에게 소개되는 건 이번에 개봉한 [셜록 홈즈]가 처음일 것이다. 참 오랜만이다.

1905년 모리스 코스텔로가 [셜록 홈즈의 모험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이란 무성영화에 처음으로 홈즈 역을 맡은 이래 이 불세출의 명탐정은 지금까지 200여편의 TV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다양한 배우들에 의해 묘사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셜록 홈즈가 두뇌명석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지성인이라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겠지만 사실 원작속 홈즈의 모습은 이러한 교양인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물론 그는 박학다식하고 사소한 단서로부터 전체 윤곽을 읽어내는 탁월한 추리력의 소유자이긴 하나, 천문학과 연애엔 잼병인데다 코카인과 약물 주사 및 지독한 흡연습관을 가진 인물이다. 괴팍한 실험에 몰두하거나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종종 나타내기도 하는 이른바 천재형 괴짜에 가깝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들 중 상당수는 사냥모를 눌러쓰고 파이프 담배를 손에 든 영국신사로 묘사해 왔기에 대중들에 대한 홈즈의 이미지는 어딘지 한쪽으로 편향된 장점만이 남아있는 우월한 존재로 왜곡되어 온 셈이다.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는 이러한 기존 홈즈의 이미지를 좀 독특한 시각에서 비틀기 시작한다. 날카로운 추리력은 살아있지만 어딘지 좀 구제불능같은 느낌이랄까. 단짝인 왓슨의 결혼을 노골적으로 훼방놓으려 들고, 기분이 좋지 않을땐 뒷골목의 스트리트 파이터로 나서서 판돈을 챙긴다. 그리고 범죄자들을 떨게 만드는 천하의 명탐정께서 지난날의 연인앞에서는 한없이 무방비 상태인 남자가 되어 버린다.

더불어 이번 작품에서 특히 강조되고 있는 부면은 홈즈의 액션 히어로적 성향이다. 이는 기존 홈즈 영화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요소였는데, 원작속 홈즈가 목검술, 권투, 검도 등 격투기에 상당한 재능을 보유한 인물로 그려진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셜록 홈즈]는 원작에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은 홈즈의 모습은 어딘지 삐딱하고 유쾌한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을 연상케 한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이러한 시도에 발맞추어 나레이터의 입장에 충실해야 하는 왓슨의 경우는 캐릭터가 완전히 바뀌어 홈즈의 명실상부한 사이드킥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일반적인 미스테리 추리극을 기대하고 [셜록 홈즈]의 관람을 결정했다면 어딘지 번짓수를 잘못찾은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미 예고편을 통해 어느정도 작품의 성격을 드러내긴 했으나 [셜록 홈즈]는 미스테리 요소를 양념처럼 집어넣은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까운 작품이니까.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의 복잡한 플롯 꼬기 신공을 발휘했던 가이 리치는 아직 그의 원래 재능을 회복하기까지 좀 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듯 하다.

슈퍼히어로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인공에 필적할 만한 슈퍼빌런이 등장해야 하는 법이다. [셜록 홈즈]는 그 부분에 있어서도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했다. 악당 블랙우드 경은 분명 기묘한 트릭으로 홈즈 일행을 골탕먹이긴 하지만 명석한 두뇌라는 소프트웨어에 강철같은 근육질의 하드웨어까지 장착한 셜록 홈즈를 이기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셜록 홈즈]의 속편이 더욱 기대되는건 바로 그 때문이다. 속편은 원작에서 홈즈를 죽음까지 몰고간 숙적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이 확실하니까 말이다. 벌써부터 모리어티 교수역에 브래드 피트가 확정적이라는 루머가 나오는 이상, [셜록 홈즈]의 속편은 안볼래야 안볼 수 가 없게 되었다. 어어.. 설마 가이 리치, 후반을 위해 전반은 버린거냐.


* [셜록 홈즈]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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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10.1.4. 구글의 메인페이지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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