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이것만은 변함없어. 기계를 만드는 사람,정비하는 사람, 사용하는 사람....인간이 잘못하지 않으면 기계도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지-
* 주의! :본 리뷰에서는 '패트레이버 극장판'의 스토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는 총 47화의 TV시리즈, 1기 OVA 7화, 2기 OVA 16화, 그리고 3편의 극장판이 제작된 창작집단 '해드기어(유우키 마사미, 타케다 아케미, 이즈부치 유타카, 이토 카즈노리, 오시이 마모루로 구성된)'의 역작이다. 그 중 극장판 1,2편은 명감독 오시이 마모루에 의해, 그리고 무려 9년만에 3편이 타카야마 후미히코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극장판 1,2는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다소 무겁고 철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다루었다면 후미히코 감독의 3편은 원작에 충실하였으며 특차2과의 활약상보다는 일선 형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특징이 있다. 그럼 각 작품을 살펴보기로 하자.
한 남자가 묘한 웃음을 띄며 바닷속으로 투신한다.....때는 20세기 말, 사회의 대부분이 자동화, 기계화가 되어 버린 시대. 레이버라 불리는 인간형 사이보그는 문명의 이기를 대변하는 산물이다. 토쿄인근의 해상지대에 바빌론 프로젝트라는 토쿄만 매립작업이 한창일 때 ,일을 수행하기 위한 레이버가 대량 투입된다. 그러나 HOS라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의 교체후 각지에서 레이버들이 원인미상의 폭주를 일으키고, 레이버 범죄를 진압하기 위한 패트레이버 특차 2과 부대는 그 원인을 밝히려고 동분서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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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레이버 제작회사인 시노하라 중공업에서는 HOS에 의한 문제점임을 인정하려 들지 않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시노하라 중공업 사장의 아들인 아스마는 특차 2과의 경찰로서 이 문제와 시노하라 중공업의 관련성을 의심한다. 시노하라 중공업에 침투해 HOS프로그램의 이상징후를 알아챈 그는 집요한 수사끝에 레이버의 폭주원인이 바로 HOS에 내장된 버그, 즉 일종의 고주파음에 의해 폭주하게 된다는 사실과 더 나아가 레이버 폭주의 진정한 목적이 도쿄의 모든 레이버를 폭주하게 하는 것임을 밝혀낸다.
패트레이버 1편은 성서에서 알려주는 최고의 유일신 여호와를 암시하는 에호바라는 이름과 666의 숫자판이 달린 까마귀, 바빌론이라는 프로젝트의 명칭, 그리고 방주라 명명된 해상 플랫폼 등 상당수가 성서적인 모티브를 도입했으며, 더불어 미래 세계의 문명을 강하게 비판하는 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심각한 스토리를 다루고는 있으나 간간히 터져나오는 오시이 마모루의 유머감각은 자칫 지나치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쇄신하는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TV판에서 뉴욕시경 소속으로 레이버부대 창설을 위해 파견근무를 나왔던 카누카 클랜시를 막판에 특별출연시킴으로 기존 팬들에게 확실한 서비스도 잊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오시이 마모루가 또다시 감독을 맡은 2편은 특차1과의 여성소대장인 나그모 시노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출세가도를 다니던 그녀가 특차 1과의 소대장직에 머무르게 되었던 이유가 설명된다. 1999년 동남 아시아의 어느 나라, 작전을 수행하던 부대에 사고가 발생한다..
그리고 다시 때는 2002년, 특차2과의 대원들은 여러 가지 보직이 변경되어있는 상태다. 구형 패트레이버는 이젠 연구용으로 쓰이게 된 상황... 한편, 특차 1과의 소대장 겸 과장대리인 나그모는 요코하마 베이브릿지에 폭탄을 장착한 차가 주차되어 있다는 신고로 일대의 교통이 통제되어 있음을 보고받는다. 그러나 베이브릿지는 차에 장착된 폭탄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의해 폭파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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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일약 군사적인 문제로 번지게 되고, 용의자로 전 육상 자위대원 츠게 유키히토가 떠오르는데 그는 바로 나그모의 옛 연인이었던 것이다. 또한 육상자위대 조사부의 아라카와라는 사람이 찾아와 나그모와 특차 2과의 소대장 코토우에게 여러가지 정보를 주는 한편, 사건을 둘러싸고 군과 경찰간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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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2편은 전편에 이어 4년만에 제작된 작품으로 연출력의 완성단계에 다다른 오시이 마모루의 역량이 발휘된 시리즈 최고의 걸작이다. CG가 사용되지 않던 시절, 단순한 셀기법만으로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의 재능에 감탄할 따름이다. 그의 이 놀라운 기술력은 차기작 '공각기동대 :극장판'에 가서 절정을 이루는데 ,이후 그의 행보가 아바론같은 실사 영화로의 외도나 기대보단 실망이 더 컸던 이노센스에 그쳤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제페니메이션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인재임에 틀림없다. 좀 더 많은 작품활동으로 팬들앞에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 앞설 뿐이다.
토쿄만의 해상, 어부들이 무전으로 이러저러한 농담을 주고 받는 평범한 날 하늘에서 비행기가 추락한다. 비가 내리는 음산한 날씨..토쿄만의 항구에 연쇄 레이버 피습사건의 4번째 희생자가 발견된다. 범인은 아직도 오리무중...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차를 타고 가던 형사 하타는 차가 고장나 난처해 하는 한 묘령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차로 바래다 주는 동안 하타는 남다른 호감을 느낀다.
그러던 중 레이버 습격 사건의 5번째 사건이 발생하고, 하타는 지난번에 차에 태웠던 여성을 잊지 못해 그 여자를 내려줬던 대학으로 향한다. 미사키 사에코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암세포를 연구하여 세포의 무한 증식을 연구하는 모양이다. 하타는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왠지 그녀에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폐기물 13호는 2편으로부터 무려 9년만에 만들어진 패트레이버의 세 번째 작품. 감독은 [0080 포켓속의 전쟁] 이라는 건담 일년전쟁의 사이드 스토리로 크게 성공한 타카야마 후미히코가 맡았다. 전작들이 오시이 마모루의 독자적인 영향력을 많이 받았던 것에 비해 3편은 부제인 '폐기물 13호'에서 알 수 있듯, 소년 선데이 코믹스에 연재된 폐기물 13호에서 소재를 채택하여 보다 원작에 다가가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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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는 특차 2과의 활약보다는 하타와 쿠스미라는 두 형사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버린데다가, 기존 주인공들의 비중을 비약적으로 축소한 까닭에 패트레이버의 외전같은 느낌을 전달하고 말았다. 그러나 절제된 감정표현과 보다 우아하면서도 처절한 라스트씬의 진행은 기존의 극장판들과는 또다른 3편만의 독특한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복잡적인 요소들을 하나의 작품속에 잘 융화시켜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구성한 후미히코 감독의 연출도 상당히 좋았다.
앞으로 또 다른 극장판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2편과 3편사이의 공백이 9년이나 존재했듯 몇 년이 더 지난뒤에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지금껏 선보인 패트레이버 극장판 삼부작은 여느 다른 극장판 애니메이션과는 한 차원 높은 작품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세 편의 극장판으로 아쉬움이 남는 분들이라면 걱정 마시라. 47편에 달하는 TV 시리즈와 두 번에 걸쳐 제작된 OVA가 남아있다. 분명 작품의 질에 있어서 극장판을 능가할 수는 없겠으나 특차 2과의 본격적인 무용담이 여러분을 찾아갈 것이다.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1,2,3]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Headgear/ Emotion/ TFC/ Bandai Visual.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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