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상에! 코끝이 시큰거린다. 이토록 마음을 따뜻해게 해준 책이 도대체 얼마만이었던가. [엄마의 은행통장]은 근래 내가 읽었던 책 중 가장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따뜻한 소설임에 틀림없다. 1900년대 초 미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엄마가 있다. 어찌보면 극성맞은 엄마다. 가족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입원하면 극구 만류하는 의료진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용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비행기를 타보고 싶은 남편의 마음은 알지만 안전할지 어떨지를 확신하지 못해 반대의 뜻을 보이다가 결국 자신이 먼저 비행기를 타보고 안전한지의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야 남편에게 꼭 비행기를 타보라고 강권하는 아내다.
그렇지만 엄마는 결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모든 아픔과 위험을 자신이 감당하고, 다른 식구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지는 엄마다. 그녀는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품위가 있고 부자는 아니어도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현명하게 판단할 줄 안다. 식구들의 근검절약과 마음속 한구석 든든한 위안의 버팀돌을 위해 엄마는 시내에 은행통장이 있다는 말이 '뻥'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다 크도록 알려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정말 행복했고, 엄마 품에서 안전했다. 현모양처의 위대한 본보기이다.
[엄마의 은행통장]은 작가인 캐스린 포브즈가 자신의 유년시절에 겪었던 가족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자전적인 글로서 핵가족시대에 접어들며 언제부터인가 현대인이 잊어버린 모범적인 가족상의 행복을 되새기게 만드는 뛰어난 가족소설이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에서 표현한 것 처럼 독자들은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가족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있어 귀감이 되는, 일종의 참고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서 보여준 비틀어진 모성애에서부터 다양한 엄마의 모습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이 책에서 표현되어지는 엄마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그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틀림없이 자신도 그러한 엄마가 되고자 할테니 말이다.
놀랍도록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이 작품은 1948년, [자이언트]와 [셰인]의 명감독 조지 스티븐스에 의해 [난 엄마를 기억해요 (I Remember Mama)]라는 영화로 재탄생하기도 했으며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연극, TV 시리즈로도 각색되어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사랑받는 가족문학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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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족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져가는 이때, 엄마라는 존재가 왜곡된 가족이기주의의 상징처럼 변질되어가는 현실속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한 가족 본연의 의미를 알아가고 싶다면 이 소설을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가족이란 존재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축복이니까.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pennyway.net2009-06-15T00:31:44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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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책을 읽어야하는데...
2009.06.15 11:07요즘 사이트 개편에다 뭐에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고...
일주일에 2권씩 읽어보자는 목표가
점점 멀어지고 있네요 ㅠㅠ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곧 좋은 리뷰의 지름길~ ^^
2009.06.15 19:38 신고요즘 알라딘 서평단에 이어 익스무비도 서평단 활동을 해야해서 영화 볼 시간이 없어여 ㅠㅠ
이 책에 대한 리뷰를 꽤 봐서인지
2009.06.15 13:06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고민중이라는...ㅎㅎㅎ
이 책은 꼭 보세요. 정말 강추합니다.
2009.06.15 19:38 신고얼마전에 초등학생 가족그림에 아빠는 없었다 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2009.06.15 13:16cf에서도 '엄마'를 먼저 찾는 무슨 광고를 본 기억도...
영화나 책에서 최근 엄마에 대한 재조명인듯한 이슈가 많더군요.
가족에 관한건 '아버지'란 소설뿐이 못봤지만 엄마에 관한 이책을
장바구니에 넣고 꼭 보고싶네요 ㅁ_ㅁ+
저도 그 기사봤습니다. 근데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일본은 오래전부터 그랬다고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이란 책을 함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2009.06.15 19:38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