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철학적 질문과 강렬한 긴장감을 담아낸 [나의 마더]는 SF 스릴러 장르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배경으로, 밀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복합적인 논의를 펼친다. 특히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과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적 사고가 맞부딪치는 순간들이 영화의 핵심 갈등을 형성하며, 단순한 서사 이상의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영화는 인류 멸망 이후 한 소녀가 AI ‘마더’에 의해 길러지는 밀실에서 시작된다. AI는 오로지 인간을 보호하고 번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소녀는 외부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채 완벽히 통제된 환경에서 자라난다. 이 설정은 단순한 생존 드라마를 넘어, ‘인류의 보호’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