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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4

[두통이]의 거장, 박기준 선생님과의 만남

반년도 더 지나서 정말 오랜만에 글인데…. 타이밍이 참 애매하네요. 우울한 기분을 잠시 내려놓고 시작해 봅니다. 지난 10월 29일, 만화계의 거목이신 박기준 화백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얼마전 타계하신 박기정 화백님의 동생이자, [두통이]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하셨지만 박기준 화백님의 만화에 대한 열정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죠. 이후에는 후학 양성을 위해 단순한 도제식 교육 (徒弟式敎育) 시스템이 아닌 학원을 도입했고, 대학 강단에도 서셨으며 최근까지도 한국만화사의 족적을 정리한 일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그야말로 한국만화사의 산 역사라고 봐도 무방한 분이십니다. 사실 박기준 화백님은 제 세대에 있어서는 어쩌면 낯설고, 만화가로서는 많이 접해보지 못한 분일 수도 있습니다. 그분의 제자이신 故 이상무 작..

잡다한 리뷰 2022.11.01

도망자 - 한국형 그래픽 노블의 모범답안

몇 년전까지만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단어였던 그래픽 노블은 현재 코믹스와는 별개로 ‘성인들을 위한 만화’의 의미로 통용되는 듯 하다. 1978년 윌 아이즈너가 ‘코믹스는 멜로디, 그래픽 노블읜 교향곡’이라는 비유를 들어가며 통상적인 아동 코믹스와 성인 취향의 진지한 코믹스를 구분짓는 용어로 사용했지만 실상 ‘그래픽 노블’이라는 단어의 원론적 의미를 보자면 그림보다는 그림의 분량이 많은 일종의 ‘삽화 소설’에 가까울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왓치맨]의 앨런 무어나 [다크 나이트 리턴즈]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 같은 전문 그래픽 노블 작가는 없지만 원론적인 의미의 그래픽 노블 작가를 찾아보자면 의외로 오래 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삽화체 만화가인 박광현, 박기당과 더불어 한국 만화계의 전설과도 같은 ..

제9회 만화의 날 기념식, 그 훈훈했던 현장 속으로

매년 11월 3일은 '만화의 날'이다. 올해 9회째를 맞는 만화의 날 행사가 어제 부천에 위치한 한국만화 영상진흥원 상영관에서 열렸다. 어제는 마침 오후에 반차를 낼 수 있어서 새로 개관한 만화규장각을 관람할 겸 부천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기회가 우연찮게 딱 맞았던 것이다. 1호선 송내역에서 하차하고 나니 셔틀버스가 마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기다리다 보니 만화가 윤승운님을 비롯한 원로 몇분께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시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분들과 함께 셔틀버스를 타고 갔던 것은 이 잊지 못할 하루의 추억을 여는 출발에 불과했다 . 처음 가보는 한국만화 영상진흥원은 꽤나 큰 곳이었다. 영상진흥원 내에는 벌써 국내의 거성급 원로 만화가분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분이 얼마전 거금..

잡다한 리뷰 2009.11.04

2009년 10월의 지름보고

간만에 올리는 지름 보고. 지난달 것까지 몰아서 올려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유독 책이 좀 많다. 최근 고전만화에 필이 꽃혀서 정신없이 수집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여세를 몰아갈 듯. 고전만화는 계속 수배중이니 혹시 집에 안보는 옛날 만화 있으신분 연락 부탁드린다. (진심이다) 먼저 박기정 화백의 [도전자]다. 제일교포 백훈이 겪는 민족적 갈등을 권투로 풀어내는 놀라운 내러티브의 걸작만화다. 두터운 5권짜리 복각판으로 출시되었는데, 현재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상태다. 가까스로 한군데서 미개봉 박스셋을 구해 눈물이 날 정도였다. 추후 리뷰 예정. 다음으로 방영진의 [약동이와 영팔이]다. 역시 절판되어 구입이 쉽지 않았으나 새책 재고를 입수할 수 있었다. 청춘명랑만화의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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