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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스토리]는 2008년에 들어서 두 번째로 개봉되는 스포츠 영화다. 첫 번째 작품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서 공교롭게도 둘 다 여성 스포츠인을 다룬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지향점은 서로 다르지만 이렇게 여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는 점은 이제 식상할대로 식상해진 스포츠 영화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닐까. 축구를 그 무엇보다 사랑한 여고생 그레이시의 이야기, 이제 영화를 살펴보기로 한다.


 

    1.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족사  


[그레이시 스토리]는 실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놀랍게도 그 주인공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최고의 연기를 펼친 여배우 엘리자베스 슈로서 그녀가 학창시절 겪었던 경험에 근거해 이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슈는 극중 주인공 그레이시의 엄마 역할로 등장하고 있으며 감독은 그녀의 남편이자, [불편한 진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데이비스 구겐하임이다.

ⓒ Elevation Filmworks/ Ursa Major Films LLC. All rights reserved.


극중 오웬 코치역으로 등장한 인물은 엘리자베스의 동생인 앤드류 슈이며 이 영화도 그의 제안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꼬꼬마들의 기록필름 역시 엘리자베스 슈와 형제들의 유년기 모습을 담은 것으로서 여러모로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슈 자신의 가족사적인 의미가 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2.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여고생  


미국에는 '미아 햄'이라는 세계적인 여성 축구선수가 있다. 그러나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그러한 걸출한 선수가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영화의 배경인 1970년대는 여성에게 축구가 허락되지 않았던 보수적 관념이 팽배한 시절이었다. 그레이시(칼리 슈로더 분)의 집안은 가족 모두가 축구에 열광하는 축구 매니아이자 아버지(더못 멀로니 분)는 한때 스타급 플레이어로서 활약했던 축구 가문이다. 오빠인 자니는 학교 축구부의 주장으로서 장래의 유망주이고, 밑으로는 장난꾸러기 남동생이 둘이나 더 있다. 누구보다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그레이시, 그러나 집안에서는 누구도 그녀의 소질 따위엔 관심을 주지 않는다.

ⓒ Elevation Filmworks/ Ursa Major Films LLC. All rights reserved.


[그레이시 스토리]는 그레이시라는 한 소녀가 사회적 통념에 맞서 축구부에 입단해 첫 경기를 훌륭하게 치뤄내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으로서 주위의 시선과 노골적인 반대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같은 또래의 남학생들과 온몸을 부딛쳐가며 피땀으로 일궈낸 승리의 기쁨을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다소 규범화된 이야기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여고생이 주인공인 실화, 그것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 여배우의 이야기라는 점이 상승효과를 주는 작품이다.


 

    3.[그레이시 스토리]는 스포츠 영화?  


물론 [그레이시 스토리]가 축구를 소재로 하고는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사실상 이 작품은 그레이시라는 소녀가 오빠의 죽음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여성의 신분적 굴레를 과감히 탈피한다는 일종의 성장영화인 셈이다. 그와 동시에 이 작품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탈선할 뻔한 딸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아버지와 자신은 이루지 못했던 꿈을 딸에게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가족영화이기도 하다.

ⓒ Elevation Filmworks/ Ursa Major Films LLC. All rights reserved.


[그레이시 스토리]를 통해서 관객은 가족과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장애물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뚫고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이는 말로만 여성평등을 부르짖으며 고된일은 남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왜곡된 '일부' 여성 우월론자들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면이다) 등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영화를 보게 된다면, 단순히 한 소녀가 노력끝에 축구선수가 되어 결승전에서 한골넣고 스타가 된다는 뻔한 공식보다는 그 과정속에 깃들여진 소소한 곁가지들에 더 주목하길 바란다.

다만, 멋지구리하게 연출된 박력있는 스포츠 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 듯.


 

    4.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1943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당시 여성 프로야구 팀의 실화를 다룬 [그들만의 리그], 권투선수로서 링위에 서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 [밀리언달러 베이비],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를 각색해 축구를 너무나도 좋아한 여학생이 남자로 분장해 축구팀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코미디 [쉬즈 더 맨], 그리고 베컴처럼 멋진 프리킥을 꿈꾸는 한 축구소녀의 이야기 [슈팅 라이크 베컴] 등은 모두가 여성 스포츠인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로서 각각 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들이다.


 

    5.총평  


[그레이시 스토리]는 꾸밈이 없는 영화다. 요란하고 현란한 운동선수들의 몸동작이나 골 장면을 예술적 경지로 치장하는 카메라의 시선 없이도 이 작품은 오직 주제만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더불어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된 칼리 슈로더의 온몸을 던지는 열연과 이제는 어느덧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하는 엘리자베스 슈와 더못 멀로니의 관록있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영화의 배경에 쓰인 7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팝음악도 매우 훌륭하다.

ⓒ Elevation Filmworks/ Ursa Major Films LLC. All rights reserved.


3월들어 극장가에 볼 만한 영화가 없어 지독한 무료함에 시달리던 차에 보게 된 [그레이시 스토리]는 비록 수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제법 잘 만든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다. 소재면으로 보나, 배우들의 지명도로 보나 한국에서의 흥행은 다소 비관적이라 할지라도(실제로도 영화의 홍보는 별 상관도 없는 '우생순'과의 연관성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영화들이 정식으로 수입되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해야할 런지...


* [그레이시 스토리]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Elevation Filmworks/ Ursa Major Films LLC.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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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챈들러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 영화 지루하게 봤던걸로 기억합니다.
    감동이 있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영화도 아니고 전혀 볼거리도 느낄거리도 없는
    그런 무덤덤한 영화요...

    설마 이 영화는 국내 개봉하진 않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라면3개끓일 물에다가 1개 끓인 느낌?!

    2008.03.29 17:36
  2.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내용보다도 음악이 좋다는 이야기에 더 끌리네요. ^^
    비슷한 영화로 말씀하신 영화 중에 '그들만의 리그'를 보니
    마돈나의 노래도 생각나고...

    2008.03.29 17:56 신고
  3. popp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도 벌써 보셨는 건가요?
    후.... 나도 마음은 닥치는데로 마음껏 영화를 보고싶지만 시간이 허락칠 않으니 문제인데...
    부럽습니다~

    2008.03.29 19:03
  4. 밀감돌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방에서 살아서 시사회는 꿈도 못꾸지만ㅠ
    스포츠영화는 그닥 안보는편이라 - 하지만 이건 쵸큼 재미나겠는데요?
    여자의 스포츠라서 더욱 뭔가 땡기는 게(?) 있네요 ^^

    2008.03.29 23:10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스포츠 영화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시합장면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여자 혼자 남자들의 축구팀에서 뛰는거라 대단한 활약상이 담긴것도 아니거든요. 다만 사회적 편견에 맞서 당당히 권리를 인정받는 한 소녀의 성장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008.03.30 08:36 신고
  5. 내 삶의 스크린에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슈팅 라이크 베컴 생각나네요.

    그런데..(물론 본문을 다 읽었습니다만^^) 혼자 남자 축구팀에서 뛰는 건가요?? 오..

    갑자기 문근영이 신윤복으로 나온다는 영화가 생각나는걸요^^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조언 부분은 저도 나름 페미니스트로서 ㅎㅎ 뼈가 있군요 ㅋ

    엘리자베스 슈의 최근 소식도 알고...남편이 누구인지도 처음 알았네요~ㅋ

    2008.04.0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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