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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시즌이 서서히 끝나가고 9월의 극장개봉작 외화 중에 볼 만한 작품도 거의 사라졌다. 영화 [거친 녀석들]의 포스터를 보면서 필자는 문득 [까불지마]라는 한국영화가 생각났다. 영화의 내용이 비슷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인기스타의 위치에서 내려온 배우들의 단체모임'이란 느낌이랄까? 송강호나 최민식, 설경구 같은 연기력이 절정에 오른 스타들과 더불어 장동건, 배용준 같은 꽃미남 배우들이 스크린을 점령한 현 시점에서 적어도 한시대를 풍미했던 최불암이나 오지명, 노주현 같은 소위 '노땅'들은 왠지 설 자리가 없어 보여 서글프기까지 하다.

© 2004 메트로(우성) All rights reserved.

왕년에는 나도... 아흑, 일주일만 젊었어도! 흥행까지 참패한 [까불지마]


[거친 녀석들]에 출연한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펄프픽션]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존 트라볼타의 인기는 대단했다. [아빠 뭐하세요(Home Improvement)]라는 시트콤으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팀 알렌이나, [나쁜 녀석들]로 흑인 코미디의 대표적인 배우가 된 마틴 로렌스, [파고]에서의 독특한 캐릭터로 영화의 감초처럼 등장했던 성격배우 윌리엄 H. 머시 등 한때는 정말 잘나갔던 배우들이지만 현재로선 영화의 원톱으로 한 작품의 흥행력을 감당하기엔 조금 버거워 보인다.

© 2006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팀 알렌, 마틴 로렌스, 존 트라볼타, 윌리엄 H. 머시. 왕년엔 나름 잘나갔던 배우들.


[거친 녀석들]은 서서히 저물어가는 중년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음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얻어내려는 듯한 의도가 다분한 영화다. 내용부터도 이젠 뭔가 앞으로 더 나아갈 목표가 사라진 중년의 남자들이 떠나는 모험을 담고 있다. 이젠 우리나라의 국도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오토바이 아저씨 부대'. 직장을 잃고, 마누라한테 바가지나 긁혀 살며, 고혈압 때문에 먹고 싶은 것도 못먹고, 아저씨가 되도록 여자한테 말한번 못붙이는 소심한 인생. 이 4명의 남자들에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그것은 '와일드 혹'이라 이름붙인 자신들만의 오토바이 동호회다.

© 2006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과거 모 카드사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선전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처럼 이들은 미국 일주를 목표로 홀연히 여행에 나선다. 물론 이 변변찮은 중년들의 여행길이 잘 풀릴리가 없다. 호모 경관을 만나고, 텐트를 불에 홀랑 태워 먹는가 하면, 건달 폭주족인 '델 퓨에고스'을 건들이는 바람에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그래도 이들은 즐겁다. 일상에서는 그저 늙어가는 남자로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인생이지만 여행을 통해서 그들은 자신을 발견하고, 자유를 만끽한다.

놀랍게도 이 작품은 데이빗 핀처의 [조디악]을 누르고, 개봉 주말 3일동안 3,970만불의 흥행성적을 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사실상 [거친 녀석들]은 굴레를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다. 작품 자체가 그다지 큰 볼거리와 잘 짜여진 각본을 보여주진 않지만 간간히 선사하는 웃음이나, 보는 사람을 공감케 하는 남자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은 실제 이런 상황에 처한 이 시대의 중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시사회장에선 나보다 내 옆에 앉았던 한 중년부부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렸으니 말이다.

© 2006 Touchstone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하향세인 4명의 배우외에도 [좋은 친구들], [나크]의 레이 리오타나 [나의 사촌 비니]에서 환상적인 연기를 선사해 오스카 조연상을 수상한 마리사 토메이 같은 조연 배우들 역시 그 재능에 비해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때 [거친 녀석들]의 영화적 컨셉과 꽤 잘 맞는 캐스팅이다. 심지어 [이지 라이더]에서 커다란 할리 데이비슨을 몰았던 피터 폰다가 깜짝 출연한다는 점도 기발한 발상 중 하나다. 돌아오지 않는 전성기가 아쉽지만 영화에서 꾸준히 모습을 비춰준 이들이 선사하는 웃음이야 말로 [거친 녀석들]만의 매력이다.

비록 시너스 극장 단독 개봉 이라는 제한 상영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일상 탈출을 소재로 한 소재인 만큼 늘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마음 편히 극장에서 관람하시길 권한다. 코믹 영화는 '많은 사람과 함께' 보는 것이 필자의 철칙이다. 혼자서 DVD로 피식거리며 보는 것과 다같이 "와~"하고 터져나오는 웃음에 합류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일상의 반복에 지친 분들, 삶의 목표에 대해 고뇌하는 분들 모두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가진 중년 남자들의 여행기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거친 녀석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와 관련된 권리는 © 2006 Touchstone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관련스틸: 까불지마 (© 2004 메트로(우성) All rights reserved. DVD 판권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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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사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큰 인기를 모은 작품입니다만 한국은 흥행코드가 달라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

    2007.09.01 02:47
  2. 핫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DVD로 피식거리며 보는것과 다같이 웃음에 합류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씀이 굉장히 와닿네요 ^^ 전혀 기대를 안하고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였는데...단관 개봉 심했죠 ㅠㅠ

    2007.09.06 13:5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함께 웃음을 터뜨릴때의 통쾌함은 혼자 킥킥 웃는것과 차원이 다르죠^^ 웃기는 영화일수록 함께봐야 유치해보이는 장면도 재밌게 느껴진답니다^^ 힛치님의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2007.09.06 14: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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