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4
20년을 기다린 [스타워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 [보이지 않는 위험]이 개봉했을 때 평단은 그다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20년동안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조지 루카스의 아동취향적 네러티브 라던가, 특수효과에만 신경 쓴 나머지 캐릭터를 살리는데는 실패했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지요.
사실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주인공인 아나킨이나 뻘짓의 괴인 콰이곤, 또는 젊은날의 오비완이 아니라 뜻밖에도 '다스 몰'이라는 인물이었습니다. 스턴트맨 출신인 레이 파크가 열연한 이 캐릭터는 황제 '다스 시디어스'의 오른팔이자, 이미 사라졌다고 알려진 시스족의 군주로서 스타워즈 사상 최초로 양날검을 이용한 제다이 무예를 선보이는 등 과묵한 카리스마로 작품 전체를 압도합니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가 단 한 작품에만 등장하고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은 무척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 2000,2001 Lucasfilm Ltd./ 2004 SHINFORCE.COM All rights reserved.
이에 [스타워즈] 팬들은 다스 몰에 대한 때이른 퇴장을 아쉬워 한 나머지, '혹시 [에피소드 2]에서는 부활해서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추측성 루머가 돌기도 했고, 한 술 더 떠서 아예 다스 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타워즈의 외전 소설과 코믹스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코믹스판 Star Wars: Visionaries에서는 다스 몰이 하반신에 기계몸을 붙이고 부활해 등장합니다. 또한 다른 버전인 [STAR WARS TALES #0] 에서는 다스 몰의 클론이 나와 다스 베이더와 대결을 벌이기도 하지요)
ⓒ Dark Horse Comics/ Lucas Books. All rights reserved.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는 다스 몰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떤 종족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무합니다만 외전격인 소설과 코믹스에서는 그 점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는데요, 소설 [다스 몰: 셰도우 헌터]에서는 그가 아주 어렸을 적에 제다이 수련과정을 밟던 중 다스 시디어스에게 납치를 당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는 모성인 이리도니아(Iridonia) 출신입니다만, 시디어스에 의해 모든 기억이 지워지고, 심지어 제다이의 가르침을 잊도록 강요당하지요. 덕분에 그는 분노와 피에 굶주린 살인기계로 성장해 황제의 오른팔로 대활약을 펼치게 됩니다. (어찌보면 불쌍한 캐릭터이기도 해요)
ⓒ Michael Reaves/Del Rey & Cover Artist David Stevenson. All rights reserved.
그런데, 소설과 만화 뿐만이 아니라 다스 몰이 등장하는 또다른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팬들의 열정이 뭉친 한 편의 단편영화에서 다스 몰의 활약을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스타워즈] 팬들에게 있어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4년에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단편영화 [컨트랙트 오브 이블]은 아직 다스 몰이 시스의 수련생이던 시절, 절대 군주인 '시스 로드'가 되기 위해 마지막 관문을 넘는 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컨트랙트 오브 이블] 역시 오리지널 [스타워즈]의 형식대로 그 유명한 스크롤 방식의 오프닝 인트로를 진행합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Lou Klein/ Ohan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천년동안 제다이 위원회는 시스족의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코루스컨트'에서 멀리 떨어진 황폐된 한 행성에서 고대 두루마리가 어둠의 형제들의 잠자던 영혼들을 풀어놓았다.
혼돈의 오래되고 분노에 가득찬 영혼들은 힘의 대결을 선언하였고,
오직 고통의 관문을 통과한 자만이 시스 마스터로부터 '어둠의 군주'라는 칭호에 합당한 제자로 선택될 수 있었다.
'다스 로스'와 '다스 아나시스'는 최후의 시스족 기사들 중 하나였다.
그들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그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 있는 제자가 이에 도전하려 하고 있었다.....
보신 것처럼 [컨트랙트 오브 이블]은 황제 '다스 시디어스'의 수제자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이는 시스족 기사들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행성의 이름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아마도 '이리도니아'인 듯 하며, 등장하는 시스족 기사들의 종족도 다스 몰과 같은 '자브락' 인종으로 묘사됩니다. 다만 [에피소드 1]의 쿨하고 과묵한 모습의 다스 몰의 경우와는 달리 '다스 로스'나 '다스 아나시스'는 다분히 '야성미(?)'가 지나치게 강조되는데요 무슨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크르릉~'이라든지 '캬오~'같은 괴상한 소리를 내는 바람에 냉정한 자브락 인의 이미지가 다소 반감되는 것이 흠입니다.
ⓒ Lou Klein/ Ohan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다만 이들 시스족들의 대결 장면은 아마추어가 찍은 것치고는 제법 박력있는 액션씬을 선사합니다. 특히나 [에피소드1]에서 처음 등장했던 '더블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시스족이 둘씩이나 등장해 더욱 멋진 대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더블 블레이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시스 홀로크론에 담겨져 내려온 '비기' 중의 하나랍니다)
ⓒ Lou Klein/ Ohan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무엇보다도 반가운건 젊은 날의 다스 몰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물론 여기서는 레이 파크가 등장하지는 않습니다만, 분장을 잘해서인지 웃통까지 벗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면서 실제 다스 몰의 젊은 날을 보는 듯한 배우(애드윈 빌라 분)가 출연해 호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아쉬운대로 다스 몰의 우주선이 행성에 진입하는 장면 역시 CG로 처리되어 [스타워즈]에 걸맞은 SF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 Lou Klein/ Ohana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러닝타임 16분24초의 짧은 필름이지만, [컨트랙트 이블]은 여름철의 소나기처럼 한차례의 갈증을 해소하는데는 충분한 재미와 완성도를 선사합니다. 특히나 기존의 스타워즈 팬 필름과는 달리 오로지 '시스족'만을 주인공으로 한, 그것도 [에피소드1]의 다스 몰을 다룬 프리퀄이자,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저도 실은 이렇게 시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와줬으면 합니다.
P.S: 제작자들은 이 작품을 순수 비상업용도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공DVD와 반송료를 보내주면 기꺼히 원본을 카피해 보내주겠다고 하니, 생각있으신 분들은 보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공식 홈페이지: http://www.contractofevil.com/
* [컨트랙트 오브 이블]의 모든 스틸,사진 및 예고편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Lou Klein/ Ohana Production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Star Wars is a registered trademark of LucasFilm LTD.
* 참고 사진: 다스 몰 (ⓒ 2000,2001 Lucasfilm Ltd./ 2004 SHINFORCE.COM All rights reserved.), 다스 몰: 셰도우 헌터(ⓒ Michael Reaves/Del Rey & Cover Artist David Stevenson. All rights reserved.), 다스 몰 코믹스(ⓒ Dark Horse Comics/ Lucas Books. All rights reserved.)
'테마별 섹션 > 스타워즈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6 - 스타워즈: 브로큰 엘리전스 (Broken Allegiance) (13) | 2008.03.27 |
---|---|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5 - 스타워즈: 만달로리안의 분노 (Wrath of the Mandalorian) (16) | 2008.03.24 |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4 - 스타워즈: 컨트랙트 오브 이블 (Contract of Evil) (13) | 2008.03.20 |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3 - I.M.P.S 릴렌트리스 (I.M.P.S - The Relentless) (11) | 2008.03.18 |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2 - 트룹스 (Troops) (16) | 2008.03.15 |
스타워즈 팬무비의 세계 #1 - 스타워즈: 리빌레이션 (Star Wars: Revelations) (31) | 2008.03.12 |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용도 흥미롭고 길이도 짤막하고 감상하기 적절하군요.
2008.03.20 13:37 신고잉글리시의 압박이 문제지요... -_-;;;
일단 도전은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대사도 거의 없습니다 ㅡㅡ;;
2008.03.20 13:42 신고괴성만 나오는건가요? ㄷㄷ ^^;;;
2008.03.20 13:53야밤에 혼자 보면 오해받을지도...
아녀..ㅡㅡ;; 괴성만 지르는건 아니구요, 영어 대사도 있는데 이게 왜곡된 억양으로 나와서... 암튼 대사는 뭐 있으나 마나.. ㅡㅡ;;
2008.03.20 13:55 신고이 영화들... 볼 시간이 없네요... -.-;;;
2008.03.21 12:40죄송합니다. 그저 제가 죄인입니다. ㅡ.ㅡ
2008.03.21 12:42 신고그나저나... 이 영화 다운받을 수 있는 것은 상상외로 저화질이군요...
2008.03.21 12:46덧, 4번 재작업 완료 ^^;;;
그러게 말입니다. 제작자와 접촉해 원본 소스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봐야 겠습니다. 다만, 영어가 후달린다는거.. ㅡㅡ;;;
2008.03.21 12:49 신고덧,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그나저나 저 친구들 저렇게 머리에 뿔이 났으니 잠잘 때 베개는 어떤 것으로 쓸런지 궁금하군요. 워낙 외모들 외에는(외모까지 똑같은 경우도 많지만) 저 우주의 생물들은 인간과 유사한 생활 방식으로 살고들 있으니 말입니다.
2008.03.21 13:08시스족은 잠을 안자는 것이 아닐까 하는.. ㅡㅡ;;
2008.03.21 13:14 신고다스몰 코믹스에서 어떤 녀석이 다스몰 상대로 '으하하~ 정신공격이다' 했다가 '으악! 너무 어두워!'하고 역으로 죽어버렸죠.
2008.03.28 12:30크흐흐... 사실 다스 시디어스에게 많은 제자가 있었지만서도 그의 정식 후계자는 다스 몰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베이더나 티라누스 같은 인물들은 이미 제다이 스승을 둔 상태에서 어둠의 포스로 넘어간 케이스니 어찌보면 정통 시스계열은 아닌셈이지요. 그런면에서는 오직 포스의 다크한 면만 알고 있는 다스 몰이야 말로 궁극의 시스가 아닐까요?
2008.03.28 12:34 신고다크 포스에 빠진자의 특징인 흉안과 누런눈을 가졌던건 다스 몰 과 다스 베이더 뿐이었죠. 두쿠는 그런게 없었던 것만 봐도...
2008.03.28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