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연작 No.1
*.줄거리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조심하세요.
냉전시대 최고의 인기 첩보물이었던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미소양국의 긴장감이 사라진 시점에서, 007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감각의 첩보물에 대한 대안을 애타게 찾던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은 군사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 시리즈로 눈을 돌렸다.
Recent US paperback edition cover. ⓒ Naval Institute Press. All rights reserved.
대배우 숀 코네리와 당시로선 무명이었던 알렉 볼드윈을 과감히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 영화는 그 밖에도 스콧 클렌, 샘 닐, 팀 커리 ,제임스 얼 존스 등 호화배역진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이제 잠수함 영화라는 독립적 장르에 새 장을 연 이 작품의 스토리를 살펴보기로 한다.
Photo by Attila Dory - © 2002 - Metro Goldwyn Mayer - All rights reserved
시베리아의 한 소련군 잠수함 기지. 함장 레미우스(숀 코네리 분)는 때가 됐다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기며 최신 핵잠수함 '붉은 10월호'를 이끌고 작전 훈련을 시작한다. '붉은 10월'호는 최신 소음 제거 시스템이 장착된 최첨단 잠수함이었던 것. 이 최신예 핵잠수함이 갑자기 항로도중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하지 미소양국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잭은 레미우스 함장의 의중을 눈치채고 그의 망명의사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한다. 한편, 미국측 잠수함 댈러스 호는 붉은 10월호의 추정 위치에 가장 근접한 잠수함으로서 붉은 10월을 추적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군관계자들을 설득해 레미우스와의 직접접촉을 시도하는 잭은 해군의 도움으로 댈러스 호에 승선하게 되고 이제 붉은 10월호와의 목숨을 건 접선을 시도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KGB의 색출과 더불어 소련 잠수함으로 부터의 공격을 막아야만 하는 붉은 10월호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앞으로도 소개할 잠수함 영화들이 그렇듯, 잠수함을 소재로 다룬 영화의 특징은 폐쇄성에서 드러나는 긴장의 극대화다. 실제 [붉은 10월]은 보는이로 하여금 숨이 멎을 정도로 긴박함의 묘미를 잘 살려냈는데, 쫓고 쫓기는 잠수함끼리의 대결과 두뇌싸움,그리고 심리전이 매우 잘 표현된 수작중의 수작이다.
앞서 언급했듯, 존 맥티어넌 감독은 바로 이와같은 상황연출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독으로 비록 최근에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이 당시 감독의 연출력은 그 절정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탁월하였다. 지금도 이 당시의 존 맥티어넌을 기억하며 그의 영화에 기대를 거는 많은 팬들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아직 풋풋한 알렉 볼드윈은 무명배우로서는 드물게 매우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어 극중 잭 라이언의 이미지에 걸맞는 모습을 연출해 주었다. 그러나 알렉은 잭 라이언의 시리즈화를 결정한 파라마운트 사에 지나치게 많은 게런티를 요구하게 되는데, 아직 지명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그에게 많은 돈을 주는 것 보단 해리슨 포드라는 검증된 배우에게 돈을 투자하길 원한 제작사의 선택으로 일류배우가 될 수도 있었던 그의 배우 경력은 이렇게 끝이나고 만다. 결과적으로는 후속작인 [패트리어트 게임]과 [긴급명령]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으니, 이러한 제작사의 결정은 현명하였음이 증명된 셈이다.
ⓒ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 당시 날렵하고 핸섬한 이미지의 알렉 볼드윈의 모습은 이제 뚱땡이가 되어버린 지금의 모습에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변했는데, 정말이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숀 코네리의 연기또한 노련한 함장의 여유있는 모습처럼 멋진 카리스마로 온 배우들을 압도하고 있어 역시 늙어가면서 더 멋진 배우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잭 라이언 시리즈는 [썸 오브 올 피어스]까지 총 4편이 제작되었는데, 알렉 볼드윈에 이어 2,3대 잭 라이언에 해리슨 포드가, 그 뒤를 이어 벤 애플렉이 잭 라이언 역을 맡음으로서 성공적인 시리즈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썸 오브 올 피어스]가 내용상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임으로 원작에서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 잭 라이언의 모습을 얼마나 기다려야 볼 수 있을지 기다릴 따름이다.
비록 [붉은 10월]이 미,소 양국의 긴장감을 그려냈다는 점에서는 아직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긴하나, 서방세계를 선으로 동구권과 구소련을 악으로 묘사한 기존의 첩보물과는 사뭇다른 양상을 띄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볼프강 피터슨 감독의 [특전 유보트] 이후 이렇다 할 잠수함 영화가 없던 시기에 이 한편의 영화를 통해 뛰어난 잠수함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으니, [붉은 10월]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가 강력추천하는 영화다.
* [붉은 10월]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Paramount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존 맥티어넌(Photo by Attila Dory - © 2002 - Metro Goldwyn Mayer - All rights reserved.), 잭 라이언 시리즈 (ⓒ Paramount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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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의 탄탄함을 그대로 잘 표현했던 영화지요. ^^
2007.08.09 23:49 신고저도 잠수함 시리즈를 포스팅 해 보려고 했더랬는데.. ^^
거듭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저도 이번에 도메인 정리가 되는대로 곧 방문하겠습니다^^
2007.08.10 00:01 신고('' ) 페이웨이님은 자주 뵙네요 ^^ㅋ. 저두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일까요?
2007.12.10 16:13그럴지도요^^ 영화취향이 비슷한 분들은 아무래도 자주 찾아 오시더라구요^^
2007.12.10 16:16 신고근데 페이웨이(x)->페니웨이(o)입니다 ㅠㅠ
죄송해요 ㅠ,ㅜ. 노망인가봐요...
2007.12.10 16:42아닙니다. 문아무개님은 그렇게 알려줘도 자꾸 틀리는걸요 뭘.. ^^;;
2007.12.10 16:44 신고갠적으로 잠수함 영화 정말 좋아라 합니다. '특전U보트(Das Boot)'부터 '크림슨 타이드' '붉은 10월호'에 B급 무비 다수 등을 찾아 봤더랬죠. 세 작품 모두 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하기 힘들 정도로 걸작 아닙니까!
2008.05.16 11:03'유령'이나 'U-571'도 괜찮은것 같습니다만 역시 위 세 작품은 못 따라가는듯.
하여튼, 페니웨이님이 펼치는 영화 이야기를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그쪽이 업인가도 싶네요! ^^;
직업을 영화와 관계된 일을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아쉽게도 기술직 노가다에 불과합니다. ㅠㅠ
2008.05.16 11:09 신고기술직 노가다라면 .. IT? ㅎㅎㅎ
2008.07.04 13:23안녕하세요 요즘 자주 들려서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스타워즈시리즈 총정리하신거 감동깊게 잘 봤습니다 ^^
앞으로 자주 들리겠습니다
아뇨.. 한국내에서도 종사자가 아주 적은 직업군에 속합니다. 다들 힘들다고 초년차에 절반이상이 때려치죠^^;; 앞으로 답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2008.07.04 20:36 신고개인적으로, 초반에 러시아어에서 영어로 언어 전환(?)이 이루어지는 부분이
2008.07.28 02:57인상깊었습니다.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앗 역시 필요에 의해 영어로 다들 대사를
해주시는건가,라는 느낌이었달까요. 뚱땡이(T_T)로 변해버린 알렉 볼드윈은 정말
아쉬워요.
상당히 좋아하는 영화예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알렉 볼드윈은 이후로도 A급배우로서는 활약하지 못하죠. 어찌보면 [붉은10월]은 일생일대의 기회였는데 욕심이 너무 과했습니다. 안타깝지요.
2008.07.28 09:18 신고잠수함 영화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영화입니다.
2008.08.24 18:47배우들의 연기,연출,음악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 완성도도 높고 오락적 재미까지 뛰어나죠.
제일 맘에 드는 장면은 숀 코넬리가 왜 망명을 하려는지 자신의 부하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인물의 심리상태와 더불어 그 당시의 냉전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을 음악이 흐르면서 표현했는데 아주 독특한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원작 시리즈를 구할려고 한때 중고서점가를 뒤지던 때가 생각나네요
2009.10.29 09:37정말 원작을 보고싶었는데 절판되는 바람에 못구했던게 생각나네요
이상하게 붉은10월만 못봤네요, 다른건 다봤는데...ㅠ.ㅠ
이번에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다 들었는데 기대됩니다
그전에 빨리 붉은10월부터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