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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평] 국제시장 - 불편하지만 영리한 신파극

영화/ㄱ 2015.05.13 09:00 Posted by 페니웨이™

 

 

이젠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린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기획당시부터 관객몰이를 꽤 하겠다는 예상은 했으나 이토록 순조롭게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최초로 두 편의 천만관객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윤제균 감독이 가져갈 줄은 몰랐다. 우선 영화를 살펴보면 만듦새 자체는 나쁘지 않다. 헐리우드 영화의 국산화라는 치환법에 매우 충실해 기시감이 곳곳에 느껴지는 민망한 상황 속에서도 관객의 시선을 꾸준히 붙잡는 힘이 있다.

[국제시장]은 6.25라는 비극의 현장으로 시작해 삶 자체가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조명한다. 흥남철수와 파독광부, 베트남 파견,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던 주인공 덕수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버지요,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들의 삶은 분명 윤택한 경제 성장의 과실을 맛보고 있는 현 세대에 비해 훨씬 가혹했고 거칠었다. 영화는 웃음과 감동으로 적절히 뒤섞인 내러티브 속에서 그들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호소한다. 꽤나 영리한 신파극이다.

그러나 [국제시장]은 [포레스트 검프]처럼 '워터게이트'와 같은 정치, 사회적 치부는 '결코' 건드리지 않는다. 철저히 덕수가 처한 상황, 그 처절한 삶의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내던저진 조건에 순응하고 적응해 '이만하면 잘 해낸' 가장에게 보내는 찬사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이 영화에게 쏟아진 진보와 보수의 정치색에 대한 논란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민감한 정치적 논의를 떠나 [국제시장] 안에 호소는 있을 지언정 그 호소가 기대고 있는 정서는 지극히 단순하다. 자식 세대를 위해 희생한 어른들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7포세대라 불리는 요즘의 젊은이들, 우리가 고생했으니 너희가 이만큼 먹고 사는 것이라는 기성 세대의 훈계가 공허하게 들리는 자녀 세대에게 얼마나 진정한 호소력을 줄지는 의문이다. 굳이 이런 감성팔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존경받을만한 사람들에게는 가만히 있어도 존경이 돌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  본 리뷰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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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머로우>김기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페니웨이님과 텔레파시 통하는 듯...
    지난번 <어벤저스>나 <로봇 캉타> 때처럼
    오늘도 그냥 문득 생각이 나 들렀는데 포스팅이 올라왔군요^^

    <국제시장>은 페니웨이님 말씀하신 것처럼
    워낙 화제작이다 보니 의견이 분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고 감명 깊게 본 작품입니다.
    아버지 세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되새길 수 있었고,
    더구나 장모님이 파독 간호사 출신이신지라...
    그런데 정작 장모님은 이 영화를 못 보셨다는...
    VOD 나오면 모셔다 놓고 집에서 같이 봐야겠습니다~
    팝콘이랑 치킨이랑 음료수 갖다놓고 말이죠^^

    2015.05.13 10:51 신고
  2. 이준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평준화된 관객수준을 위해서 그냥 만들어진 공산품이지요. 음식으로 말한다면 집에서 직접 키운 아들이 시장에서 사온 재료로 전주에서 당구장 하다 온 아줌마의 손맛으로 만든 푸드코트의 공산품 요리일겁니다. 직접 해먹거나 일류 쉐프가 만드는- 당연히 손이 많이 가고 지갑을 걱정해야 하는- 요리가 아닌 무난한 대량생산품이라고나 할까요.

    덧: 아이러니한건 당대 시대에 동일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가 오히려 더 정치적으로 불편하면서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지요. 김수용감독의 "사격장의 아이들"이나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에서 국제시장류의 주제가 어떤 식으로 변주되었는지 보면 가끔 퇴화론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덧덧: 남동생을 위해 독일 여동생을 위해 베트남이라는 것 자체도 비극인게... 결국 주인공의 가족은 주인공에게 기생충이자 빨대라는 결론인데.. 차라리 이게 더 비극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작위적인 이야기겠지만요

    2015.05.13 11:3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하신 부분이 딱 맞습니다. 윤제균 감독이 그런 감각에는 굉장히 탁월해요. 즉, 장인은 아닌데, 마베감독마냥 흥행작을 만드는 센스는 있단 말이죠. 퇴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임권택이나 김수용 감독과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갖는 부류라 그런거 같습니다. 최근 한국 극장가는 그런 영화들을 추구하게끔 시장이 편향되어 있고요.

      마지막에 덧붙이신 말에서 공감하는 것 중 하나는, 노후가 불안한 기성세대에 대한 기사가 종종 나오는데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문구 중 하나가 자녀의 결혼자금 때문에 어쩌구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과연 부모의 미래를 담보로 자기 하나 잘살겠다고 몇억짜리 집 얻어서 결혼하는 자녀들의 모습이랑 [국제시장]에서 보여지는 거랑 뭐가 다른가 말이죠. 실상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소름끼치는 내용인데, 이게 현실에서는 통용된다는 것이지요.

      2015.05.13 11:46 신고
    • 송진호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생충이자 빨대란 말은 아닌거 같습니다.
      그렇게밖에 볼수없는 현실이 안타깝긴 합니다만. 형제간에 맏이의 헌신을 기생충먹여살리는 사람으로 매도하는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2015.05.27 12:39 신고
  3. marlow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를 덕수의 친구, 가족들(특히 아내)의 입장에서 바라본 비평도 있더군요.

    http://sonnet.egloos.com/5322731

    개인적으로 어떤 이유로든 한 쪽에게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건 건강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남의 희생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억울한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위에 이준님께서 언급하신 '퇴행'은 영화만이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퍼져있다고 보는 데, 독재정권이라는 절대악(!)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돈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기업의 자금이 투입된 영화계는 수익문제에 더 민감하다 보니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네요.

    2015.05.14 13:42 신고
  4. 영영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에서 울어, 이렇게해도 안울거야? 이런 소리가 들리는듯한

    너무나도 노골적인 신파장면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뭐 정치적인걸 떠나서

    그나마 최소한 그 시대상을 나타내주는 장치였던

    부부싸움 도중에 국기하강식하자 부부싸움 멈추던 장면을 보고

    대통령이 애국심 운운하던 뉴스를 보고 그냥 실소만 ㅎ

    2015.05.19 04:29 신고
  5. 하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는 어설프게 정치색 띄우느니 대놓고 신파로 가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없어서 불편하다고 하셨는데 있었다면 훨씬 많은 사람이 불편해 했을테니까요.

    2015.05.19 16:26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정치색이 아니라 팩트죠. 덕수란 인물이 걸어온 험한 여정을 설명하는데 굉장히 중요한게 사회적 배경인데 그건 송두리채 날리고 결과만을 가지고 그 인물을 이해하라고 하는건 편협한 강요거든요. 영화가 불편한건 그 때문입니다. 왜 그걸 정치색이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네요.

      2015.05.19 16:30 신고
    • 하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야기하신 부분을 건드리면 결국 정치색을 띄게 되는거니까요. 그시대를 찬양하건 혹은 거부하건 그냥 배경으로만 존재하지는 않고 논란을 불러올수밖에 없죠.

      2015.05.19 16:33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위에 이준님의 답글에서 보듯이 사실 이 문제를 훨씬 더 정치적 시각으로 해석할만한 작품들은 과거에 훨씬 많이 나왔어요. 그것도 당대에 말입니다.

      오히려 [국제시장]류의 상업영화는 그 문제를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객관적으로 그릴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많다고 봅니다. 게다가 세월도 훨씬 흘렀고 말입니다. 적어도 영화관을 찾는 관객층이 기성세대보다 후세대가 훨씬 많은 이 시점에서 그 정도 배짱도 없이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를 운운한다면 그건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비판의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일이지요.

      2015.05.19 16:43 신고
    • 하루  댓글주소  수정/삭제

      심지어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는데 과연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을수 있을까 의문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같은사건이라도 감독이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서 180도 달라질수 있는게 영화잖아요.
      지금의 그런 일들을 건드리지 않은 국제시장이 다루었던 쪽보다 더 좋은 영화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제 생각도 기본적으로는 본문에서 적으신대로 '영리한 영화' 였다는 판단에 가깝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그런 논의가 건전한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비관적입니다. 포레스트 검프 운운하는거야 깔수 있겠지만 미국에서 이야기하신 워터게이트나 월남전이 현대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인가요? 아니잖아요.

      2015.05.19 17:0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제가 생각하는 쪽은 오히려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 논란이 되었던 건 반대로 언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입장이라서요. 사실 조금이라도 언급을 하고 갔다면 영화가 기성세대에 편향된 작품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

      말씀처럼 그런 논의가 건전한 방향으로 갈지에 대해서는 저 역시 의문이 들 수 밖에는 없습니다. 사실 이는 감독의 역량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만약 언급을 했다면 또 다른 쪽에서 좌파적인 영화라고 비난받았으려나요? 그건 모를 일입니다. 현재로선.

      덩그러니 놓여진 현상만을 놓고 볼땐 영화가 신파로 흐른 것도 좋고, 만듦새도 좋고 다 좋은데.. 굳이 뭔가 의식적인 것을 끄집어 내어서 은연중에 그것을 강요하려 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불편할 수 밖에 없다는 거지요. 마치 뭐랄까요... 요즘 청년들 죽도록 고생해서 대학가고 심지어 빚까지 내어서 열심히 공부하는데 정작 돌아오는 건 비정규작에 만년 취준생... 이런 현상을 왜 열정만으로 극복할 수 없냐고 다그치는 느낌?

      어찌되었건 이런 부분에 있어 갑론을박이 있는 것도 [국제시장]이 일단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겠지요.

      2015.05.19 17:10 신고
  6.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래도 화제작이다 보니 부모님과 함께 감상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고왔습니다.
    윤제균 감독 영화들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2015.05.19 21:21 신고
  7. Bad As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고 싶으면 무슨 핑계를 들어서도 돌려 비틀어 쥐어짜 까는 게 사람 본성이란 말이죠. 정치색이 들어가면 들어갔다고 까고 안 들어가면 안 들어갔다고 까고. 결론적으로 자기가 믿는 정치관과 같은 방향이 아니면 까는 거죠. 뭔 반성과 성찰, 영화적 완성도 운운해 봤자 본심은 그냥 "너 수꼴이지 이 XX야?" 정리 끝.

    2015.08.15 04: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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