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인간 심리를 묘사하기에 가장 탁월한 매체가 바로 만화라고 생각한다. 그림으로 표정이나 몸짓의 묘사가 가능하면서도 내면의 소리를 "글"로서 표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는 배우가 연기하는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이런 만화의 장점을 잘 살린 심리 드라마의 대표작은 얼마전 연재가 종료된 [데쓰노트]와 인기리에 연재중인 [도박묵시록 카이지], 그리고 [검은 사기]다.
[데쓰노트]가 '사신의 노트'라는 매개체를 둘러싼 L(혹은 N)과 라이토의 무시무시한 두뇌싸움을 소재로 하였다면,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백수청년 카이지의 도박중독으로 인한 막장인생의 탈출극에 초점을 맞췄고. [검은 사기]는 사기꾼들의 사기수법에 맞서 또다른 사기로 파멸에 몰아넣는 사기극을 다룬다. [데쓰노트]나 [검은 사기]가 좀 더 지적이고, 게임을 즐기듯 상호간의 심리를 교묘히 저울질해가는 반면,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좀 더 막장인생에 몰린 한 인간의 필사적인 심리를 표현한다.
ⓒ 集英社(SHUEISHA)/ ㈜학산문화사 All rights reserved.
[라이어 게임]은 이 작품들을 적절히 섞은 듯한 느낌을 주는 또하나의 심리 스릴러다. 우연히 수억엔이 왔다갔다하는 게임에 발을 들여놓게되어 진퇴양난에 몰리는 주인공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소프트한 버젼의 [카이지]에 가깝지만, 그 정도로 처절하지는 않다. 오히려 주인공 킨자키 나오가 전설적인 사기꾼 아키야마 신이치의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은 [검은 사기]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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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서로 죽고 죽이는 [데쓰노트]나 한번의 패배가 인생막장의 지름길로 향하는 [도박묵시록 카이지]에 비해선 훨씬 부담이 없지만, 게임에 패배할 경우 어마어마한 빚을 진 채 어떤 후환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점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라이어 게임]은 이제 연재 초반이라 그 결과를 아직 보여주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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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 게임]에 대한 일본에서의 반응이 매우 좋아서인지 이 작품은 이제 겨우 4권이 발행(한국은 현재 3권)되었을 뿐이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져 원작에 비교적 충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독특한 발상에서 나온 다양한 게임에 독자도 같이 참여한 듯한 구성이 돋보이며, '거짓말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진실함으로 서로가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 또한 칭찬해 주고 싶다. 근래들어 드물게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맛을 느낄 수 있는 간만의 수작이다.
* [라이어 게임]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集英社(SHUEISHA)/ ㈜학산문화사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라이어 게임 드라마 (ⓒ Fuji TV. All rights reserved.)
저도 원아웃의 팬입니다. 슬램덩크때도 그랬지만 1권부터 점점 세련되어지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약간 억지스런 설정이긴 했지만 독특한 스토리, 보통 스포츠만화에서 볼수 없는 주인공 캐릭터는 그야말로 '제 입맛에 딱'이었죠. 이 '라이어게임'도 즐겨보고 있지만 전작에 비해 주인공의 카리스마랄까... 그런것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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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웃에서도 보여주었지만 참 머리 많이 쓰는 작가죠. 근데 태평천국연의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2008.04.25 13:26 신고언급하신 작품들은 저도 아직 못본 작품들이에요. 언제 함 봐야겠네요^^
2008.04.25 14:06 신고저도 원아웃의 팬입니다. 슬램덩크때도 그랬지만 1권부터 점점 세련되어지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약간 억지스런 설정이긴 했지만 독특한 스토리, 보통 스포츠만화에서 볼수 없는 주인공 캐릭터는 그야말로 '제 입맛에 딱'이었죠. 이 '라이어게임'도 즐겨보고 있지만 전작에 비해 주인공의 카리스마랄까... 그런것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2008.07.24 16:29원아웃은 저도 대충 본 터라.. 자유그림님의 글을 읽어보니 꼭 다시 보고 싶네요^^
2008.07.24 17:03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