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블로그를 5년째 운영하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어떤 방문자들이 블로그에 찾아오는가 하는 점이다. 어차피 나도 사람이다보니 특정 부문의 장르와 취향을 타지 않을 수가 없는데, 결국 이러한 취향과 특성을 파악한 방문자들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게 아닌가 싶다. 나와 비슷한 취향의 글쟁이가 리뷰를 남기면 최소한 보고싶은 영화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화들의 관람여부를 결정하거나 혹은 이미 관람한 영화에 대해 이러저러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댓글로 수다를 떠는게 현 블로그의 모습일 것이다.
이러한 블로그의 기능은 네이버나 다음으로 대표되는 영화포털의 천편일률적인 평점 시스템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영화적인 취향은 누구나 다를 수 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다크 나이트]가 레전드급 완성도를 지닌 영화라고 떠들고 다녀도, 내 친구는 마냥 지루한 영화라고 치부하는 것과 같다. 내가 [다크 나이트]에 10점 만점을 주었어도, 내 친구가 1점을 주었다면 그 영화의 평점은 5점대다. 이게 과연 그 영화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 그럴바엔 자신과 영화보는 눈이나 취향이 비슷하다고 여기는 블로거의 평가 하나가 더 큰 신뢰를 받는 것이다.
새로 오픈되는 영화포털 ‘왓챠 Watcha’는 기존의 포털이 가진 이 같은 평점 시스템의 맹점을 극복한 맞춤형 영화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지극히 "개인화된 영화추천"을 컨셉으로 하는 웹 2.0 서비스다.
가령 예를 들어 보겠다. A라는 이용자가 [어벤져스]를 재밌게 봤다고 평가하고 [7광구]는 재미없게 봤다고 평가하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재밌게 봤다고 평가했다고 가정하자. B라는 이용자는 [어벤져스]를 재밌게 봤다고 평가하고 [7광구]는 재미없게 봤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수많은 사용자들 중에서 A와 B는 [어벤져스]와 [7광구]에 대한 평가가 비슷하므로 취향이 비슷하다고 왓챠는 판단한다. 따라서 A에게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추천해 주고, B에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추천해 주면 만족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콜래보레이티브 필터링 Collaborative Filtering 이라고 하는데 이미 아마존과 구글 및 넷플릭스 등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러한 추천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왓챠에 가입한 후 최소 10편 정도의 영화에 대한 평가를 입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용자의 취향을 왓챠가 분석해 그에 맞는 영화 추천이 가능해지게 된다. 한편으로는 비활동적인 유저에게 다소 불편한 시스템이지만 적극적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편리한 기능이 될 수 있다. 평가를 입력한 영화의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자신의 취향에 대한 왓챠의 정확도가 더욱 정밀해진다.
매년 많은 영화관련 사이트들이 생기고 사라지지만 왓챠의 이러한 분석적 개별맞춤식 접근은 꽤나 흥미롭다. 초기 단계에는 아무래도 가입자 수가 적어 표본을 얻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고 취향 선별이 용이하지 않겠지만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분명하고 정확한 개인별 영화추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 왓챠 사이트: http://watcha.net/
* 본 포스팅은 (주)프로그램스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음을 알립니다.
'잡다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취향을 분석하는 영화 추천, 왓챠 어플리케이션 (14) | 2013.10.13 |
---|---|
신사동 가로수길 다이닝 펍 & 그릴, 퍼블릭하우스 시식기 (10) | 2012.10.19 |
런던으로 간 비빔밥 체인점 비비고 (bibigo) (10) | 2012.08.01 |
럭셔리한 예물체험, 오르시아 쥬얼리 방문기 (12) | 2012.02.04 |
강소라와 함께 한 '티빙 에어' 블로거 데이 현장스케치 (16) | 201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