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2년의 새해가 밝았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예상처럼 지구멸망이 있지 않는 한 극장가를 강타할 무시무시한 작품들이 대거 포진된 올 한해는 그야말로 기대작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이 선정한 2012 주목할만한 대작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두말할 나위 없이 2012년 최고의 기대작.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전작으로부터 10년이 지난 고담시의 위기를 다룬 작품이다. 메인 빌런으로는 고도의 지능과 육체적 파워를 겸비한 사상 최고의 적 베인이 등장하며, 더불어 캣 우먼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작의 주요 출연진들이 다시 컴백하였고, 여기에 [인셉션]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톰 하디와 조셉 고든-레빗, 그리고 캣우먼역으로 앤 해서웨이가 출연한다.
ⓒ Warner Bros. Pictures, DC Entertainment, Legendary Pictures
마블 코믹스에서 몇년에 걸쳐 공을 들인 꿈의 슈퍼히어로 프로젝트. 비교적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조스 웨든이 메가폰을 잡아 마블을 대표하는 히어로들을 총지휘한다. 헐크역의 에드워드 노튼이 마크 러팔로로 교체된 것 외에는 기존 멤버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도 전무후무한 프로젝트임은 분명하다. 다만 캐릭터들의 낭비가 되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각본과 연출이 뒷받침되느냐 하는 것이 관건. 걱정 반 기대 반이지만 지금껏 마블의 행보로 볼때 [아이언맨 2] 정도의 과도한 개입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평작 이상의 성과는 거둘 듯.
ⓒ Marvel Enterprises, Marvel Studios
마블 코믹스가 선보이는 또 하나의 슈퍼히어로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으로 리부트하는 작품으로 역시나 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작품이다. 일단 [500일의 썸머]로 발군의 연출력을 선보인 마크 웹의 블록버스터 데뷔작인데다, [소셜 네크워크]에서의 인상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신예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을 맡고 있어 나름 기대가 크다. [배트맨 비긴즈]의 영감을 받은 각본이라고 밝힌 만큼, 어느 정도 음울하면서도 진지한 느낌의 스파이더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Columbia Pictures, Laura Ziskin Productions, Marvel Enterprises
고전동화 '백설공주'의 재해석. 왕비가 고용한 사냥꾼이 백설공주를 죽이지 못하고 공주에게 왕비와 맞설 수 있는 전투기술을 가르치게 되고, 이를 알아챈 왕비가 다른 사냥꾼을 고용해 백설공주와 사냥꾼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의 판타지 블록버스터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비롯 샤를리즈 테론, 크리스 헴스워스가 출연하며 신예인 루퍼스 샌더스가 감독을 맡았다. 같은 '백설공주'를 소재로 한 줄리아 로버츠의 [거울아 거울아 Mirror Mirror]와의 맞대결도 관심거리.
ⓒ FilmEngine, Roth Films, Universal Pictures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빠진 채 만들어지는 본 시리즈 제 4편. 제이슨 본이 등장하지 않는 본 시리즈라 왠지 괴상하지만 본 시리즈의 각본을 맡은 토니 길로이가 감독을 맡고, 주가 상승세인 제레미 레너가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높혔다. 허나 본 시리즈 특유의 건조한 리얼리티가 감독과 주연의 교체 속에서도 제대로 살아날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한국에서도 극비리에 촬영이 이루어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Bourne Film Productions, Bourne Four Productions, Universal Pictures
[트랜스포머]로 유명한 하스브로사의 인기 보드게임을 영화화한 작품. 외계인 침공에 맞선 미해군의 활약을 그린 2억 달러짜리 블록버스터로 피터 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거대 메카닉과 해양 SF물이라는 장르적 조합이 무척 매력적이지만 감독의 전작이 [핸콕]이란 점에서 감점. 예고편 만큼은 확실히 기대치를 높히지만 과연 [월드 인베이전]의 해양판이 되지는 않을지 불안하다.
ⓒ Battleship Delta Productions, Film 44, Hasbro
마니아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은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세번째 작품. 기존 시리즈와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 [에반게리온: 파]에서 파생된 이후의 스토리가 어찌될지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총 4부작으로 계획된 신극장판 프로젝트의 3,4편이 동시에 개봉될 것으로 예상되어지만 최종편이 2013년 개봉으로 확정된 만큼 이번 [에반게리온: Q]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듯. 국내 개봉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작품. 극장에서 5번은 봐 주마.
ⓒ Khara
실로 오랜만에 SF물로 돌아온 거장 리들리 스콧의 초기대작. 애당초 [에이리언]의 프리퀄로 구상되었던 시나리오를 변경해 만든 작품으로 [에이리언]과 세계관을 공유할 것이라는 예상외에는 알려진 사실이 별로 없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1979년작 [에이리언]의 향취를 물씬 받을 수 있었는데, 과연 SF의 클래식 반열에 오른 [에이리언]의 명성을 뛰어넘을지 기대가 크다.
ⓒ Brandywine Productions, Dune Entertainment, Scott Free Productions
무늬만 3D였다는 평가로 원성을 샀던 [타이탄]의 속편. 전작의 완성도도 그닥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클래식한 신화물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듯. 속편에서는 크라켄이 패하고 10년뒤의 페르세우스 이야기를 다룬다. [월드 인베이전]의 조나단 리베스만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샘 워딩턴, 랄프 파인즈, 리암 니슨, 대니 허스톤 등 전작의 주요 배역들이 컴백하며, 빌 나히와 로잘먼드 파이크 등이 새롭게 캐스팅 되었다.
ⓒ Legendary Pictures, Warner Bros. Pictures
오랜 방황끝에 제작에 착수한 007 제23탄. [카지노 로얄]에 못미쳤던 [퀀텀 오브 솔러스]의 아쉬움을 씻어낼 것인지가 관건인 가운데 이미 [로드 투 퍼디션]에서 함께 했던 샘 멘데스와 다니엘 크레이그의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 기대된다. 배역진도 나름 빠방한데, 하비에르 바르뎀, 랄프 파인즈, 레이첼 와이즈, 나오미 해리스 등 연기력과 흥행을 겸비한 배우들로 가득하다.
ⓒ Metro-Goldwyn-Mayer (MGM), Columbia Pictures, Danjaq
[카 2]로 유일하게 쓴 맛을 봤던 픽사의 2012년 야심작. 스코틀랜드의 신화를 배경으로 궁수가 되고 싶은 공주가 실수로 고대의 악마를 깨우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렸다. 역시나 천재집단의 칭호를 받는 픽사이니만큼 기대치를 뛰어넘는 작품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혹시.. [카 2]는 버린거냐. (슬램덩크 버전)
ⓒ Disney-Pixar
평범하지만 매 작품마다 메가톤급 흥행기록을 갱신하는 폭스사의 간판 애니메이션 제4편. 갑작스럽게 대륙이 이동한 까닭에 터전을 잃어버린 주인공들이 신대륙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줄거리로 전편의 멤버들이 그대로 돌아온다. 물론 감초처럼 등장하는 스크랫의 슬랩스틱도 나름 볼거리. 하지만... 너무 울궈먹는구나.
ⓒ Blue Sky Studios, 20th Century Fox Home Entertainment
전편으로 부터 무려 10년만에 컴백하는 3편. 그간 히트작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베리 소넨필드 감독이 간만에 복귀했지만 돌아오기에는 그 시점이 다소 늦지 않았나 싶다. [맨 인 블랙] 시리즈의 시효도 지났을 뿐더러 최근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의 행보도 그리 썩 평탄한 편은 아닌데, 과연 이 작품으로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 Amblin Entertainment, Media Magik Entertainment, Parkes/MacDonald Productions, Columbia Pictures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연출한 피터 잭슨이 팬들의 염원에 힘입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스핀오프로 [호빗] 3부작의 첫번째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니만큼 기존에 등장했던 배우들 상당수가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J.R.R. 톨킨의 원작을 영상화한 노하우를 잘 살려 또 한번의 신화를 연출할지 기대된다.
ⓒ Metro-Goldwyn-Mayer (MGM), New Line Cinema, 3Foot7
재앙급 블록버스터로 망신을 당했던 전편의 주역들이 대거 하차한 가운데 존 추 감독이 새롭게 연출을 맡아 재정비에 들어간 속편. 채닝 테이텀과 이병헌, 레이 파크가 원래 멤버로 재합류했고, 브루스 윌리스와 드웨인 존슨이 새로 합류했다. 워낙 부실했던 스토리 라인으로 빈축을 샀기에 전편을 능가할만한 무언가가 나오지 않는다면 영영 망작의 대열에 낄 것 같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병헌의 스톰 섀도우는 여전히 빛을 발할 듯.
ⓒ Hasbro, Metro-Goldwyn-Mayer (MGM), Silver Watch Productions
2012년의 기대작으로 이상의 15편을 뽑아 보았다. 요약하자면 올 해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호빗]의 접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작년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처럼 예상치 못한 다크호스가 한 두 작품이 더 나와줄 것으로 보인다. 여러분의 2012 필견의 리스트는 어떻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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