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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울버린], [매그니토], [데드 풀]과 함께 [엑스맨] 스핀오프 기획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도중 하차로 [엑스맨] 트릴로지가 어정쩡한 상태로 마무리된 이상 폭스측에서는 나름 효자상품이었던 [엑스맨] 프랜차이즈를 그냥 포기할 순 없었을 터. 그렇게 선보인 첫번째 작품이 바로 [엑스맨 오리진: 울버린]이다. 휴 잭맨이 자신의 전담 캐릭터인 울버린으로 돌아왔고, 유망주로 떠오르던 게빈 후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실망만을 안겨주고 말았다. [울버린]의 여파로 인해 관망세를 취하던 [매그니토]와 [데드 풀]의 기획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그래서일까.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개봉소식을 접했을때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설 수 밖에 없었다. 풋내기 돌연변이들의 과거사가 과연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2편 만큼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새로 바뀐 배역들이 3부작 내내 팬들에게 익숙해졌던 오리지널 캐스팅의 잔재를 지워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과 [울버린]의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들 말이다.

결론부터 말해 이러한 걱정은 기우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완성도는 근래 보아온 그 어떤 프리퀄보다도 단연 돋보인다. 나치 수용소에서 시작되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의 기원을 그려낸다.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능력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어떤 만남으로 서로를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이 각지에 흩어져있는 동료들을 규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 20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Marvel Enterprises. All rights reserved.

 

나치 잔당들을 차례로 추적해 나가는 매그니토의 이야기와 CIA와 손을 잡는 찰스 제이비어의 병행 스토리 구조는 마치 한편의 냉전시대 첩보극을 보듯 잘 빠진 장르물을 연상시킨다. 중반부를 넘어 본격적인 히어로물로서의 본색을 드러내는 과정도 비교적 매끄러워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1편과도 별다른 무리없이 연결된다. 특히 '울버린' 중심의 시각에서 탈피해 [엑스맨]의 세계관이 비로서 균형잡힌 스토리보드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점은 무척 바람직해 보인다.

특히나 블록버스터 치고는 조금 엉성한 CG의 느낌이 지배적인데도 불구하고 볼거리가 아닌 스토리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에서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감독의 각별한 애정이 반영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미 [킥 애스]라는 변종 슈퍼히어로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매튜 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야기가 살아있는 블록버스터 연출자로서 성공적인 순항티켓을 손에 쥐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유난히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캐릭터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스토리 안에서의 유기적인 연결을 이뤄낸 점도 칭찬할만하다. 더욱이 기존 오리지널 캐릭터의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젊은날의 인물들을 재창조하는데 일조한 배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엑스맨]의 세계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배우가 깜짝 출연하는 것도 팬들에게 있어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완벽한 팬서비스다.

ⓒ 20th Century Fox Film Corporation/ Marvel Enterprises. All rights reserved.

 

다만 이 한가지 부면만큼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될 것 같다. 바로 팬들에게 있어 계륵같은 존재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과 [울버린]과의 연계성을 완전히 배제시켰다는 점이다. 실제로 [엑스멘: 퍼스트 클래스]는 앞선 두 작품들과 설정상의 충돌이 관찰된다. 일례로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프로페서X는 대머리가 된 장년시절에도 여전히 멀쩡한 두 다리를 가지고 있고, 매그니토와의 친분도 여전해 보인다. 더군다나 3편의 쿠키씬에 등장한 모이라 맥타거트는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젊다'.

[울버린]에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한 엠마 프로스트의 등장은 이번 작품에서 메인 빌런인 세바스찬 쇼우의 연인이자 오른팔로 등장하며 이 역시 설정상의 문제점을 가져온다. 아마도 이는 이번 작품에 제작자와 스토리작가로 참여한 브라이언 싱어가 자신의 작품이 아닌 다른 [엑스맨] 시리즈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싱어가 감독한 [엑스맨] 1편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

어쨌거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을 가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무엇보다 소수성의 고뇌와 이로인한 시각차로 결별하게 되는 찰스와 매그니토의 관계는 이미 보았던 [엑스맨] 1편을 다시 꺼내보고 싶게 만들만큼 두근두근한 여운을 남긴다.

 

P.S:

1.이로서 마블코믹스의 영화판은 또다른 든든한 작품을 확보했으며 이는 개봉을 앞둔 DC코믹스 진영의 [그린랜턴]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듯.

2.스탠 리의 까메오 출연은 없으나, 의외의 까메오가 많으니 기대해도 좋다.

3.매그니토의 기원이 너무 상세하게 다뤄진 탓에 [매그니토]는 이대로 묻히던가, 아니면 기존 [엑스맨]과는 완전히 별개로 진행되는 모습을 취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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