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로딩중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리의 수수께끼 - 6점
파블로 데 산티스 지음, 조일아 옮김/대교출판



요즘 시대에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시대가 변한만큼 추리문학의 성향도 바뀌었다. 작년 한해 유난히 한국을 휩쓸었던 일본의 추리문학만 보더라도 탐정이란 직업군이 등장하는 소설은 별로 없다. 대부분은 스릴러물의 형태를 띄거나 형사가 주인공이다. 소재는 더욱 자극적이고, 해법도 다양해졌지만 예전만큼 낭만적이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파리의 수수께끼]는 클래식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추리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1889년,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만국 박람회를 앞두고 막 완공된 시점이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사립탐정의 존재는 일선의 경찰보다도 더 신임을 받고 있다. 명실공히 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통 추리극인 셈이다. 출판사에서는 '추리소설의 모든 공식을 깬 새로운 탐정소설'이라는 슬로건 하에 탐정이 죽고, 화자가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마케팅적인 측면에서의 과장법이고, 엄밀히 말하자면 미스테리 본연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구두수선공의 아들인 살바트리오는 국제적인 명탐정 크라이그의 견습생으로 들어간다. 언젠가는 탐정의 조수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수업을 쌓아온 그는 어느날 동료의 실종과 관련된 크라이그 최후의 사건에서 믿지 못할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이 사건 직후 크라이그는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열리는 12인의 탐정 모임에 자신을 대신해서 살바트리오를 보낸다. 이곳에서 살바트리오는 세계 전역에서 찾아온 전설적인 탐정들과 그들의 아들리레테를 만나게 되지만 아르자키와 프랑스 제일의 명탐정 자리를 다투던 다르봉이 살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이제 자국을 대표해 조사에 착수한 아르자키는 살바트리오를 자신의 아들리레테로 임명해 사건해결에 나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르헨티나 작가 파블로 데 산티스는 [파리의 수수께끼]에서 탐정을 보좌하는 조수(여기서는 '아들라레테'라는 새로운 용어를 창안했다)의 역할을 키워 소설 속의 주인공이자 화자로 삼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같은 소설 속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성하기 위해 약 1/3 정도의 분량을 할애한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독자는 본격적인 사건과 큰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도입부에서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인 살바트리오가 수련생에서 조수로, 그리고 급기야는 탐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서술한 본 작품은 헐리우드 영화의 '비긴즈' 시리즈 혹은 성장극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상 이 작품이 탐정소설의 공식에서 다소 벗어났다고 느껴지는 대목은 희생자 중 한사람이 탐정이라거나, 탐정의 조수가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살인사건의 비중 자체가 전체적으로 볼때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플롯의 전개는 중반 이후부터 발생되는 3건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실제 소설의 대부분은 12탐정으로 불리는 각 탐정들의 경쟁심리와 갈등 그리고 이들의 선문답스런 대화에 치중하고 있다.

뭔가 복잡한 트릭이나 절묘한 추리 따윈 등장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자면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시점에서야 추리물다운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 절정의 순간마저도 범인의 정체와 범행동기가 소설의 드라마적 요소와 오버랩되면서 반전의 쾌감보다는 씁쓸한 비극을 보는 느낌이 더 강하게 와닿는다. 물론 작가는 작품 전반에 걸쳐 사건의 해법을 위한 복선을 치밀하게 깔아놓았으며 그 단서들을 활용하는 방법(심지어 주인공이 구두수선공의 아들이라는 점은 사건해결의 결정타다)도 제법 능수능란하다. 19세기 말엽의 파리를 재구성한 디테일한 구성은 2007년 플라네타 아르헨티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깊은 내공을 실감케 한다.



▶ 저작권 관련사항 ◀

본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권리는 ⓒ 2007-2019 페니웨이™에게 있습니다. 내용 및 이미지의 무단복제나 불펌은 금지하며 오직 링크만을 허용합니다. 또한 인용된 이미지는 모두 표시된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므로 이를 무단으로 사용해서 발생하는 책임은 퍼간 사람 본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아울러 본 블로그의 이미지 컷 등의 사용에 대한 저작권법 준수는 해당 공지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엘로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리극 본연의 맛이 상쇄된 되었지만, 이야기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던 작품인 것 같아요. 덕분에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 스토리로도 나름 훌륭하지 않나 싶은... 단, 추리와 사건의 비중이 약해 오리지널 스토리만으로는 임팩트는 그다지 강하지 않겠죠.

    2010.10.27 10:01
  2. 정체불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추리소설 1순위가 팔묘촌이었습니다
    다음이 X의 헌신이긴 한데 팔묘촌은 탐정이 등장하되 구성도 독특하고 구성도
    치밀해서 강렬히 기억이 남았었죠, 이번에 소개하신 소설도 설정이나 구성에서 상당히 끌리는데
    기회가 되면 서둘러 읽어야겠습니다 ㅠ.ㅠ

    2010.10.27 10:15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적으로는 긴타이치 탐정은 추리력보다는 흥신소 직원 같은 정보빨에 의존하는 형국이어서 좀 흥미가 반감되구요, 말씀하신 유카와 교수 시리즈가 오히려 제 취향에는 맞더라구요. 이번에 나온 [성녀의 구제]를 빨리 봐야 되는데 ㅠㅠ

      2010.10.27 10:20 신고
  3.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추리물은 엘리스 피터슨의 연작입니다만...
    탐정이 아닌 다른 분야의 지식인의 자신의 전공을 살려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한다는
    스타일 자체는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주변의 추리물 애호가들과 달리 유타카 교수 시리즈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도 썩 끌리지는 않는군요.^^)

    스페인어권 작가의 추리소설 중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검의 대가]였는데,
    이 책의 주인공도 탐정이 아니라 펜싱 교수임을 생각하면 썩 일관성 있는 선호도는 아니긴 하네요.^^;

    2010.10.27 14:01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엘리스 피터슨이 아니고 엘리스 피터스 아닌가요? 캐드펠 수사 시리즈로 유명한.. 이것도 정통 탐정은 아니로군요. 사실 저는 [장미의 이름]의 그것을 생각하고 이 시리즈를 접했는데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더군요.^^;; 한 3권까지는 본 것 같습니다.

      요즘은 탐정이 나오는 추리물이 정말 드문거 같아요. 뭐니뭐니해도 엘러리 퀸 이나 엘큘 포와로 같은 탐정이 나와줘야 제맛이거늘.. 아 있긴 있군요. 명탐정 코난과 김전일 ㅡㅡ;;

      2010.10.27 14:06 신고
    • 붉은비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맞습니다.^^
      근데 작가의 성이 여지껏 피터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검색해보니 피터스였네요...^^;

      엘러리 퀸 시리즈나 포와로 시리즈는 뭐랄까...
      분명 좋아하고 재미는 있는데
      추리라기보다는 '마술'을 보는 기분이라서 좀...^^
      (엘러리 퀸이 독자와의 페어플레이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얼마나 독자에게 사기를 쳤습니까-_-; )
      직업은 탐정이 아닐지언정 정통 탐정물로는
      체스터슨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체스터슨의 연작은 그야말로 정합성의 예술이지요.^^

      2010.10.27 15:20
  4. hansa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오.. 요새 이 책 리뷰가 많이 눈에 뜨이는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2010.10.27 15:25

카테고리

All That Review (1615)
영화 (464)
애니메이션 (118)
드라마, 공연 (26)
도서, 만화 (97)
괴작열전(怪作列傳) (149)
고전열전(古典列傳) (30)
속편열전(續篇列傳) (40)
슈퍼로봇열전 (10)
테마별 섹션 (121)
웹툰: 시네마 그레피티 (15)
원샷 토크 (21)
영화에 관한 잡담 (203)
IT, 전자기기 리뷰 (123)
잡다한 리뷰 (54)
페니웨이™의 궁시렁 (142)
보관함 (0)
DNS Powered by DNSEver.com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Copyright by 페니웨이™. All rights reserved.

페니웨이™'s Blog is designed by Qwer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