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번째 행사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SICAF) 2010이 7월 21일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식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만화 및 애니메이션 축제로 국내외 애니메이션과 만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지요.
행사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허영만 특별전' 부스입니다. 현역 작가로서는 가장 왕성한, 그리고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허 화백의 지나간 작품들 및 그의 작업공간, 후배 작가들의 오마주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고 있었지요. 이번 SICAF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획전시였습니다. 아쉽게도 허영만 화백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네요.
또하나의 기획전시는 한일 요괴전입니다. 저는 뭐 이쪽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일본의 장수 만화인 [게게게의 기타로]가 보이는군요.
추억의 애니메이션 [개구장이 스머프]도 눈에 띕니다. 가가멜, 아즈라엘, 똘똘이, 투덜이 등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일품이었던 인기작이죠. 얼마전에는 3D로 제작중이라던 얘기가 있던데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강연실에서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엔드 크레딧 시퀀스를 제작한 김소연 애니메이터와의 토크쇼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외국 애니메이션에 참여하는 한국인 고급인력이 이렇게 많은데 왜 정작 국산 애니메이션은 명맥이 끊어지다시피 한 건지 씁쓸한 마음이 앞섭니다.
이런 행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분들이죠. 더운 날씨임에도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탈바가지를 쓰고 계신 알바분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최근 트랜드인 3D 체험장은 빼놓을 수 없는 코너죠. 이밖에 4D 체험을 위한 버스도 있어서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더군요.
[기동전사 건담] 30주년을 기념하는 '건담 특별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곳이기도 했죠. 저는 이미 PiFan에서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만 이곳 SICAF에서도 건담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참고로 부스 입구에는 연방군 제복을 입고 안내를 하는 미모의 도우미 양이 계십니다. 흠흠..
뉴건담 앞에서 찍은 사진 한 장 첨부합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국제디지털만화 공모전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머털도사]로 유명한 이두호 화백이 참석하셨더군요. 행사귀빈으로 참석중이어서 싸인은 받지 못했습니다.ㅠㅠ 아래 두 번째 사진에서 눈을 감고 계신분이 이두호 화백.
밴드 스테이지에서는 음악밴드를 소재로 한 만화들을 소개해놓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도로시 밴드]와 [Beck]이죠! 개인적으로 홍작가님의 [도로시 밴드]를 너무 재밌게 봤었는데요, 전시장에는 프랑스어로 출간된 [도로시 밴드] 단행본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책의 퀄리티가 ㄷㄷㄷ... 국내에도 이런 하드커버 판본이 나와줬으면 합니다.
온김에 [Beck]의 멤버들과 함께 한 컷!
SICAF에 게임관련 부스가 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한편으로는 의아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더군요. 요즘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인재들이 대부분 게임쪽으로 빠져나간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이렇게 계속 인력이 누출되면 과연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있을까요? 만화로는 돈 못번다. 밥굶고 밤샘하기 일쑤다.... 등등 거의 2,30년 전부터 들어오던 이 바닥의 근로조건이 제자리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저 역시 분야는 다릅니다만 2,30년부터 노력과 기여도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고 늘 음지에 가려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터라 더 마음이 아픕니다.
사실 14회째를 맞는 장수 행사이긴 합니다만 일각에서는 '돋보잡'으로 전락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실제로 내실이 없는 행사라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흥행성이 충분히 있는 행사인데도 그에 걸맞는 거물급 인사들을 초정하지 못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이고 관객들을 위한 풍성한 이벤트도 뭔가 모자른 듯 한 느낌이죠. 해외 유관업체들과의 협력도 부족해 보이고..... 아무튼 뭔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내년부터라도 알찬 행사로 거듭날 수 있길 바라며 이상으로 SICAF 2010 관람기를 마칩니다. - 페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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