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자기기 리뷰

3D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페니웨이™ 2010. 5. 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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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삼성 3D LED TV 리뷰 포스팅의 마지막 순서가 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3D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대중화에 대한 생각, 그리고 3D LED TV에 바라는 몇가지 점들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사에 기록된 최초의 장편 컬러입체영화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1952년 [브와나의 악마 Bwana Devil]입니다. 식인사자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 이 작품은 패터슨 중령의 저술한 실화 '사보의 식인 괴물들 (The Man Eaters Of Tsavo)'을 각색한 영화로서 1996년 마이클 더글라스와 발 킬머가 출연한 [고스트 앤 다크니스]의 토대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 Gulu Productions/ United Artists. All rights reserved.


폴라로이드 듀얼 프로젝터 3D를 이용한 [브와나의 악마]는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둡니다. 바야흐로 3D의 중흥기를 연 셈이지요. 이후 헐리우드는 [하우스 오브 왁스 House of Wax], [어둠속의 사나이 Man in the Dark] 등 일련의 입체영화들을 선보이게 됩니다.

ⓒ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초반의 반짝하는 화제성과는 달리 50년대 3D 입체영화들은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관객들 중 상당수가 두통을 호소했고, 더군다나 3D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영화의 내실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 결국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놀라운건 한국에서도 3D 입체영화에 대한 시도를 했다는 점인데요, 한국 최초의 입체영화는 1968년에 공개된 이규웅 감독의 [천하장사 임꺽정]입니다. 신영균, 윤정희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의 촬영을 맡은 장석준 감독은 직접 카메라의 부품을 공수해 '판 스코프'라 불리는 입체영화 카메라를 조립해 촬영을 시도하게 됩니다. 정말 불굴의 의지가 낳은 결과물이 아닐 수 없지요. 장석준 감독은 같은해 임권택 감독의 [몽녀]에도 참여하면서 똑같이 입체영화를 선보이게 됩니다.

ⓒ 제일영화사. All rights reserved.

한국 최초의 입체영화, [천하장사 임꺽정]


ⓒ 제일영화사. All rights reserved.

한국 입체영화 2탄 [몽녀]

헐리우드처럼 한국의 영화계에서 3D 입체기술이 그렇게까지 화제가 되진 않았습니다만 제법 꾸준히 3D 영화에 대한 시도는 이어져 왔는데요, 아마 아시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976년 최영철-폴 레더 감독의 한미합작 괴수물 [킹콩의 대역습]도 입체영화로 상영된 바 있습니다.

ⓒ 국제영화흥업. All rights reserved.


아마 어렸을 때 입체영화를 보신 분들은 안경알이 한쪽은 빨간색, 다른 한쪽은 파란색으로 된 입체안경을 끼고 보신 기억이 있을텐데, 이것이 애너글리프(Anaglyph) 방식의 고전적인 입체효과로서 1980년대 [죠스 3D]라는 영화에서도 사용될 정도로 오랜기간 입체영화산업에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셀로판지를 사다가 안경을 만들어 다음의 스틸컷을 감상해 보세요. [죠스 3-D] 중 한 장면입니다. 옛날엔 이런 입체영화를 즐겼지요^^)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한국에서는 2000년에 들면서 아이돌 그룹 H.O.T.를 전면에 내세운 [평화의 시대]라는 희대의 괴작을 3D로 상영하는 모험을 감행하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합니다. 이때만해도 입체영화는 그저 이벤트성 시도처럼 여겨졌던 것이지요.

ⓒ 마이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그러나 뜻밖에도 초보적인 수준에서 맴돌던 입체영화의 기술은 팀 버튼 감독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로버트 저맥키스의 [폴라 익스프레스] 등 주로 CG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3D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각광받게 됩니다. [아바타]가 영화 전반에 3D 기술을 사용하긴 했지만 영화의 상당부분을 CG파트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나 3D 기술과 애니메이션 파트는 굉장히 밀접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어쨌든 오늘날의 3D는 두 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좌우의 영상을 필터링시키는 과거의 편광필터 기술을 그대로 응용하긴 했지만 보다 정교한 촬영과 디지털 보정 등으로 눈에 피로감을 덜 주고 관객들이 입체감을 더 잘 느끼도록 발전되어 왔지요. 대부분 싸구려같은 3D안경을 나눠주는 극장은 이런 편광필터 기술을 사용하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3D 상영관에서 제공되는 편광필터 입체안경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셔터글래스 방식인데, 양쪽 눈의 안경알을 마치 카메라의 셔터가 열리고 닫히듯이 번갈아가면서 가려주는 방법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쏴주는 기술입니다. 전적으로 안경의 기계적 신호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작단가가 비싸지만 이론적으로는 가장 부작용이 없고 화질이 밝고 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바로 삼성 3D LED TV에 사용된 기술이 셔터글래스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이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입체영상을 구현하는 기술력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장시간 착용의 문제점 및 기존 안경 착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는 등 사용자 편의 면에서 아직 많은 개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어찌보면 이는 디테일적인 측면이라 입체영상을 즐기려는 목적 하나만을 놓고보면 극장에서건 안방에서건 이미 상용화의 시대는 활짝 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3D 보급의 관건이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킬러 컨텐츠의 확보, 그리고 사용자의 편의성에 달려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나 [아바타] 이후 이만큼 시각적 임팩트를 전달하는 작품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어찌보면 참 불안한 요소입니다. 물론 얼마전 감상한 [드래곤 길들이기]는 무척 재미있어서 과연 3D가 일시적인 유행으로만 그치지는 않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는데요, 요는 과거처럼 3D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입체감도 살리면서 영화의 내실을 갖춘 양질의 컨텐츠가 지속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정내에서 이를 감상할 수 있는 부가판권시장도 빨리 확대되어야겠죠. 비단 영화나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게임,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 3D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지난 시간에 지적했듯이 공중파 방송에서도 적극적으로 3D 방송을 시행한다면 3D TV의 보급은 상당히 빠른 시간내에 이뤄질겁니다. 현재 EBS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이 3D작업을 거쳐 다시 공개된다고 하니 이런 시도는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지겠지요.

벌써부터 극장가에서는 4D니 5D니 하는 얘기들을 합니다만, 순수한 3D 자체만을 놓고 볼때 우선시 되어야 할 미래의 기술은 안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집에서도 어머니의 경우는 입체감에 대한 불만보다는 안경착용 대한 부담감을 더 많이 느끼고 계시거든요. 아무래도 안경테에 의해 시야가 가려진다든지, 누워서 시청하거나 뭔가 시청 자세에 있어서도 제약이 있다는 점은 가정용 3D TV 보급에 다소 방해가 되는 요인임을 부인할 순 없을 겁니다.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백 투 더 퓨쳐 2]에 등장하는 [죠스 19]의 입체영화 장면. 홀로그램방식의 이러한 입체효과는 앞으로 안경없는 3D 영화기술을 구현하는데 있어 실제로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D를 3D로 변환하는 기술부면에 있어서도 만족감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아직 3D 컨텐츠가 많이 확보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기술은 컨텐츠 감상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정말 기대 이상의 효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3D로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작품들을 입체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참 대단한 메리트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강제 변환기술 적용시 생각처럼 깊은 입체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 물론 이는 입체감 조절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사용자가 일일이 지정해 주기에는 편의성이 다소 떨어지는데다 영화의 특성도 고려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디폴트 입력값을 적용해 적정한 화면을 자동으로 잡아준다든지, 또는 몇 개의 메뉴만으로 설정이 쉽게 되도록 배려하는 기술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약 6주간 삼성 3D LED TV의 리뷰로거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컨텐츠를 접해봤지만 역시나 가장 만족스런 작품은 전용 3D 컨텐츠로 출시된 [몬스터 대 에이리언]이었습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는 전용 3D 기술이 적용된 컨텐츠가 3D LED TV를 활용하는데 있어 가장 최상의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극장에 걸렸던 3D 영화 및 애니메이션이 가정용 부가 컨텐츠로 나오는 그 날, 아마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 본 리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저작권자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본 포스트는 삼성 3D LED TV의 리뷰로거로 참여하면서 6주간 진행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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