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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여러분이 가장 먼저 본 CG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어떤 작품이 되었건 간에 픽사의 [토이 스토리]에서 받았던 충격을 쉽게 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셀 애니메이션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에도 불구하고 천재집단 픽사가 등장하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더 이상 북미 애니메이션 시장의 강자는 디즈니가 아니었다. 픽사에 이어 엄청난 물량공세로 도전장을 내민 드림웍스(PDI 스튜디오)는 [슈렉] 시리즈를 대성공으로 이끌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양강체계를 확립했다.

이런 와중에 20세기 폭스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손잡고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았을 때 그 누구도 이 작품의 성공을 예상치 못한 것은 당연했다. 확실히 [아이스 에이지]는 픽사같은 독창성이나 드림웍스의 포복절도할 만한 유머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아이스 에이지]는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철저하게 저연령층을 위한 단순한 스토리에 '가족'과 '우정'이라는 전통적인 테마, 그리고 슬랩스틱에 의존하는 고전적 유머로 무장한 이 작품은 놀랍게도 전세계 3억 8천만 달러 수입의 폭발적인 흥행력을 보이며 단숨에 20세기 폭스를 CG애니메이션의 세 번째 강자로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그리고 속편인 [아이스 에이지 2]는 '온난화'라는 전 지구적인 이슈를 접목시켜 색다른 시각의 빙하시대를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스케일은 더욱 커졌으며, 새로운 캐릭터를 합류시켜 우정이라는 요소에 더해 로맨스를 첨가했다. 아마 전편의 강점이었던 심플함이 퇴색되어 실망한 관객들도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여전히 절제의 미학이 느껴지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시리즈 특유의 밋밋함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안전함을 택했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자, 그럼 식상함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3편인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는 어떤 승부수를 던졌을까? 저 유명한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 Dawn of The Dead]를 연상시키는 '공룡들의 새벽 Dawn of The Dinosaurs'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아이스 에이지 3]의 마케팅 포인트는 패러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을 포함해 [진주만], [스타워즈], [고질라], [지구속 여행] 심지어 [지옥의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아이스 에이지 3]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패러디하며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 Miramax Films. All rights reserved.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의 두드러진 특징은 패러디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걸작 [지옥의 묵시록]에서 윌라드 대위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유명한 씨퀀스(위)를 패러디한 장면(아래).


이같은 패러디의 사용은 드림웍스의 [슈렉 2]에 비하면 소박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편들의 심플함을 버리고 휘황찬란한 액션과 모험, 그리고 코미디로 오락성을 크게 강화하면서 어정쩡한 속편에 머물렀던 전작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 버린다. 여기에 '크로커다일 던디'와 '잭 스패로우'를 뒤섞은 듯 한 매력적인 캐릭터, '애꾸는 벅'이 가세해 당당히 작품의 중심에 위치하며 전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캐릭터의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다. 1,2편을 거치며 [아이스 에이지] 최고의 개그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다람쥐 스크랫은 이번에 팜므파탈인 스크래티를 만나 한층 더 엽기적인 상황에서 도토리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친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설원을 배경으로 했던 기존 시리즈와는 달리 형형색색의 정글로 주무대를 옮긴 [아이스 에이지 3]는 어딘지 '빙하시대'라는 타이틀과는 부조화스런 느낌을 준다. 또한 사이드 캐릭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다 보니 원래 터줏대감이었던 주인공 3인방의 존재감이 희석되었다. 결국 설원의 시원한 배경과 심플함이 장점이었던 시리즈의 특징은 세계관을 확장하면서부터 고유의 특징을 잃어 버린 셈이 되어 버렸다. 3편까지는 그런대로 약발이 먹히긴 했는데, 과연 4편부터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큰 과제로 남게 되었다.



이미 초토화된 DVD시장의 현실을 보는 듯 [아이스 에이지 3]의 패키지는 썰렁함 그 자체다. 최근 작품들의 추세이긴 하나 속지하나 들어있지 않은 구성에 아웃케이스도 없으며 그저 투명 케이스에 디스크 하나만 덜렁 담겨있는 심플한 구성이 구매욕을 감소시킨다. 그래도 8억 8천만 달러의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인데, 이런 처우는 좀 너무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이미 블루레이가 나와있는 상황에서 AV 퀄리티의 절대적인 평가는 별 의미가 없겠지만 [아이스 에이지 3]는 근래 출시된 DVD 중에서 발군의 화질과 음질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포유류의 털 한올한올에서부터 공룡의 징그러운 비늘까지 잘 표현되어 있고, 암부표현력도 꽤 양호한 편이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음질역시 훌륭하다. 액션의 절정을 이루는 비행전투씬에서의 입체감도 충분히 살아있고, 무엇보다 자그마치 4개언어의 다채로운 음성더빙을 5.1채널로 즐길 수 있다는 건 DVD만의 또다른 묘미다. 더욱이 사이먼 펙이 열연한 '애꾸눈 벅'의 우리말 더빙을 국내 성우계의 레전드 배한성씨가 맡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각각 2Disk로 출시되었던 1,2편과는 달리 달랑 디스크 1장만 출시된 [아이스 에이지 3]는 그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1장의 디스크에도 되도록 많은 서플먼트를 담으려 한 흔적이 보인다. 먼저 '벅의 서바이벌 가이드'에서는 영화에서 새로운 종류의 공룡이 등장할 때마다 그 공룡에 대한 해설화면으로 넘어가는 방식의 교육 인터랙티브 컨텐츠 기능을 제공한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또한 [아이스 에이지 3]의 뮤직 비디오 'Walk The Dinosaur'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캐릭터 중 하나인 스크래티의 제작후기를 담은 '유혹의 여왕 스크래티'도 눈여겨볼 만하다.

ⓒ 20th Century Fox.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아쉽게도 블루레이에 수록된 음성 코멘터리나 '스크랫 단편극장', '미완성 삭제장면' 같은 주옥같은 풍부한 서플먼트는 추후 출시가 불확실한 CE나 익스트림 쿨에디션 같은 별도의 버전업 DVD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2009년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아이스 에이지 3]는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에서 오히려 [업]을 넘어서는 기현상(두 작품의 수익차이는 2억 달러가 넘는다)을 보이며 작년 한해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되었다. 이는 [아이스 에이지 3]가 가진 보편적 재미가 아직까지 관객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얘기이며 여전히 부담없는 작품으로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 본 리뷰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th Century Fox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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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un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이프하고 전 1편부터 팬이 되었어요 ^^

    2010.01.20 10:07 신고
  2. Termin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별로 관심 없는 시리즈라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고...
    DVD 한 장 덜렁 들어있는 타이틀들 보면 정말 아쉽습니다.
    뭔가 허접한 불법복제판 산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크
    아, 그러고 보니 아이스 에이지가 업 보다도 훨씬 장사가 잘 됐다고요.
    잘 만든 시리즈의 힘이 역시 대단하긴 하네요.

    P.S. 오타~ "이 작품의 예상치 못한 것은" 단어가 빠진 것 같네요.

    2010.01.20 10:25 신고
  3. 폭풍빛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아이스 에이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뭐라 할 말이 없긴 한데...

    수익이 <업>보다 높다니... 대단하네요...
    <업>이 그렇게 상업성이 없었던가요 ㅠㅠ

    2010.01.20 10:54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업] 상업성이 없었다기 보단 기본적인 연령타겟이 [아이스 에이지 3]보다는 높았다고 봐야죠. 실제 [업]만큼은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가장 많은 픽사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0.01.20 14:34 신고
  4. 산다는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상하리만치 흥행에 있어서는 픽사가 죽을 쑤는....

    2010.01.20 14:31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흥행에 실패한건 아니고, 월드와이드에서 [아이스 에이지3]에 못미쳤다는 것일 뿐이죠. 희안하게도 주변에 물어보면 다른 회사의 애니매이션은 보는데 픽사건 안보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2010.01.20 14:35 신고
  5. mundis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뭐랄까... 울 아들 녀석에게 둘 다 보여 줬는데...
    역시나 애들은 공룡이더군요. 어린 애들에게는 로봇이나 공룡이 더 먹히는 거죠.
    업은 애 아빠인 제가 살짝 웃을 수 있는 작품이었구요.
    이런 차이가 흥행의 차이를 불러왔겠죠.
    하지만 올해! 토이스토리3!! 저와 제 아들이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2010.01.20 16:22 신고
  6. 적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DVD를 살때마다 초회판이나 한정판 혹은 스페셜에디션이 붙지 않으면
    사지 않게 되더군요.
    가격은 별 차이도 없는데(어떤건 심지어 동일) DVD 하나 덜렁 들어있는걸 보면
    이걸 내가 제값주고 사는게 옳은지가 의심될 정더도군요.

    게다가 서플마저 허접하다면 뭐..... 더이상 할말이

    2010.01.20 20:11 신고
  7. 나이트세이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스 에이지의 저력이 대단한가보군요. 전 1편 보고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인간 위주인 느낌이 들어서 좀 그랬지요. 2편은 그렇지 않았지만.

    2010.01.20 21:06 신고
  8. 시그너스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생각하는 이 에니메이션 최대의 단점은 짜증유발 슬랩스틱을 구사하는 '시드'라는 캐릭터의 존재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애니에서 당연히 나올법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수록 시드라는 캐릭터의 막장짓은 도를 넘어가는거 같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혀짧은 소릴 지껄이는 패주고 싶은 짜증덩어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더군요. -_-;

    2010.01.25 03:00 신고
    • 페니웨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완전 캐민폐 캐릭터죠. ㅡㅡ+ 다행스럽게도 이번 3편에서는 비중이 좀 줄어든 편이지만 여전히 사건의 발달은 이놈의 민폐시드때문입니다.

      2010.01.25 0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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