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더워지고 있다. 이로인한 환경파괴의 흔적이 점차 가시화되자 92년 유엔은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한다. 그러나 실천은 되지 않고 필요성만 인식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협약 당사국들은 97년 12월 일본교토에 모여 '교토의정서'를 발의한다.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001년 3월, 최대의 온실가스 방출국인 미국은 자국의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협약국에서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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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40년만의 대접전이라고 불릴만큼 치열한 선거였다. 민주당의 엘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주지사의 승부는 애당초 고어의 승리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엘 고어는 전국 득표율에서 부시에 50만표 넘게 앞서고도 선거인단 확보에 밀려 역사상 가장 어처구니 없는 패배를 하고 말았다. 결국은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목하에 일방주의, 반환경론적 정책으로 세계의 지탄을 받아왔다.
위의 두 가지 사건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필자는 국내건 외국이건 그 어떠한 정치적인 일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나 위의 두 사건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라는 별의 생존이 달린 중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대선행보를 비록한 일련의 정치활동으로 인해 그의 이미지가 많이 희석되긴했으나 엘 고어는 30년넘게 환경보존을 주장해 온 환경론자다. 그의 메시지는 단지 허공을 맴도는 원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치밀한 조사와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결론을 토대로 예상가능한 대환경 재앙으로부터 지구를 구출하려는 필사적인 외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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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고어가 출연한 [불편한 진실]은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아카데미 2개부문을 수상하며 영화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단지 그의 인기상승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라서가 아니라 지구가 떠안은 환경재앙의 긴급성을 알리는 가슴 벅찬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영화가 오늘날 세계의 최강대국이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정작 환경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철저하게 나몰라라하는 미국에서 제작되었다는 사실 또한 매우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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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만큼은 엘 고어가 솔직한 자기비판과 더불어 나하나의 움직임을 통해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은 멋진 사람으로 비춰진다. 결국 이러한 엘 고어의 노력에 2007년 노벨상 위원회는 그에게 노벨 평화상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안겼다. 어쩌면 그를 이기고 대통령이 된 조지 W. 부시보다 명예로 따진다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이룬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문장에서 호소하듯 필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아주었으면 한다. 재작년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투모로우]가 단지 화면발에 감탄할 오락물이 아니라 우리 후손이 실제 겪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고, 이 작은 한국 땅덩어리에 어울리지 않는 '외제 승용차'를 끌고 다니며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풍조만큼은 적어도 없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을 필자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가져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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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오프라는 고어에게 말했다.
"당신은 정말 노아같은 사람이군요".
먼 옛날 대홍수로부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온갖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도 꿋꿋히 여호와의 메시지를 전했던 노아처럼 , 엘 고어는 오늘도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불편한 진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을는지 모른다. 노벨 평화상은 그런 노력에 대한 작은 답례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진정한 답례는 지구 환경을 보존하려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노력일테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 영화를 감상하고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적어도 필자가 보기엔 로봇들과 힘을 합쳐 지구를 치키는 [트랜스포머]보다 훨씬 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니까 말이다.
* [불편한 진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Paramount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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