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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번외편








여러분들은 패러디 영화를 좋아하십니까? 인기 영화의 특정 장면들과 캐릭터를 노골적으로 베끼되 풍자적이거나 코믹하게 각색하면서 원작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바로 패러디 영화입니다. 국내에 패러디 영화가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제 기억으로 ZAZ사단의 [총알탄 사나이2 1/2]에서 [사랑과 영혼]의 유명한 도자기 씨퀀스를 패러디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후로 [탑건]를 패러디한 [못말리는 비행사]와 [람보]를 패러디한 속편 [못말리는 람보]에 이어 [리쎌웨폰]의 패러디 [원초적무기] 등 패러디물은 어느덧 헐리웃의 인기 장르로 자리잡아 갑니다. 패러디의 명가 ZAZ사단과의 끈끈한 공조관계를 보여준 故 레슬리 닐슨 영감님은 아예 패러디 영화 전문배우로 자리 잡았지요.

최근에는 [무서운 영화], [에픽무비] 의 제이슨 프리델버그-아론 셀처 콤비가 패러디 영화의 신흥강자로 급부상 중입니다. 몇년전엔 [300]을 패러디한 [미트 더 스파르탄]을 내놓아 [람보4]를 상대로 선방하는 저력을 과시했지요. 한국에서도 이에 뒤질세라 김정은, 임원희, 김수로 등을 기용해 인기있는 한국영화들은 모조리 베껴놓은 [재밌는 영화]라는 작품으로 한국식 패러디 영화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만, 뭐 반응은 그리 썩 좋질 않았습니다. 이후로 한국산 패러디 영화는 안나오고 있지만요.

그러나 사실 ZAZ사단이나 프리델버그-셀쳐 콤비 보다도 한발 앞서 1970년대부터 '패러디 코미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제작자 겸 감독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멜 브룩스라는 인물입니다. 멜 브룩스는 [영 프랑켄슈타인], [고소공포증], [못 말리는 드라큐라]등 고전 영화들을 소재로 한 패러디물을 주로 만들어 왔는데요, 멜의 작품들은 사실 요즘 뜨고 있는 프리델버그-셀쳐 콤비의 '유치찬란한' 패러디 영화에 비하면 정말 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멜 브룩스의 패러디 영화중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론 어떤 의미로 볼때 이 영화는 '괴작열전'에 걸맞는 작품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만, 영화의 발상이라든가 표현력이 일반 영화와는 다른 괴작스런 맛이 있으므로 특별히 선정했습니다. 바로 [스페이스볼]이란 작품입니다.

[스페이스볼]은 그 유명한 조지 루카스의 SF대작 [스타워즈]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국내에서는 [스페이스 워즈]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보다 [스타워즈]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기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단지 [스타워즈]를 베끼기에 급급한 작품이 아닙니다. 코믹영화로서 진정한 패러디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패러디 영화의 교본같은 작품이지요.

[스타워즈]에 워낙 강한 통제력을 발휘한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영화를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한 것에 태클을 걸지는 않았냐구요? 멜 브룩스가 그리 만만한 인물은 아니지요. 조지 루카스는 이미 이전부터 멜 브룩스 영화의 열성적인 팬이었으며 멜이 [스페이스볼]을 위한 스크립트를 조지 루카스에게 보여주자 루카스는 흔쾌히 영화화에 동의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나중에 살펴볼 광선검 시퀀스를 위해 루카스의 전매특허인 ILM 기술팀에서 작업을 진행해 줄 정도였다지요^^

자 그럼 일단 [스페이스볼]의 내용을 살펴볼까요?

스페이스 볼은 처음부터 아주 철저하게 [스타워즈]를 비틀기 시작합니다. 그 유명한 인트로 자막부터 말이지요. 자막은 이러합니다.

ⓒ Brooksfilms,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아주 옛날 옛날에...

은하계에 무지, 무지, 겁나게 먼 곳에 잔인한 종족 "스페이스볼" 이 살고 있었다...

에피소드 11

스페이스볼 별은 산소를 모두 소비해버려,

평화로운  이웃별 "드류디아"의 산소를 훔치기로 결심했다

오늘은 베스파 공주의 결혼식이 있는 날

악의 세력이 우주에 숨겨져 있음을 공주는 모르고 있다.

물론 우리는 알고 있지만.....




자막의 마지막이 압권인데요, "이 글자가 보인다면 당신은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초반부터 뒤집어지게 만드는 순간이지 않습니까? 인트로 자막의 설명처럼 산소를 모두 소모한 스페이스볼 행성의 대통령(멜 브룩스 분)은 드류디아 별을 정복하기 위해 우주전함 스페이스볼 1호를 파견합니다. 이 작전을 책임지는 사령관은 바로 '다크 헬멧'(릭 모라니스 분).

같은 시각, 드류디아 별의 베스파 공주(데픈 주니거 분)는 '잠자는 왕자'와의 정략 결혼을 거부하고 결혼식장에서 탈출을 감행합니다. 드류디아 별을 탈출한 베스파를 포착한 다크 헬멧은 견인광선으로 공주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게 되지요.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건달 론 스타(빌 풀만 분)와 바프(존 캔디 분)는 고리대금업자 '피자 더 헛'에게 빚독촉을 당하던 중 드류디아 별의 왕에게서 공주를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됩니다. 빚을 갚기 위해 이 일을 받아들인 론 스타는 베스파를 구출하는 데 성공하고 모래행성인 '베가의 달'에 피신하게 되지요.

ⓒ Brooksfilms,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다크 헬멧 일당은 론 스타 일행이 숨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개봉전에 출시되어 있는' [스페이스볼] 비디오 테잎을 리와인드해서, 론 스타 일행이 있는 곳을 알아냅니다. (다분히 요즘 Dvix파일의 폐해와 비슷하지요^^) 한편 론 스타는 '베가의 달'에 은둔해 있던 괴인 '요구르트'를 만나게 되어 그로부터 싸움의 기술을 전수받습니다.

하지만 곧 들이닥친 다크 헬멧에게 베스파를 납치 당하게 되고, 대통령은 스페이스볼 1호를 거대한 진공청소기를 든 아줌마 로봇으로 변신시켜 드류디아의 산소를 모조리 빨아들입니다. 이제 론 스타는 몰래 스페이스볼 1호에 잠입, 다크 헬멧과 운명의 일전을 벌입니다. 과연 풍운아 론 스타는 베스파 공주를 구출하고 위기에 처한 드류디아 별을 구할 수 있을까요?

내용도 제법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존 캔디나 릭 모라니스, 빌 풀만, 그리고 한때 청춘스타로 꽤나 인기를 모았던 데픈 주니거 등 초호와 캐스팅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감독인 멜 브룩스 자신도 영화속에서 1인 2역으로 얼굴을 비추고 있구요, B급틱하지만 절대 싸구려같지 않은 특수효과들도 꽤 볼만 합니다.

특히나 후반부 다크 헬멧과 론 스타의 광선검 대결씬(실은 검이라기 보단 반지에서 검이 튀어나옴)은 상당히 코믹하게 표현되었지만 정통 스타워즈의 특수효과에 절대 밀리지 않습니다. 다만 광선검을 쥐고 있는 두사람의 포즈가 너무 웃긴다는..^^ (내것이 더 길군!)

ⓒ Brooksfilms,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역시 [스페이스볼]의 매력은 패러디에 있습니다. 여타의 싸구려 패러디물과는 격이 다른 이 작품의 매력을 다음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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