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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극 3

추적 - 남자 대 남자 혹은 배우 대 배우의 맞대결

여기 두 남자가 있다. 젊은 남자와 노년의 신사. 젊은 남자는 뻔뻔스럽게도 당신의 아내와 사랑에 빠졌으니 이혼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당히 요구한다. 더 의아한건 노신사의 태도다. 당장 멱살을 잡고 싸대기를 후려쳐도 시원찮을 판인데 자신의 아내와 바람난 당사자를 앞에 놓고도 태연하게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시켜주며 이야기를 건넨다. '내 집에 있는 보석을 훔쳐주지 않겠느냐'고. 과연 이 청년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노신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추적]은 영화 전체에 걸쳐 한 장소에 단지 세 명의 캐릭터만 등장하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다. 연극이라면 그다지 생소하지는 않겠지만 90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세 인물만이 등장하는 영화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물론 [추적]의 원작은 앤서니 셰퍼의 희곡에 바탕을..

영화/ㅊ 2008.11.26

도박묵시록 카이지 - 인생 막장에 몰린 도박사의 처절한 심리극

영화로도 알려진 허영만의 만화 [타짜]는 화투판에서 벌어지는 사기꾼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해 화제를 모았다. 이제 소개할 [도박묵시록 카이지]도 같은 도박을 소재로 한 만화이지만 처절할 정도의 상황에 내몰리는 주인공의 진땀나는 승부를 소재로 한 수작 심리극이다. 화투판에서 벌어지는 사기 도박사들의 암투를 그린 허영만의 [타짜]. 하는 일없이 큰거 한방에 인생 역전할 허영심만 꿈꾸던 백수 카이지가 우연히 잘못 선 빚보증에 발목을 잡혀서 그로인해 짊어지게 되는 도박의 늪은 신체적 고통이나 유혈극 보다도 훨씬 더 무시무시한 심리적 압박으로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칠수록 더욱 더 깊이 빠져들어만 가는 도박의 유혹과 인간 양심의 근본을 뒤흔드는 신뢰의 문제 등 "돈" 앞에서 변해가는 ..

라이어 게임 - 거짓과 진실, 인간 심리의 묘미

필자는 인간 심리를 묘사하기에 가장 탁월한 매체가 바로 만화라고 생각한다. 그림으로 표정이나 몸짓의 묘사가 가능하면서도 내면의 소리를 "글"로서 표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는 배우가 연기하는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이런 만화의 장점을 잘 살린 심리 드라마의 대표작은 얼마전 연재가 종료된 [데쓰노트]와 인기리에 연재중인 [도박묵시록 카이지], 그리고 [검은 사기]다. [데쓰노트]가 '사신의 노트'라는 매개체를 둘러싼 L(혹은 N)과 라이토의 무시무시한 두뇌싸움을 소재로 하였다면, [도박묵시록 카이지]는 백수청년 카이지의 도박중독으로 인한 막장인생의 탈출극에 초점을 맞췄고. [검은 사기]는 사기꾼들의 사기수법에 맞서 또다른 사기로 파멸에 몰아넣는 사기극을 다룬다. [데쓰노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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